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곤돌라 레이스를 뜻하던 ‘레가타(Regatta)’. 지금은 조정, 보트, 요트 레이스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레가타 워치는 카운트다운 기능을 갖춘 시계를 가리킨다. 크로노그래프가 카운트업이라면, 레가타는 카운트다운이다. 그래서 보통 크로노그래프와 결합한 형태가 많다. 이는 요트 레이싱의 특징과 관련이 깊다. 바다에서는 땅 위와 달리 출발선에서 나란히 대기하다 동시에 출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출발 10분 혹은 15분 전부터 깃발과 함께 준비 신호가 울리면 요트 선수는 출발 시간까지 카운트다운을 설정한다. 출발 5분 전 다시 한번 신호가 울릴 때에는 출발선을 기준으로 최적의 위치를 잡아야 한다. 1분 전 마지막 준비 신호 후, 출발 신호가 울리면 레이스가 시작된다. 레가타 워치는 한국에서 대중적인 장르는 아니지만 거친 해양 스포츠의 필수품이라는 사실에서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한다. 특히 올해 열리는 제37회 아메리카스 컵을 앞두고 많은 브랜드가 관련 모델을 선보였다. 대부분 요트 대회에서 활용 가능한 크로노그래프이거나 출전하는 후원 팀의 기념 시계다. 태그호이어는 작년 팬들의 오랜 성원 끝에 스키퍼를 부활시켰고, 그 인기에 힘입어 최근 골드 모델을 내놓기도 했다.
TUDOR
펠라고스 FXD 크로노
펠라고스 FXD는 프랑스 해군에 납품했던 시계에 뿌리를 둔 튜더의 대표적인 툴 워치다. 해군은 두 사람이 짝을 지어 한 사람은 시간 측정과 길을 안내하고 한 사람은 작전을 수행하는 수중 내비게이션을 진행하는데, 펠라고스 FXD가 코스를 변경할 때마다 시간 측정이 가능한 카운트다운 기능을 탑재했다. 역방향으로 눈금을 새긴 양방향 회전 베젤과 형광 물질을 채운 분침을 정렬하면 경과한 시간을 계산할 수 있다. 그 특징을 그대로 살려 튜더는 후원 팀인 요트 레이싱 팀 알링기 레드불과의 파트너십을 기념한 모델을 선보였다. 무광의 네이비 다이얼과 서브 다이얼의 빨간색 외곽선은 알링기 레드 불 레이싱 보트인 AC75의 선체를 닮았으며, 티타늄 베젤과 탄소 합성 소재의 인서트는 선체와 동일한 소재로 스페셜 에디션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매력을 품었다.
Ref. M25807KN-0001 기능 시·분, 스몰 세컨드, 날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MT5813, 28,800vph, 47스톤, 70시간 파워 리저브
케이스 지름 43mm, 합성 카본, 200m 방수, 글라스백 가격 716만원
OMEGA
씨마스터 다이버 300M
오메가가 공식 타임키퍼로 참여하는 아메리카스 컵 기념 모델. 아메리카스 컵은 1851년 시작한 세계 최대 및 최고(最古)의 요트 경주 대회로, 3년에 한 번 열려 올해 8월 37회를 맞이한다. 크로노그래프 바늘 끝의 균형추가 아메리카스 컵 트로피 모양이며, 서브 다이얼의 핸드도 요트 선체에서 영감을 얻었다. 전작과 달리 레가타 카운트다운 눈금을 여기에 표시한다. 10분의 남은 시간을 잴 수 있도록 일반적인 미니트 카운터를 카운트다운 인디케이터로 변경했다. 크로노그래프 아워 인디케이터, 즉 경과 시간은 서브 다이얼 6시 방향 윈도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표시한다. 카운트다운 기능을 활용하는 동안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이 눌리지 않도록, 케이스 왼쪽에 슬라이드 방식의 락 트리거를 추가했다.
