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TO RACE

F1의 시간

내용


정교한 머신, 강력한 성능, 조화롭게 맞물려 돌아가는 팀워크를 요하는 F1은 시계와도 닮은 부분이 많다. 모터레이싱의 정점 F1에 시계 브랜드의 러브콜이 쏟아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레이싱의 막이 오르며 선수들의 손목에서도 경쟁이 시작됐다.

에디터 서정윤


TIME KEEPER

모터스포츠의 세계는 언제나 치열하다. 특히 그 정점이라 불리는 F1에서는 언제나 최고만 살아남을 수 있다. 전 세계 20명의 선수가 매 라운드 다른 국가, 도시의 서킷을 돌며 극한에 도전하는 F1은 화려함의 정점이라 불리기에 충분하다. 0.001초로 순위가 뒤바뀌는 F1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기록 측정. 전 세계 시계 브랜드가 F1 타임피스 자리를 노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F1에 있어 시간 기록은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요소가 아니다. F1의 한 라운드는 3일에 걸쳐 진행된다. 첫날에는 연습 주행을 하고 둘째 날에는 퀄리파잉(Qualifying), 셋째 날 본경기가 진행된다. 퀄리파잉에서 각 선수들은 최고의 기량을 뽐내며 기록을 측정하는데, 기록이 좋으면 좋을수록 본경기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차지하게 된다.


퀄리파잉 1위 선수의 자리인 폴 포지션이 곧 승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선수들의 랩타임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 또한 무척 중요하다. 기록 측정이 곧 게임의 전체 흐름을 좌우하는 셈이다. F1이 처음 시작된 1950년대에는 기계식 시계로 경기를 측정하곤 했다. 계측 전문가들은 스톱워치를 들고 곳곳에 서서 구간별 시간을 측정했다. 1971년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는 3명의 선수가 동시에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1위와 5위의 격차는 단 0.061초. 찰나의 순간까지 포착해 순위를 명확히 가르다 보니 F1 타임키퍼는 성능 좋은 브랜드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현재 F1의 공식 타임키퍼로 자리매김한 브랜드는 바로 롤렉스다. 1968년부터 전설적인 F1 드라이버 재키 스튜어트와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롤렉스는 2013년부터 F1을 후원하고 있다. 2월 29일 바레인 사키르에서 막을 올린 2024년 FIA F1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롤렉스 로고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전망이다.



WATCHES AND WHEELS

F1에서는 보다 특별한 시간이 흐른다. F1 참가팀의 손목을 책임질 시계들.



 

IWC

파일럿 워치 퍼포먼스 크로노그래프 41 메르세데스-AMG 페트노라스 포뮬러원 팀 

IWC는 2004년부터 메르세데스의 곁을 지키며 끈끈한 우정을 이어왔고, 메르세데스 팀은 8년 연속 컨스트럭터 챔피언에 오르며 후원에 보답했다. IWC가 2023년 11월에 선보인 파일럿 워치 신제품은 크로노그래프 기능에 블랙과 ‘페트로나스 그린’이라 불리는 민트 컬러만 사용해 하나의 팀인 메르세데스와 IWC의 관계를 보여준다. 기존 파일럿 워치와는 사뭇 다른 컬러감이 빠르고 강렬한 메르세데스 머신의 느낌을 전한다.

Ref. IW388306 기능 시·분·초, 날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69385, 28,800vph, 33스톤, 46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1mm, 세라티늄, 100m 방수, 글라스백 가격 1760만원





 

RICHARD MILLE

RM UP-01 페라리 핸드와인딩 울트라 플랫

한계에 도전하는 F1의 정신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시계. 리차드 밀은 각 브랜드의 전통에 첨단 기술을 더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 결과, 두께 1.75mm 시계로 세상에서 가장 얇은 시계 기록을 경신하기에 이른다. 리차드 밀을 대표하는 토노형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극도로 얇은 두께를 완성하기 위해 케이스와 무브먼트의 통념을 뒤집었다. 기어트레인과 앵커의 설계를 변경하고 아날로그 핸즈를 오픈워크 휠의 붉은 표식으로 대체하며 크라운을 펀칭 홀 방식으로 교체하는 등 지금까지 알던 기계식 시계와는 완전히 다른 종이다. 5000G의 중력 가속도를 견뎌 F1 드라이버들이 경기에서 착용할 수도 있다고. 이런 스펙이 상용 모델인 점도 놀랍다.

