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스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X 칼리버 115

오리스는 기능적인 디자인의 다이버 워치와 파일럿 워치로 잘 알려져 있다. 근래에는 한발 더 나아가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을 통해 현대적인 방식으로 설계한 스켈레톤 무브먼트까지 선보였다. 과연 이것이 오리스가 추구하는 미래일까?

내용

오리스

우수한 가격 대비 성능에 혁신과 기능성, 인하우스 무브먼트까지 겸비한 오리스. 1904년 창립한 이래, 지금은 바젤 남쪽에 위치한 횔스타인에 자리 잡고 일상에 유용한 ‘기계식’ 시계만 생산하고 있다. 제품 컬렉션은 다이빙, 모터 스포츠, 항공 및 문화에 걸쳐 다양하게 있다.

 

오리스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X 칼리버 115


제조사 오리스 SA

소재지 스위스 CH-4434 횔슈타인(Ribigasse 1, CH-4434 Hölstein)

제품 번호 01 115 7759 7153-Set7 22 01TLC

기능 시·분·초, 특허받은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무브먼트 인하우스 칼리버 115, 핸드와인딩, 21,600vph, 38스톤, 스톱 세컨드, 잉카블록 충격흡수 장치, 레귤레이터와

스크루를 통한 조정, 10일 파워리저브, 지름 34mm, 두께 6mm

케이스 티타늄, 무반사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스크루 다운 크라운, 나사 방식으로 조립한 사파이어 글라스백, 100m 방수

스트랩과 버클 티타늄 브레이슬릿과 티타늄 폴딩 클래스프


작동 안정성 테스트(하루 중 편차 초/24시간)

12시간 후/5일 후/8일 후

다이얼 위 +3  +4  +11

다이얼 아래 +102  0  +6

크라운 위 –1  –1  –2

크라운 아래 –1  +6  +13

크라운 왼쪽 +2  +5  +11

크라운 오른쪽 –3  –2  –3

최대 포지션 간 편차 105  8  16

평균 오차 +17  +2  +6


평균 진동각

수평 포지션 305°  291°  264°

수직 포지션 263°  244°  217°


사이즈 지름 44mm, 두께 14mm, 무게 107g

선택 가능한 옵션 소가죽 스트랩(820만원)

가격 870만원

장점 

롱 파워리저브

스켈레톤 무브먼트

가볍고 아름다운 티타늄 케이스


단점

첫째 날의 오차

다소 아쉬운 시인성



오리스는 이미 오래전부터 기계식 시계만 만들어왔다. 과도기를 지나 창립 110주년을 맞은 지난 2014년에는 마침내 인하우스 무브먼트까지 선보였다. 당시 칼리버 110은 현재 칼리버 115까지 확장에 성공했으며 시리즈 모두 공통적으로 10일에 달하는 롱 파워리저브를 자랑한다. 상당한 파워리저브에도 배럴은 단 하나. 남은 잔량을 알리는 인디케이터 또한 차별화를 꾀했다. 원형으로 작동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루마다 핸즈가 움직이는 간격이 점점 커진다. 즉, 와인딩 시점이 임박할수록 파워리저브의 잔량을 좀 더 세밀하게 표시하는 것이다. 오리스는 이 시스템으로 특허까지 취득했다. 

이후 오리스는 매년 칼리버 110에 다양한 추가 기능을 갖춘 새로운 버전을 출시했다. 스켈레톤 칼리버 115는 그 최신작. 매뉴팩처에서는 이번 무브먼트를 생산할 때 고전적인 스켈레톤 방식에서 벗어났다. 전통이 기존 무브먼트에서 하나씩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남은 부분에서 예술적인 장식을 더하는 방식이라면, 오리스는 좀 더 산업적인 방식으로 다이얼과 무브먼트의 구조를 디자인 및 개발 단계에서 미리 계획하고 나중에 필요한 대로 개별 부품을 제조하기로 했다. 때문에 디자인팀과 개발 부서는 이 과정에서 서로 상당한 조정 과정을 거쳐야 했다. 무브먼트에서 미학적 구성뿐만 아니라 부품의 설계도 충분히 안정적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시계 뒷면 역시 동일한 스켈레톤 디자인이다. 독특한 폴딩 버클은 항공기의 안전 벨트처럼 열고 잠글 수 있다.



