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 흔히 하는 이야기가 있다. 1년 365일 중 360일은 세계 어딘가에서 론진의 행사가 열리고 있다고. 실제로 브랜드 홈페이지에서 론진이 참여하는 스포츠 행사 스케줄만 봐도 이미 1년 12달이 빼곡하다. 이러한 방대한 스케줄을 소화하는 건 곧 론진의 위상과 저력과도 연결된다. 그리고 마침 이 위상과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지난 12월 5일부터 8일까지 4일간 프랑스 파리 노르빌팽트 전시관에서 열린 홀스 점핑 대회 2019 론진 마스터즈 파리가 그 자리였다. 30개국에서 참가한 총 145명의 선수와 350마리의 말 그리고 총 5만5000여 명이 참가한 경기장 한가운데에는 론진의 로고가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게다가 특별하게도 이번 대회에서는 브랜드의 홍보대사이자 대한민국의 배우 정우성이 시상자로 직접 나서 부상을 수여했다. 말과 기수가 하나 된 우아한 몸짓과 경기를 즐기는 관객들의 성숙한 태도를 보니 론진이 론진 마스터즈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론진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프랑스 선수 시몬 델레스트르와 그의 파트너인 말 에르메스 라이언이 장애물을 뛰어넘고 있다.
론진과 이퀘스트리언 스포츠
론진이 참여하고 있는 스포츠 행사는 체조, 알파인 스키, 양궁, 영연방 국가들의 친선 경기 대회를 비롯해 마(馬)스포츠 등으로 타임키퍼로서 그들의 열정은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그중 마 스포츠는 론진과 100년이 넘는 역사를 함께 이어오고 있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인연의 시작은 18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론진은 케이스백에 기수와 말의 모습을 새긴 크로노그래프 회중시계 하나를 선보인다. 3년 후인 1881년에는 이 시계의 디자인과 정확한 계측이 가능한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입소문을 타고 승마장에서 소개되면서 기수와 마사회의 인기를 얻게 된다. 후에는 1886년 뉴욕에서 진행한 경마 대회에서 심판들이 사용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1926년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승마 대회의 타임 키퍼를 시작으로 오늘날의 연을 이어오게 된다.
노르빌팽트 전시관에는 경기장 외에도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중 론진의 회전목마는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론진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말 에르메스 라이언이 론진 마스터즈 로고를 새긴 우승 도포를 덮고 있다.
2019 론진 마스터즈 파리
론진이 참여하는 마 스포츠는 총 4가지로 나뉜다. 속도를 겨루는 홀스 레이싱과 장거리를 달리는 마라톤 레이싱 그리고 종합 마장술 경기와 홀스 점핑이 있다. 론진 마스터즈는 홀스 점핑에 해당하는 대회며 2019년에는 총 4개 도시에서 개최됐다. 2월에 열린 론진 마스터즈 홍콩, 4월 미국에서 열린 론진 마스터즈 뉴욕 그리고 6월에 스위스에서 1회를 맞은 론진 마스터즈 로잔과 12월에 프랑스에서 개최한 론진 마스터즈 파리다.
론진 마스터즈의 대회 규모와 상금은 승마대회 중에서도 손에 꼽힌다. 그렇기에 기수들에게는 꿈의 무대이며, 관객 역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다. 각 대회에 따라 세부 경기 내용은 모두 다르다. 그러나 론진의 이름을 걸고 진행하는 경기 론진 스피드 챌린지와 론진 그랑프리는 모든 도시에서 동일하게 진행하고 그중 론진 그랑프리는 5성급 경기로 최고의 난이도와 수준을 자랑하기에 대회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스피드 챌린지는 이름처럼 정해진 코스를 가장 빨리 완주하는 경기다. 코스에 있는 장애물을 쓰러트릴 경우 2초가 추가되기 때문에 신속하면서도 깔끔하게 퍼포먼스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이 빠른 경기이다 보니 관중들의 반응도 상당히 즉각적이다. 말과 기수가 아슬아슬하게 장애물을 넘을 때마다 안도감에 환호가 터져 나오고, 경기 중간중간에는 응원의 구호가 경기장을 풍성하게 채운다. 이번 2019 론진 마스터즈 파리 스피드 챌린지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낸 팀은 이탈리아 기수 엠마누엘 가우디아노와 그의 말 카스파르 232로 우승과 함께 상금 3만3000유로(약 4300만원)를 받았다.
대회 마지막 날에 진행한 하이라이트 론진 그랑프리는 1, 2차전을 거쳐 경기를 치른다. 첫 번째는 코스를 완주할 동안 장애물을 한 번도 쓰러트리지 않고 깔끔하게 완주해내야 한다. 장애물 하나만 쓰러트려도 다음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이 희박해지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을 요한다. 때문에 스피드 챌린지와는 달리 관객 모두 침묵 속에 숨죽이며 경기를 지켜보고 비로소 결승점을 지나서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2차전은 스피드 챌린지와 같이 빠른 시간 안에 들어와야 하는 경기로, 1차 전에서 장애물을 쓰러트린 개수와 시간을 종합해 상위권에 안착한 선수만 진출한다. 올해는 실수 없이 완벽한 경기를 펼친 6명의 선수가 2차전에 올랐다. 그 결과 프랑스 선수 3명이 1, 2, 3위를 모두 차지했다. 자국에서 열린 대회였기에 그 누구보다 성대한 축하를 받았고 경기장은 그야말로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1위를 차지한 프랑스 선수 시몬 델레스트르와 그의 파트너인 말 에르메스 라이언에게는 상금 9만9000유로(약 1억3000만원)와 론진 마스터 컬렉션 문페이즈가 부상으로 주어졌다. 시상식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올해 부상 시상은 브랜드의 글로벌 홍보대사이자 대한민국의 배우 정우성이 직접 수여해 의미가 남달랐다.
