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히 알려진 대로 바쉐론 콘스탄틴은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워치메이커다. 1755년 설립한 이래 단절된 역사가 없다. 더 일찍이 세워진 워치메이커들이 쿼츠 파동으로 쓰러질 때도 바쉐론 콘스탄틴은 역사를 굳건히 지켜냈다. 덕분에 오랜 전통의 캐비노티에와 같은 역사적인 컬렉션 역시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었다. 캐비노티에(Les Cabinotieres)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컬렉션이기 이전에 천문학, 물리학 등 과학 전반에 뛰어난 지식과 기술을 갖춘 워치메이커를 지칭한다. 나아가 과거 위대한 워치메이커에 경의를 담아 부르는 이름으로도 쓰인다. 어원은 중세의 워치메이커들이 주로 작은 다락방에서 작업을 했다는 데서 비롯해 ‘작은 방’을 뜻하는 ‘캐비닛(Cabinet)’에서 유래했다. 당시 워치메이커들은 좁은 공간이지만 그곳에서 일생을 바쳐 현대 워치메이킹의 토대를 마련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캐비노티에는 선조들의 그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계승한다. 그래서 컬렉션 구성도 일반적인 제품이 아니라 소수의 마스터 워치메이커가 오랜 시간을 거쳐 완성하는 수작으로 이루어진다. 새롭게 선보인 캐비노티에 ‘라 뮤지크 뒤 떵(The Music of Time)’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소리로 알리는 시간, 즉 컴플리케이션의 최고봉인 차임 워치(미니트 리피터, 그랑&프티 소네리)가 주역이다. 물론, 신스틸러로 다른 컴플리케이션과 아트피스도 섞여 있다. 새로운 캐비노티에 컬렉션은 그를 포함해 총 10개의 작품으로 나뉜다. 메종은 특별히 이번 컬렉션을 위해 피프티-식스 론칭 때 파트너십을 맺은 애비 로드 스튜디오와 함께 미니트 리피터와 소네리 워치의 소리를 녹음하고 인증까지 거쳤다. 지난 11월 30일, 바쉐론 콘스탄틴의 워치메이킹이 빚어낸 그 소리가 동서양을 잇는 허브 도시 싱가포르에서 울려 퍼졌다.
두께 3.9mm의 울트라신 미니트 리피트 칼리버 1731을 탑재한 캐비노티에 미니트 리피터 울트라-신 로맨틱 노트.
캐비노티에 미니트 리피터 울트라-신 로맨틱 노트
‘에그쉘’ 컬러의 그랑푀 에나멜 다이얼에 레일로드 트랙과 기울어진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의 조화가 인상적. 무브먼트는 두께 3.9mm의 울트라신 미니트 리피터 1731을 사용한다. 덕분에 시계 두께도 8.5mm에 불과하다. 참고로, 무브먼트 이름 1731은 창립자 장-마크 바쉐론의 출생 연도를 뜻한다. 그만큼 뜻깊은 의미의 칼리버 1731은 얇은 두께 이전에 기술적으로도 훌륭한 무브먼트다. 독창적인 장치로 무음 플라잉 스트라이크 가버너를 장착했다. 해당 부품은 해머가 공을 때리는 동안 속도를 제어해 미니트 리피터가 일정한 간격으로 소리를 울릴 수 있도록 한다. 게다가 로맨틱 노트에서는 공이 미들 케이스에 연결돼 있다. 즉, 케이스와 무브먼트가 단일 개체로 보다 증폭된 소리가 케이스를 통해 울려 퍼진다.
