A. 초 단위의 오차가 느껴질 정도라면 제법 시간이 지나 오차가 분 단위가 되어 있을 때일 겁니다. 이때 시간을 정확하게 맞춘다고 해서 시계에 무리를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매일매일 초 단위의 오차를 조정한다면 사용자가 피곤하지 않을까요? 기계식 시계의 약간의 오차는 감안해주어야 합니다. 참고로,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시계의 하루 허용 오차 범위가 -4~+6초입니다.
A. 대부분 금속 소재인 헤어스프링은 감기고 풀리는 과정을 반복하며 기계식 시계의 움직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만약 이 헤어스프링이 강한 자성을 가진 환경에 노출되면 자화되어 급격한 오차(하루 10분 이상)가 생겨나게 되는 거죠. 이런 경우, CS센터를 방문해 탈자를 하면 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큰 오차를 나타내는 이상 징후가 없다면 정기적인 점검 시 자화 여부도 함께 체크해주면 됩니다. 방수 성능을 비롯한 정기점검은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시계를 오래 사용하기 위해 필수적이죠. 또 강한 자기장이 형성된 스피커나 컴퓨터, 노트북, 휴대폰과 같은 전기 제품에 시계를 가까이 두는 것은 피해야겠죠.
호르텍의 탈자기. 탈자는 물론 자화된 부분을 감지하는 기능도 있다.
A. 전혀 영향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겠네요. 열을 지속적으로 받아 케이스 내부의 온도가 증가하면 윤활유의 점도가 약해져 열화의 진행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밸런스의 소재인 글루시듀어는 베릴륨, 구리, 철의 합금으로 과거 바이메탈(열팽창계수가 다른 두 개의 금속을 포개어 붙여 온도 변화에 대응하도록 만든 부품)처럼 온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부품들도 간접적인 열이나 빛은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도록 제작합니다. 물론 그렇다 해도 높은 온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겠지만, 그보다는 윤활유에 끼치는 영향을 가장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글루시듀어 밸런스는 온도변화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다.
A. 로터를 장식하는 기법이나 세공이 와인딩 효율을 현저히 떨어뜨릴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세공하기 전, 설계 단계에서 와인딩 효율을 계산하고 검토하기 때문입니다. 혹여 로터를 스켈레톤으로 만들어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로터의 가장자리에 무거운 금속을 덧대는 방식으로 보완합니다.
오데마 피게와 디올의 스켈레톤 타입 로터
A. 수동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라면 가능합니다. 중력이 없는 조건이라 해도 동력이 축적된 배럴 속의 메인스프링이 풀리며 기어가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자동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라면 중력이 없는 환경에서는 로터가 회전할 수 없겠죠? 때문에 시계 작동 또한 불가능할 것입니다. 자동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라도 핸드와인딩하여 메인스프링을 감아두었다면 작동할 수 있을 거고요.
요즘은 스윕 세컨드 방식의 쿼츠 손목시계가 그리 많지 않은 듯합니다만, 과거에는 생산된 바 있습니다. 세이코가 대표적이며 부로바의 프리시젼니스트(Precisionist)도 있습니다. 기계식 시계와의 차이점은 초침이 훨씬 매끄럽게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스윕 세컨드 방식의 부로바 프리시젼니스트.
A. 스크루 다운 방식의 크라운은 자주 여닫으면 아무래도 횟수에 비례해 마모의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방수 패킹 시스템에도 열화가 일어납니다. 하지만 일상적인 사용, 즉 시계가 멈췄을 때 수동으로 와인딩을 하거나 시간 조정을 하는 정도의 범위에서는 기능 저하를 크게 느끼지 못할 겁니다. 스크루 다운 크라운과 방수 패킹 시스템은 시계의 방수성과 직결되어 있는 부분이므로 시계 오버홀 시 교체 대상이 됩니다(외관 작업인 폴리싱과는 무관하고요). 이때 크라운은 마모 여부에 따라 판단하나 방수 패킹 시스템(고무 가스킷)은 일반적으로 교체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A. 사파이어 크리스털(모스 경도 9)은 다이아몬드(경도 10) 못지않게 마모와 긁힘에 강한 소재입니다. 시계 글라스는 다이얼을 깨끗하게 보여줌과 동시에 흠집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소재가 적합합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사용하기 전에는 미네랄 글라스나 플렉시 글라스(아크릴) 등을 사용했습니다. 이 소재는 쉽게 상처가 난다는 단점이 있지만 최근에도 필요에 따라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로 단가를 낮추거나 복각 모델을 만들 때 옛 시계의 특성을 재현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은 이전 모델의 전통을 고수하기 위해 여전히 플렉시 글라스를 사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A. 시계의 케이스나 브레이슬릿을 살펴보면 Pt 950, Au 750 등이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재의 원소 기호와 함유량을 표시해둔 것입니다. Pt 950은 순도 95%의 플래티넘을, Au 750은 순도 75%의 금을 사용했음을 나타냅니다. 금은 소재의 특성상 매우 물러 100% 순수하게 사용했을 경우 관리가 힘듭니다. 따라서 은이나 구리 같은 다른 금속을 섞어 단단하게 만드는데, 75%의 금이 사용된 경우 나머지 25%가 이와 같은 합금물인 것이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18K 골드가 Au 750, 14K 골드가 Au 585입니다. 물론 이 소재는 통째로 사용합니다. 도금의 경우에는 이런 표시 자체를 할 수 없거든요.
