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패션 하우스 샤넬이 명망 높은 독립 워치메이커 F.P. 주른(이하 주른)의 지분 20%를 매입했다. 올해 바젤월드에서 소문으로만 돌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이로서 샤넬은 지난 1998년 벨앤로스와 2011년 로맹 고티에에 이어 주른의 일부 지분까지 매입하며, 총 세 개의 워치메이커와 관계를 맺게 됐다. 앞선 두 브랜드와는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며 몇몇 제품을 함께 제작하기도 했다. 샤넬이 큰 그림을 그리고 세부적인 작업을 두 워치메이커가 나눠 하는 식이다. 무브먼트 디자인과 제작은 로멩 고티에에서, 조립은 벨앤로스에서 각각 맡은 바 있다. 이를 통해 탄생한 대표적인 제품이 무슈 드 샤넬과 올해 신제품 '보이프렌드 스켈레톤'이다. 샤넬이 주른과도 이러한 작업을 진행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주른을 통해 샤넬의 워치메이킹이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란 것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F.P. 주른의 창립자 프랑수아 폴 주른. 수준 높은 워치메이킹으로 '브레게의 재림'으로 칭송 받는다.
일각에서는 샤넬의 지분 인수를 계기로 주른이 고유의 정체성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벨앤로스와 로멩 고티에가 지금까지도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았듯,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에서 하나의 장르를 개척한 주른 역시 창립자 프랑수아 폴 주른(Francois-Paul Journe)이 건재한 이상 앞으로도 수준 높은 워치메이킹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Editor
장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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