론진 마스터 컬렉션 문페이즈
2019 론진 마스터즈 파리에서 공식 시계로 활약한 론진 마스터 컬렉션. 경기장 곳곳에 대형 시계로 등장했고 문페이즈를 더한 새로운 모델은 우승자에게 부상으로 수여했다. 론진 마스터 컬렉션 문페이즈는 기존 클래식한 보리알 형태의 실버 발리콘 다이얼과 문페이즈가 만나 브랜드가 추구하는 우아함을 경험할 수 있는 시계다. 또한 대회 시상 당시 브랜드의 홍보대사 정우성 역시 이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Ref. L2.909.4.78.3
기능 시·분·초, 날짜, 문페이즈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L899, 25,200vph, 21스톤, 64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0mm, 스테인리스스틸, 30m 방수, 글라스백
가격 296만원
론진 홍보대사로 활동한 지 1년이 넘었다. 론진과의 동행은 어떤가
론진과 함께하지 않았다면 경험해보지 못했을 일이 많았다. 철학이 뚜렷하고 유구한 역사를 지닌 브랜드이다 보니 가능한 일이라 생각했다. 단순히 브랜드 광고 이미지로 소모되고,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것만이 아니라 브랜드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함께한다는 느낌이 든다.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2018년 모나코에서 진행한 론진 글로벌 챔피언십 투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론진 덕분에 모나코 지역을 처음 가보기도 했고 쉽게 접하기 힘든 승마 대회를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었다. 경기 관람 외에도 모나코 왕자 알버트 2세와 모나코 공주 샬럿 카시라기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수여하는 영광을 누릴 수도 있었다. 모두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른 경험들의 연속이었다.
‘우아함은 태도에서 비롯된다’라는 브랜드의 슬로건이 있다. 정우성이 생각하는 우아함은 무엇인가
우아함이라는 단어는 특별하다. 본인이 강조한다고 인정되는 부분이 아니다. 말과 행동 그리고 태도를 통해 타인이 인정하는 수식이다. 그렇기에 론진이 이야기하는 슬로건에 동의한다. 나 역시 정우성이라는 사람을 만들기 위해 포장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태도와 행동에서 이 같은 가치가 배어나도록 항상 노력하고 단련한다. 나뿐만 아니라 각 분야에서 훌륭한 커리어를 지닌 론진의 글로벌 홍보대사들이 모두 그럴 것이다.
론진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기 이전에도 시계에 관심이 많았나
솔직히 많진 않았다. 나이가 들면서 동년배들과 간간이 시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정도였을 뿐 시계에 대한 특별한 소유욕은 없었다. 그러나 론진과 함께하면서 시계라는 사물에 대한 가치를 점점 깨닫는 중이다. 시간에 대한 론진의 철학이 단순히 물질적인 가치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오늘 착용한 시계는 무엇인가
론진 마스터 컬렉션 문페이즈를 착용했다. 브랜드에서 주력하는 모델이기도 하지만 이를 떠나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시계다. 다이얼 구성이 복잡하고 화려한 시계보다는 단순하고 클래식한 시계를 선호하는데 이 시계가 그 표본이다. 시계 다이얼을 보면 단순하지만 오랫동안 고심해서 완성했다는 느낌이 든다. 전체적인 컬러부터 다이얼의 질감, 인덱스 폰트 등 계속 봐도 질리지 않아 오래 착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을 텐데 시간관리를 어떻게 하는가?
그리고 그중에서도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것은 불규칙하고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바쁜 나날을 보내기 때문에 최대한 시간의 여백을 활용하고자 한다. 틈이 날 때마다 생각을 비워내는 흔히 ‘멍 때리는’ 순간을 가진다. 이동 중이나, 퇴근 후 소파에 앉아 일에 대한 생각을 모두 내려놓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이는 다음 과정으로 내딛기 위한 중요한 시간이다. 이 잠깐의 시간이 무척 소중하다.
앞으로 남은 론진과의 계획은 무엇인가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를 여는 브랜드이다 보니 앞으로의 동행도 기대가 된다. 물론 어떤 행사에 참석할지 여기서 다 말할 순 없지만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활발히 활동할 것 같다. 내가 어디를 가겠다고 계획하기보다 늘 그랬듯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곳으로 길을 안내하는 론진의 선택에 믿고 맡기는 바다.
정우성의 계획은
2020년 상반기에 개봉 예정인 영화 〈정상회담〉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있고, 첫 장편 영화 연출작인 〈보호자〉가 곧 촬영에 들어가니 많은기대 부탁드린다.
게재호
66호(2020년 01/02월)
Editor
김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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