시계에 사용된 금속의 순도를 정확히 표시해두어 사용자도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A. 시계에서 방수를 위해 사용하는 패킹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고무를 이용한 가스켓입니다. 때문에 시계를 사용하든 하지 않든, 시간이 흐를수록 가스켓이 열화되어 방수 성능이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생활 습기의 영향을 받게 되겠지요. 시계를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때는 부드러운 융 소재의 천으로 잘 닦고 그늘진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물론 자기장의 영향이 없는 곳이어야 하고요). 또한 1~2년에 한 번씩 시계 CS 센터를 방문해 상태를 체크해준다면 훌륭한 관리라 할 수 있겠네요.
고무 소재의 가스켓. 이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열화되어 방수 성능의 저하는 불가피하다.
A. 시계의 직접적인 관리는 시계 케이스 청소나 스트랩을 바꾸는 외장 관리 정도입니다. 그러니 전문가 급의 관리 도구보다는 품질이 뛰어난 도구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워치메이커가 흔히 사용하는 브랜드는 ‘버전(Bergeon)’으로 국내에서 구입 가능합니다. 먼지를 날려보내는 블로어, 스트랩 교체 시 사용하는 스프링 바 제거용 툴과 스크루 드라이버 정도면 충분합니다. 여기에 루페가 있으면 좀 더 시계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시계의 내부(무브먼트)는 공식 CS에 의뢰하여 관리받아야 합니다.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시계 공구 브랜드 버전의 스프링바 툴, 4배율 루페, 스크루 드라이버, 블로어.
A. 기계식 시계는 충격에 약합니다. 지름이 30~40mm에 불과한 손목시계라면 더욱 그렇지요. 워낙 작고 복잡한 부품들이 세밀하게 배열되어 있어 조금만 충격을 가해도 그 영향은 나비효과와도 같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우선 시계에서 충격에 가장 민감한 부분은 기능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품이라 할 수 있는 밸런스와 이스케이프먼트일 것입니다. 특히, 밸런스 휠을 지지하는 밸런스 축은 다른 기어 축에 비해 극히 가늘기 때문에 반드시 충격으로부터 보호해줄 안전 장치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키프나 인카블록, 오메가의 니바쇼크, 롤렉스의 파라플렉스 같은 내충격장치입니다. 그러나 이런 장치도 충격을 약간 흡수할 뿐, 모두 막아줄 순 없습니다. 시계는 휴대폰처럼 케이스를 씌워 다닐 수도 없는 만큼 사용에 주의를 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아닐까요?
먼저 헤어스프링의 길이를 조절해 밸런스 휠의 회전을 빠르게 또는 느리게 조정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때 헤어스프링의 길이를 조절하는 기구가 바로 레귤레이터입니다. 그런데 이 레귤레이터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이 프리스프렁 방식입니다. 밸런스 휠에 최소 한 쌍의 웨이트를 대칭으로 장착한 후 좌·우로 웨이트를 돌려, 밸런스 휠의 관성 모멘트를 변화시키는 원리로 조정하는 것입니다. 밸런스 휠 바깥쪽에 무게가 더해지면 관성 모멘트가 증가해 움직임이 느려지고, 반대의 경우에는 움직임이 빨라지겠죠.
1950년대부터 사용한 파텍필립의 자이로맥스 타입. 웨이트가 밸런스 휠 안쪽에 있어 공기 저항이 적을 뿐 아니라, 밸런스를 장착한 상태 그대로도 조정이 가능하다.
A. 세 기능 모두 소리를 이용해 시간을 알려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차이점은 분명합니다. 알람은 사용자가 지정한 한순간의 시간을 소리로 알려주는 기능입니다. 자명종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겠죠? 소너리는 일종의 시보입니다. 라디오에서 정각을 알려주는 시보와 유사한 개념이죠. 시계에 온·오프 스위치가 있고 스위치를 온으로 해두면 15분 간격으로 시간을 알려줍니다. 반면 리피터는 스위치를 온으로 했을 때 현재의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입니다. 어둠 속에서 혹은 앞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메커니즘이 바로 리피터입니다.
옥토 피니씨모 미니트 리피터. 두께 6.85mm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미니트 리피터다.
세 기능 모두 소리를 이용해 시간을 알려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차이점은 분명합니다. 알람은 사용자가 지정한 한순간의 시간을 소리로 알려주는 기능입니다. 자명종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겠죠? 소너리는 일종의 시보입니다. 라디오에서 정각을 알려주는 시보와 유사한 개념이죠. 시계에 온·오프 스위치가 있고 스위치를 온으로 해두면 15분 간격으로 시간을 알려줍니다. 반면 리피터는 스위치를 온으로 했을 때 현재의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입니다. 어둠 속에서 혹은 앞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메커니즘이 바로 리피터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미니트 리피터,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미니트 리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