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LVMH의 직계 프레드릭 아르노의 비호 아래 무브먼트 스페셜리스트 캐롤 카사피를 영입하며 오트 오를로제리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 태그호이어. 올해 초 제니스의 백전노장 줄리앙 토나레가 지휘봉을 잡으며 스위스 아방가르드 정신으로 무장한 오트 오를로제리도 마침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브랜드 최초의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가 상용화에 성공했고, 까레라 글라스박스의 연장선인 ‘판다’ 크로노그래프와 스키퍼 골드 등 ‘뉴 클래식’의 질주도 계속된다. 과거를 넘어설 미래를 향해.
CARRERA CHRONOGRAPH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글라스박스 디자인을 현대의 미감으로 되살린 2023년의 뉴 까레라는 레이싱 크로노그래프의 역사를 복기하는 동시에 태그호이어의 새 시대를 열었다. 지난 1월 LVMH 워치 위크에서는 그린 다이얼의 다토 모델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면, 이번 워치스 앤 원더스는 판다의 차례였다. 호이어 크로노그래프 한정판으로도 인기를 끌었던 7753SN 레퍼런스를 글라스박스와 오리지널 ‘판다’ 디자인으로 재탄생시켰다. 6시 방향 스몰 세컨드에서 알 수 있듯 무브먼트는 까레라 글라스박스의 워크호스를 담당한 호이어 02 베이스의 TH20-00을 그대로 사용한다. 대신 ‘판다’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스몰 세컨드를 다이얼에 녹여내는 카무플라주 전법을 구사했다. 까레라 글라스박스 라인에서는 처음으로 브레이슬릿을 장착한 점도 메리트.
Ref. CBS2216.BA0041 기능 시·분, 스몰 세컨드, 날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TH20-00, 28,800vph, 33스톤, 80시간 파워 리저브 케이스 지름 39mm, 스테인리스 스틸, 100m 방수, 글라스백
MONACO SPLIT-SECONDS CHRONOGRAPH
모나코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작년 온리 워치 자선 경매에서 모나코가 뜻밖의 주목을 받았다. 태그호이어의 이름을 단 최초의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였기 때문이다. 두 개의 랩타임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는 일반 크로노그래프보다 제작이 까다로워 워치 메이커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메커니즘으로 알려졌다. 태그호이어는 스포츠 경기를 위해 스플릿 세컨드 스톱 워치를 만든 적은 있지만, 손목시계로는 처음이었다. TH81-00 칼리버는 톤다 PF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의 PF361을 바탕으로 보셰 매뉴팩처와 공동 개발한 것. 하이비트의 통합형 무브먼트로 이미 인정받은 교본을 선택해 빠른 시일 내에 안정적인 기반과 풍부한 경험을 쌓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모나코 디자인도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지탱하는 티타늄 브리지를 중심으로 역동적으로 탈바꿈했다. 레이싱 레드와 오리지널 블루 두 가지로, 일부 커스텀도 가능하다.
Ref. CBW2181.FC8322 기능 시·분, 스몰 세컨드,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TH81-00, 36,000vph, 65시간 파워 리저브 케이스 41×41mm, 블랙 DLC 코팅 티타늄, 30m 방수, 글라스백
CARRERA CHRONOGRAPH SKIPPER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스키퍼
1968년부터 1983년까지 생산한 스키퍼는 빈티지 까레라 중에서도 손꼽히는 모델이었다. 스키퍼(Skipper)는 팀의 주장을 뜻한다. 출발선에서 가만히 기다리는 게 쉽지 않은 요트 경기 특성상 경주 시작 전 5분에서 15분 사이 카운트다운을 측정할 수 있는 레가타 크로노그래프로, 여기서 비롯된 서브 다이얼의 산뜻한 컬러 배치가 많은 애호가의 심금을 울렸다. 작년 까레라 글라스박스 디자인으로 재출시한 스키퍼는 당연히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올해는 골드 소재로도 선보였다.
Ref. CBS2241.FN8023 기능 시·분, 스몰 세컨드, 날짜, 레가타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TH20-06, 28,800vph, 33스톤, 80시간 파워 리저브 케이스 지름 39mm, 로즈 골드, 100m 방수, 글라스백
게재호
92호(2024년 5/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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