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스의 새로운 표준
CALIBRE 400
5일 파워리저브, 높은 항자기성, 10년 보증 무브먼트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리스가 새로운 인하우스 무브먼트 칼리버 400을 발표했다. 많은 사람이 예상한 칼리버 110 시리즈의 변형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 설계한 무브먼트다.
합리적인 가격의 기계식 시계를 선보이는 오리스는 레트로 모델과 개성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애호가에게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범용 무브먼트일 터인데, 칼리버 400의 등장은 이런 갈증을 단숨에 해소해줄 희소식이다. 매뉴팩처 칼리버의 등장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브랜드 창립 11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칼리버 110 시리즈는 거대한 싱글 배럴로 무려 10일 파워리저브를 지닌 핸드와인딩 무브먼트다. 이후 지속적인 베리에이션이 나왔는데 다이얼의 비선형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중심으로 더해진 기능들이 개성적인 디자인을 보여줬다. 또한 컴플리케이션에 속하는 만큼 가격대 역시 오리스 컬렉션 중에 제일 높은 편이다. 때문에 오리스는 앞으로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 컴플리케이션 수준의 무브먼트만 제작하고 그 외의 제품에는 계속 범용 무브먼트를 사용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칼리버 400의 등장으로 모든 예상이 빗나갔다. 스리 핸즈에 데이트만 추가한 심플 무브먼트는 시계의 디자인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한 컬렉션에 탑재될 수 있기에 오리스의 새로운 미래로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칼리버 400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 오리스의 명성에 방점을 찍어 줄 무브먼트다. 덕분에 브랜드의 가치가 단숨에 한 계단 상승했다 여기는 건 에디터만이 아닐 것이다.
칼리버 400의 큰 특징은 다음과 같다
5일 파워리저브
새로운 무브먼트는 우선 태엽을 감을 필요가 없어 사람들이 선호하는 셀프와인딩이다. 스펙 시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무려 5일 파워리저브다. 70시간대, 즉 주말 동안 착용하지 않아도 멈추지 않는 3일 파워리저브가 보편화되고 있는 지금 핸드와인딩이 아닌 셀프와인딩에서 5일 파워리저브는 상당히 긴 편에 속한다. 오리스는 시계를 한 개 이상 가지고 있는 애호가, 혹은 특별한 날에만 시계를 착용하는 사용자를 위해 편리하고 가급적 길게 지속되는 시계를 제작하고자 했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트윈 배럴을 탑재해, 각각 2.5일의 동력을 축적할 수 있다. 또한 메인 스프링의 토크를 최대한 줄여 동력을 절약하고 힘이 전달되는 부품에 압력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는 마모나 인열에 강한 고효율 기어트레인을 설계하는 작업과도 목적이 일치했다. 일반적인 무브먼트가 메인 스프링에서 전달되는 에너지의 70%를 유지하는데 비해, 칼리버 400은 85%를 유지한다고 한다. 이로써 칼리버 400은 5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안정적인 토크를 유지하고, 더욱 정확한 시간을 표시할 수 있다.
높은 수준의 항자기성
현대 사회에서 기계식 시계에 쉽게 트러블을 일으키는 것이 자성이다. 그래서 제작사는 앞다투어 신소재를 도입하며 자성에서 점점 자유로워지고자 한다. 칼리버 400도 마찬가지다. 앵커와 이스케이프 휠은 실리콘으로, 밸런스 휠과 팔렛 포크의 고정하는 축도 비철 재료로 제작하는 등 약 30개의 부품을 비철 소재나 비자성 합금으로 만들었다. 현재 반자성 시계 규정인 ISO 764의 기준을 충족하려면 시계가 200 가우스에 노출된 후 하루 오차가 30초 미만이어야 한다. 칼리버 400은 기준치의 11배 이상으로 노출한 후 테스트에서 10초 미만의 오차가 발생했다.
안정적인 로터 시스템
오리스의 엔지니어들은 셀프와인딩 칼리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사전에 방지코자 했다. 가장 빈번한 문제 중 하나는 바로 로터의 볼 베어링 시스템이다. 오리스는 나사로 고정하는 볼 제어링을 제거하고 금속 스터드가 윤활 슬리브를 통해 흐르는 저마찰 슬라이드 베어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을 보면 탄력적인 얇은 금속 기둥 사이에 로터의 축이 고정된 모습이다. 이는 기존 방식보다 덜 복잡하고 효율적이며, 마모와 파손 가능성이 훨씬 적다.
10년 보증
새로운 인하우스 무브먼트 칼리버 400의 보증 기간은 무려 10년이다. 오리스의 공동 CEO 롤프 스터더의 말이다. “칼리버 400은 우리가 연구한 기술과 최첨단 산업 기법을 사용해 제작한 높은 품질의 무브먼트다. 이는 엔지니어링 솔루션으로 얻은 결과로 10년의 보증과 10년의 서비스 주기를 제공할 수 있는 신뢰성이 있다.” 굉장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롤프는 이게 바로 오리스가 일을 하는 방식이라며 “오리스는 소수의 특권층이 아니라 시계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시계를 만든다.”라고 했다. 칼리버 400을 탑재한 시계를 구입한 고객은 MyOris에 등록하면 10년의 보증을 받을 수 있다.
오리스는 5년간 공들여 개발한 칼리버 400으로 범용 무브먼트를 완벽하게 대체할 계획은 아니라고 한다. 같은 컬렉션 내에 가격이 낮은 범용 무브먼트를 탑재한 버전과 이보다 가격은 높지만 고품질의 매뉴팩처 무브먼트 칼리버 400을 탑재한 버전을 동시에 선보여 선택의 범위를 넓히는 게 목표다. 현재 공개한 무브먼트의 모습을 보면 전통적인 기준으론 마감의 수준이 높지 않다. 앙글라주, 페를라주, 코트 드 제네바는 아예 없다. 단 플레이트와 브리지의 표면을 빠진 곳 없이 섬세한 샌드 블라스트 처리해 거친 부분은 전혀 없으며, 로터에만 특유의 질감이 느껴지는 새틴 피니시를 했다. 이는 기계적인 성능에 우선한 결과물이며, 덕분에 칼리버 400을 탑재한 시계의 가격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합리적일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칼리버 400을 탑재한 기념적인 첫 시계는 10월 29일 공개 예정이다.
Oris Calibre 400
Functions Centre hands for hours, minutes and seconds, date window at 6 o’clock, date corrector, fine timing device and stop-second
Accuracy -3/+5 seconds a day (within COSC tolerances)
Extra features Highly anti-magnetic
Winding Automatic
Power reserve 120 hours
Editor
김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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