Ref. RM UP-01(150개 한정) 기능 시·분 무브먼트 핸드와인딩 칼리버 RM UP-01, 28,800vph, 23스톤, 45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1.45×28.85mm, 티타늄, 10m 방수 가격 170만 스위스프랑(약 26억원)





 

RICHARD MILLE

RM 40-01 오토매틱 와인딩 투르비용 맥라렌 스피드테일

리차드 밀은 평소 맥라렌의 열성팬으로 유명하다. 맥라렌 레이싱팀 창단자 브루스 맥라렌의 첫 경주용 자동차를 수집했을 정도다. 2021년 선보인 RM 40-01 오토매틱 와인딩 투르비용 맥라렌 스피드테일에서도 그의 맥라렌 사랑이 돋보인다. 시계는 맥라렌 스포츠카 스피드테일의 모든 디테일을 담고 있다. 12시 방향부터 6시 방향으로 갈수록 두께가 얇아지는 케이스는 스피드테일의 형태를 재현했다. 베젤 홈 부분은 보닛 입구, 푸셔는 프런트 휠 뒤쪽 배기구에서 영감을 받았다. 투르비용 브리지의 곡선은 매끄러운 차체 라인을 닮았고, 아이코닉한 오렌지 컬러도 구현했다. 내부에는 파워리저브 디스플레이와 대형 날짜 및 기능 셀렉터 컴플리케이션을 탑재한 리차드 밀의 첫 번째 칼리버 CRMT4를 담았다. 새로운 무브먼트 개발을 위해 꼬박 일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했다고. 리차드 밀과 맥라렌은 아직 계약이 한참 남아 있다. 그만큼 새로운 시계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

Ref. RM 40-01(106개 한정) 기능 시·분, 날짜,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CRMT4, 28,800vph, 37스톤, 50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48.25×41.80mm, 티타늄, 50m 방수, 글라스백 가격 90만 스위스프랑(약 14억원)

TAG HEUER

크로노그래프 F1 레드불 레이싱 스페셜 에디션

태그호이어는 1986년 처음으로 F1 라인업을 선보였다. 당시 시계 업계는 쿼츠 혁명을 겪고 있었기에 태그호이어의 F1 시계도 쿼츠로 나왔다. 1989년에는 크로노그래프를 추가해 현재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2022년 등장한 크로노그래프 F1 레드불 레이싱 스페셜 에디션은 그 자손이라 볼 수 있다. 레드불 레이싱은 물론 F1의 컬러와 그래픽 코드도 시계에 담았다. 다이얼은 레드불 레이싱의 다크 블루 컬러를, 크로노그래프 카운터와 초침은 레드와 옐로 컬러를 입었다. 5시와 7시 위에 새겨진 F1 트랙 출발선도 포인트. 케이스백의 체크무늬 깃발 모티프와 레드불 레이싱 로고는 협업을 기념한다. 지난해 태그호이어와 레드불 레이싱이 계약을 연장한 만큼 새로운 스페셜 에디션의 등장도 점쳐볼 시점이다. 

Ref. CAZ101AL.BA0842 기능 시·분·초, 날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쿼츠 케이스 지름 43mm, 스테인리스 스틸, 200m 방수, 솔리드백 가격 315만원






 

GIRARD-PERREGAUX

네오 브리지 애스턴 마틴 에디션

2021년부터 애스턴 마틴과 파트너십을 맺어온 제라드 페리고가 지난해 선보인 신제품. 제라드 페리고의 시그니처 디자인에 애스턴 마틴 DB12 그랜드 투어러의 감성을 더했다. 브리지에는 제라드 페리고와 애스턴 마틴의 브랜드명을, 케이스백 뒷면에는 애스턴 마틴 로고를 새겨 협업을 기념한다. 워치 곳곳의 레이싱 그린 컬러가 빛에 따라 다양한 톤을 보인다. 배럴과 마이크로 로터는 DB12 그랜드 투어러의 스포크 휠 뒤에

드러나는 브레이크에서 영감을 받은 것.

Ref. 84000-21-3236-5CX(250개 한정) 기능 시·분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칼리버 GP084000-2164, 21,600vph, 29스톤, 48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5mm, 티타늄, 30m 방수, 글라스백 가격 3만7700달러(약 5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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