Ref. 6630C/000R-B664
기능 시·분, 미니트 리피터
무브먼트 핸드와인딩 1731, 21,600vph, 36스톤, 65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1mm, 핑크골드, 글라스백
캐비노티에 미니트 리피터 투르비용 스카이 차트 셀레스티아 노트
트래디셔널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에 사용하는 칼리버 2755의 계승자. 투르비용과 미니트 리피터는 유지한 채 퍼페추얼 캘린더 대신 항성시를 포함한 스카이 차트를 시계 뒷면에 배치했다. 은하수와 별자리가 가득한 천체(스카이 차트)는 요일과 달, 방위와 함께 테두리에 표시된 항성시에 맞춰 정확히 23시간 56분에 1회전한다. 미니트 리피터는 케이스 측면의 슬라이드를 끝까지 당기면 작동한다. 해머가 공을 치기 시작하면 울림과 동시에 무브먼트가 극도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때 잡음을 제어하고 관련 부품의 과도한 마모를 방지하기 위해 특수 장치 사일런트 센트리페탈 플라이휠 스트라이크 가버너(Silent Centripetal Flywheel Strike Governor)를 설치했다.
Ref. 9730C/000R-B493
기능 시·분·초, 미니트 리피터, 투르비용, 항성시, 스카이 차트
무브먼트 핸드와인딩 2755 TMRCC, 18,000vph, 38스톤, 58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5mm, 핑크골드, 솔리드백
캐비노티에 미니트 리피터 투르비용 포 시즌스
시계와 공예가 만나 탄생한 예술작품 시리즈. 연못에서 헤엄치는 잉어가 사계절에 걸쳐 네 개의 작품으로 나타났다. 각각의 작품은 골드 베이스에 그림을 일일이 새겨 에나멜링 처리하는 샹르베 기법으로 완성한다. 하나의 다이얼을 조각하는 데만 약 60시간이 걸린다고. 이후 컬러 에나멜을 원하는 곳에 채운 뒤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해 약 15번 굽고 말리기를 반복한다. 그렇게 완성한 네 개의 작품에는 모두 동일한 무브먼트를 탑재한다. 사용한 칼리버 2755TMR은 셀레스티아 노트에 사용한 2755 TMRCC에서 스카이 차트만 생략한 무브먼트로 보면 쉽다. 나머지 투르비용과 미니트 리피터로 이루어진 메커니즘은 동일하다.
Ref. 6520C/000R-B604
기능 시·분·초, 미니트 리피터, 투르비용
무브먼트 핸드와인딩 2755 TMR, 18,000vph, 40스톤, 58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4mm, 핑크골드, 글라스백
39mm와 41mm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이는 미니트 리피터. 두 제품 동일하게 루비를 아워 인덱스로 활용했다. 그에 따라 가죽 스트랩도 같은 컬러를 사용해 통일감이 느껴진다. 두 모델 중 다이아몬드를 장식한 지름 39mm 버전은 메종에서 선보이는 최초의 여성용 미니트 리피터로서 의미가 남다르다. 무브먼트는 둘 다 동일하게 로맨틱 노트에도 사용한 칼리버 1731을 탑재한다. 그래서 케이스 역시 각각 8.53mm, 8.52mm의 두께로 상당히 얇고 우아하다. 39mm 모델이 0.01mm 더 두꺼운 이유는 베젤에 다이아몬드를 장식했기 때문이다.
Ref. 6605C/000R-B661(다이아몬드 세팅)·6630C/000R-B662
기능 시·분, 미니트 리피터
무브먼트 핸드와인딩 1731, 21,600vph, 36스톤, 65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39mm·41mm, 핑크골드, 글라스백
캐비노티에 미니트 리피터 퍼페추얼 캘린더 퍼펙트 콤비네이션
원조 울트라신 대가의 품격. 퍼페추얼 캘린더에 미니트 리피터까지 지원하는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임에도 무브먼트 두께는 5.7mm밖에 안 된다. 일반 타임 온리 무브먼트와 비슷한 수준. 덕분에 그를 탑재한 케이스 두께 또한 10.44mm로 이 정도 복잡한 시계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얇은 편이다. 슬림형 케이스에 탑재한 1731QP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앞선 로맨틱 노트에 사용한 칼리버 1731을 베이스로 퍼페추얼 캘린더(QP) 모듈을 추가한 버전이다.