X 파일 

워치메이킹의 전통을 재해석한 칼리버 115는 매뉴팩처의 그런 고민과 노력 끝에 탄생했다. 첫인상은 다양한 형태의 X자 모양 브리지와 현대적인 그레이 톤이 인상적이다. 정교한 장식은 없지만 샌드 블래스트 가공을 거친 표면은 그 질감을 통해 자연스러운 미학을 추구한다. 무브먼트 중앙에는 거대한 스켈레톤 배럴이 드러나 있어 긴 메인스프링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덕분에 크라운을 돌려 시계를 와인딩하면 메인스프링이 배럴 중심으로 천천히 감겨 들어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각각의 무브먼트 부품은 같은 그레이 톤의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은 물론 표면을 새틴 피니싱으로 다듬은 핸즈와도 잘 어울린다. 티타늄으로 제작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은 각도를 달리한 각 면이 빚어내는 조화가 특히 일품이다. 제품에서 항공시계의 디자인은 기술적 설계를 따른 베젤과 크라운, 새롭게 고안한 폴딩 버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베젤과 크라운은 항공기 터빈을 연상케 하듯 홈을 촘촘히 새겼고, 버클은 독특하게 비행기의 안전 벨트처럼 열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다. 그 외 나머지 요소는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이라는 컬렉션 이름과는 별개로 크라운 가드를 설치하는 등 전체적으로 편의와 내구성에 초점을 두고 재설계했다.

전체적인 마감은 일관된 디자인만큼이나 만족스럽지만 세부사항은 개선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가령, 새틴 피니싱으로 완성한 브레이슬릿을 자세히 보면 미세하지만 기계로 가공한 흔적이 남아있다. 케이스를 비롯해 다른 부품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져 보일 수 있는 부분이다.


어둠 속에서 인스트루먼트 패널처럼 빛나는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X.



티타늄의 가치

프로파일럿 X는 무엇보다 착용했을 때 가볍고 편안하다. 케이스는 물론 브레이슬릿까지 티타늄으로 제작한 덕분이다. 충분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반대로 시인성은 대부분의 스켈레톤 워치가 그러하듯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핸즈를 크게 만들고 야광 물질까지 코팅했지만 미세한 발광 인덱스가 있는 다이얼 링이 때에 따라 인식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브랜드의 여느 파일럿 워치처럼 큼지막한 숫자 인덱스로 이 점을 보완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랬다면 무브먼트가 덜 드러나는 구조로 스켈레톤 워치의 디자인 콘셉트와 맞지 않았을 것이다.

시계의 정확성은 롱 파워리저브 워치인 것을 감안하면 평이한 수준. 긴 파워리저브를 구현하는 것 자체가 기술적으로 복잡한 데다 싱글 배럴로 10일 내내 일정한 토크와 정확성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리스의 프로파일럿 X는 일정 수준의 정확성을 보였다. (풀 와인딩 후) 최초 24시간 동안 ‘다이얼 아래’ 포지션에서만 확연한 오차가 나타났을 뿐, 손목에 착용하는 동안에는 ±1초의 오차로 정확하게 작동했다.

근래 클래식을 벗어나 현대적인 디자인을 시도하는 브랜드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오리스는 새로운 것을 추구했고 메커니즘을 훤히 볼 수 있는 인하우스 스켈레톤 무브먼트로 승부를 봤다. 결과는 프로파일럿 X의 성공적인 데뷔로 이어졌다. 오리스는 이로써 기계식 시계만 제작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잃지 않은 채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적인 디자인의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은 현대적인 인하우스 스켈레톤 무브먼트와 조화를 이룬다.


테스트 결과


오리스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X 칼리버 115


스트랩과 버클(8/최대 10)

티타늄 브레이슬릿의 마감은 좋다. 한쪽에서 열리는 안전 폴딩 클래스프는 설계나 시각적인 면에서나 완성도가 뛰어나다.


조작성(5/5)

스톱 세컨드 기능과 큼지막한 크라운 덕분에 시간을 손쉽게 설정할 수 있다. 크라운을 500번 정도 돌리면 거의 풀 와인딩 상태에 이른다.


케이스(8/10)

정교한 디자인에 마감 역시 뛰어나다.


디자인(13/15)

메커니즘이 드러나는 디자인이 현대적이다. 무브먼트, 다이얼, 케이스, 브레이슬릿, 버클이 서로 잘 어울린다.


가독성(3/5)

야광 물질을 칠한 핸즈는 충분히 크다. 그에 비해 인덱스는 작은 편이다.


착용감(9/10)

가벼운 무게에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이 팔에 편안하게 감긴다.


무브먼트(15/20)

아름다운 스켈레톤 무브먼트는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갖춘 롱 파워리저브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작동 안정성 결과(5/10)

10일을 작동하는 동안 초반에는 밸런스 휠의 움직임이 특정 포지션에서 다소 불안정하다. 하지만 그 후로 7일 동안은 문제 없이 작동한다.


가격 만족도(12/15)

지금까지의 오리스 시계보다 비싸지만 제품의 스펙을 고려하면 적당한 가격이다.


크로노스 평가 78점



대체 가능한 모델  

제니스 데피 클래식

오리스 프로파일럿 X와 마찬가지로 현대적인 디자인에 스켈레톤 무브먼트가 돋보이는 티타늄 시계. 파워리저브는 이틀밖에 되지 않는다. 대신, 셀프와인딩 무브먼트에 날짜 기능을 지원한다. 가격은 프로파일럿 X보다 조금 더 비싸다.



 

케이스 지름 41mm, 티타늄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엘리트 670 SK 가격 7100유로(약 9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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