Ref. 210.30.44.51.03.002 기능 시·분, 스몰 세컨드, 날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9900, 28,800vph, 54스톤, 60시간 파워 리저브 케이스 지름 44mm, 스테인리스 스틸, 300m 방수, 글라스백 가격 1690만원
PANERAI
루미노르 레가타 크로노 플라이백
10년 이상 파네라이 클래식 요트 챌린지를 후원했던 파네라이. 그 인연은 현재 이탈리아 요트 레이싱 팀 루나 로사 피렐리와의 파트너십으로 이어졌다. 해양 스포츠에 강세를 보이는 브랜드답게 카운트다운과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를 결합한 레가타 모델도 상당히 독특한 편이다. 지금 소개하는 시계도 그 파생형이다. 크로노그래프 바늘이 2개지만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가 아니다. 주황색 핸드는 카운트다운만 수행한다. 4시 방향 푸셔를 누르면 카운트다운 바늘이 1분씩 반시계 방향으로 이동하며 최대 15분까지 카운트다운을 설정할 수 있다. 10시 방향 푸셔를 누르면 크로노그래프가 작동하며 카운트다운을 수행한다. 카운트다운이 끝나 기능이 해제되면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를 사용할 수 있다.
Ref. PAM01299 기능 시·분, 스몰 세컨드, 카운트다운,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P.9100/R, 28,800vph, 37스톤, 72시간 파워 리저브 케이스 지름 47mm, 티타늄, 100m 방수, 글라스백 가격 2400만원
TISSOT
시데럴 파워매틱 80
티쏘는 1970년대 최초의 유리섬유 케이스를 도입하고, 과감한 컬러와 토노형 디자인의 시데럴 S를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보수적인 시계 업계에서 원색의 노란색에 러그를 없앤 케이스라는 파격적인 시도가 돋보였다. 지난해 복각한 시데럴 파워매틱은 뉴트로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케이스는 기존 소재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첨단 포지드 카본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버클 없는 체결 구조는 그대로 이어받았다. 50분에서 정각 방향에 숫자를 역순으로 나열한 단방향 베젤과 인덱스 안쪽의 초록색과 빨간색으로 표시한 1분 간격의 눈금은 레가타 카운트다운 기능을 수행한다. 정확히 레가타 워치로 보기는 어렵지만 방수 성능과 디자인 면에서 충분히 매력 있다.
Ref. T145.407.97.057.00 기능 시·분·초, 날짜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파워매틱 80. 111, 21,600vph, 23스톤, 80시간 파워 리저브 케이스 지름 41mm, 카본 및 스테인리스 스틸, 300m 방수, 글라스백 가격 143만원
TAG HEUER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스키퍼
작년 태그호이어는 까레라 컬렉션의 60주년을 성대하게 기념했다. 까레라 컬렉션에 추가한 다양한 모델이 1960년대 모터스포츠 시계 제조사의 명성을 다시금 확인시키며 팬들을 설레게 했는데, 그중 40년 만에 부활한 스키퍼는 단연 화제였다. 1968년에 탄생한 요트 레이싱용 크로노그래프 스키퍼는 1983년까지 총 8가지 모델만 남은 채 단종되었고, 이후 ‘스키페레라(Skipperrera)’라는 애칭을 얻으며 빈티지 시계 수집가들에게 사랑 받았다. 풍문으로는 40개 정도가 현존한다고 알려진 역작이다. 인트레피드(Intrepid) 틸 컬러가 어우러진 블루 다이얼은 1967년에 타임키퍼 파트너로 인연을 맺은 아메리카스 컵 우승팀 인트레피드 호의 갑판 색에서 영감 받았다. 오리지널 시그니처인 3분할된 레가타 카운터 인디케이터에서 선명한 오렌지 컬러가 출발 5분 전을 알린다.
Ref. CBS2241.FN8023 기능 시·분, 스몰 세컨드, 날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TH20-06, 28,800vph, 33스톤, 80시간 파워 리저브 케이스 지름 39mm, 로즈 골드, 100m 방수, 글라스백 가격 3149만원
Editor
채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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