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긴자의 니콜라스 G. 하이에크 플라자에서 열린 해밀턴 프리뷰 2019. 올해 영화와의 관계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니콜라스 G. 하이에크 플라자에서 바라본 긴자. 스와치그룹 브랜드가 모두 모인 다목적 빌딩인 이곳은 현재 스위스 비엘에 스와치플라자를 건축중인 반 시게루의 첫 번째 스와치 건물이기도 하다.
스와치그룹은 올해부터 바젤월드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각 브랜드가 독자적으로 신제품을 소개한다. 브랜드의 성격에 맞춰 지역별로 알맞은 방법을 골라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인다. 그 첫 시작은 해밀턴이다. 지난 3월 26일, 27일 양일간 일본 도쿄에서 2019년 신제품 프리뷰를 진행하고 캣스트리트의 전 세계 첫 번째 플래그십 부티크를 둘러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프리뷰에서는 카키 필드와 카키 에비에이션, 벤추라, 재즈마스터, 인트라매틱 오토 크로노를 포함한 아메리칸 클래식 등 해밀턴의 뼈대를 이루는 주요 컬렉션 전반에 걸쳐 굵직한 신제품과 리뉴얼 모델이 등장했다.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 해밀턴 글로벌 CEO 실방 돌라는 ‘2019년은 해밀턴에게 굉장히 중요한 영화의 해가 될 것이며, 다수의 큰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라며 올해의 주제인 ‘AT THE HEART OF CINEMA(영화의 심장부에서)’를 강조했다.
해밀턴 글로벌 CEO 실방 돌라(Sylvain Dolla)가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해밀턴 프리뷰 2019의 주인공들.
해밀턴 2019 프리뷰 하이라이트
카키 필드 머피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바로 그 시계가 개봉 5년만에 카키 필드 모델로 탄생했다. 지름 42mm 케이스에 블랙 다이얼과 베이지 컬러의 슈퍼루미노바 인덱스 등 영화 속 시계를 정확히 재현했으며, 초침에 의미 있는 대사인 ‘유레카’를 모스 부호로 새겨 소장 가치를 더했다. <인터스텔라> 제작 작업에도 참여한 영국의 제품 디자이너 나단 크롤리가 영화 속 모티프를 따서 디자인한 패키지와 함께 판매되는 한정판 수량은 2555개인데, 그 숫자는 <인터스텔라>의 밀러 행성과 우주선 사이의 시간차 7년을 일수로 환산한 값이다.
2018년에 이미 오리지널 군용 시계의 후예로서 핸드와인딩 무브먼트를 탑재하고 60만원이 채 넘지 않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번에는 핸드와인딩 무브먼트의 파워리저브를 80시간으로 향상하고 다양한 PVD 코팅과 가죽 스트랩을 적용해 선택지를 늘렸다. 그럼에도 가격은 63만원에서 72만원선으로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19년에도 해밀턴은 레드불 에어레이스 월드챔피언십의 공식 타임키퍼로 활약한다. 카키 에비에이션 엑스-윈드 시리즈는 전문 계측장비다운 외모와 기능으로 파일럿은 물론 비행의 꿈을 지닌 시계 애호가도 사로잡는다. 이번에는 데이-데이트와 GMT 모델의 다이얼에 창공을 떠올리게 하는 청명한 블루 컬러를 적용했다. 브라운 컬러 가죽 스트랩과 특히 잘 어울린다.
<스파이더맨: 홈커밍(Spider-Man: Homecoming)>(2017)에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이 착용한 바로 그 시계다. 물론 영화의 시계에서 디테일을 더욱 개선했다. 탄생 당시 미래지향적 콘셉트를 지닌 벤추라 엘비스 80을 기반으로 ‘스파이더맨’과의 인연을 강조하듯 오픈워크 다이얼을 거미줄 모양으로 성형한 것이 특징이다. 그 사이로 H-10 무브먼트의 구성 요소와 제네바 스트라이프 디테일이 엿보인다.
해밀턴과 영화의 인연은 19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를레네 디트리히가 주연을 맡은 <상하이 익스프레스(Shanghai Express)>(1932)에 처음 등장한 이래, 엘비스 프레슬리가 벤추라를 찼던 <블루 하와이(Blue Hawaii)>(1961),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Space Odyssey)>(1968), <맨인블랙(Man in Black)>(1997), <진주만(Pearl Harbor)>(2001) 등 5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그 활약상은 2014년 <인터스텔라(Interstellar)>에서 극대화된다. 아버지와 딸을 연결하며 중요한 역할을 맡기 때문. 해밀턴은 이를 위해 특별한 시계를 맞춤 제작했다.
<블루하와이> 촬영장에서 벤추라를 착용한 엘비스 프레슬리.
<맨인블랙> 시리즈에서 블랙수트와 함께 요원들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벤추라.
<인터스텔라>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해밀턴 시계들. '브래들리 쿠퍼(매튜 맥커너히)'가 착용한카키 파일럿 데이-데이트 오토와 카키 필드 머피의 원형.
중요한 점은 해밀턴과 영화의 관계가 단순한 PPL이 아니라는 것이다. 해밀턴은 광고 효과만을 노린 PPL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영화 감독이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함께 각본과 대본과 캐스팅을 꼼꼼히 검토한 후 해밀턴 시계가 그 영화에 어울릴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야 비로소 참여를 결정한다. 할리우드에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전담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그 결과 해밀턴은 8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영화의 시계’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올해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영화와의 파트너십에 한층 주력할 예정이다. <인터스텔라>를 위해 특별 제작한 ‘머피’ 시계는 정식 제품화를 마쳤고, <스파이더맨: 홈커밍(Spider-Man: Homecoming)>(2017)에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이 착용한 벤추라 스켈레톤은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또한 크리스 햄스워스 주연의 스핀오프 <맨인블랙 인터내셔널>이 곧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맨인블랙 요원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벤추라의 활약도 기대가 된다.
캣스트리트의 해밀턴 플래그십 부티크
게재호
62호(2019년 5/6월호)
Editor
유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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