Ref. 6610C/000R-B630
기능 시·분, 미니트 리피터, 문페이즈, 퍼페추얼 캘린더
무브먼트 핸드와인딩 1731QP, 21,600vph, 36스톤, 65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2mm, 핑크골드, 글라스백
캐비노티에 심포니아 그랑 소네리 교향곡 제6번
기계식 차임 워치가 닿을 수 있는 최고 경지. 미니트 리피터에 프티 소네리와 그랑 소네리까지 지원한다. 그래서 무브먼트 부품이 총 727개로 이루어진다. 조립하는 데만 500시간이 걸리는 칼리버 1860은 에너지 소모가 많은 차임 기능을 위해 별도의 배럴을 하나 더 두는 더블 배럴 구조다. 시간 표시와 차임을 위한 각각의 파워리저브는 다이얼 우측의 두 인디케이터(음표 핸즈가 차임에 해당)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능의 작동은 푸시 버튼과 회전 베젤을 통해 미니트 리피터와 프티 & 그랑 소네리를 각각 조작할 수 있고, 소네리의 설정은 베젤을 돌려 6시 방향 정중앙에 원하는 모드를 위치시키면 된다. GS는 15분 간격으로 반복해서 울리는 그랑 소네리를, PS는 1시간 간격으로 울리는 프티 소네리를, SIL은 무음 모드를 각각 가리킨다. 각각의 소리는 두께 15.1mm의 묵직한 핑크골드 케이스를 통해 선명하게 울려 퍼진다. 케이스는 특별히 측면에 베토벤의 교향곡 제 6번, F 장조 ‘정원’의 악보를 새겼다. 악보를 감싸는 올리브 나뭇잎 장식은 1923년 헤리티지 컬렉션〈아르키디아의 목자들〉에서 영감을 받아 저부조 기법(메달이나 주화처럼 형상을 얇게 새기는 기법)으로 완성했다.
Ref. 9200C/000R-B667
기능 시·분·초, 미니트 리피터, 프티 & 그랑 소네리,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스트라이킹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무브먼트 핸드와인딩 1860, 21,600vph, 74스톤, 72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5mm, 핑크골드, 글라스백
캐비노티에 아밀러리 투르비용
지난 2015년, 바쉐론 콘스탄틴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 Ref. 57260으로 시계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그리고 약 1년 뒤, 57260의 상징적인 아밀러리 투르비용과 더블 레트로그레이드를 이어받은 ‘손목시계’로 캐비노티에 아밀러리 투르비용이 탄생했다. 당시 제품은 화이트골드 모델이었고 올해 신제품은 티타늄 버전이다. 신작은 케이스 변화에 따라 새로운 장식으로 무브먼트 플레이트에 촘촘한 홉네일 패턴을 새겼다. 기능적으로는 전작과 동일한 무브먼트에 시침과 분침이 모두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으로 작동한다. 브랜드 측은 이를 가리켜 ‘인스턴트 레트로그레이드’라 일컫는다. 1시간마다 핸즈가 재빠르게 원점으로 돌아가는 이유에서다. 보다 빠른 플라이백을 위해 두 핸즈는 케이스 소재와 동일한 티타늄으로 만들었다. 정오와 자정에는 시침과 분침이 동시에 원점으로 돌아가는데, 매뉴팩처에서는 이때 기어트레인에서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두 메커니즘을 분리하는 특별한 장치를 고안했다. 해당 장치는 고유의 기술로 특허까지 취득했다. 아밀러리 투르비용 역시 마찬가지. 이름에서 아밀러리(Armillary)는 여러 방향으로 회전하는 옛 천문시계인 혼천의를 뜻한다. 그래서 아밀러리 투르비용은 일반적인 것과 달리 2개의 축을 중심으로 회전한다. 입체적인 움직임에 따라 헤어스프링 역시 평면이 아닌 원통형으로 설계해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했다. 그와 연관된 이스케이프먼트는 실리콘 이스케이프 휠에 다이아몬드를 장식한 특수한 레버로 이루어진다. 매뉴팩처에서 직접 개발했고 이 역시도 특허를 획득했다.
Ref. 91990/000T-B633
기능 시·분, 아밀러리 투르비용
무브먼트 핸드와인딩 1990, 18,000vph, 45스톤, 65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5mm, 티타늄, 글라스백
캐비노티에 라 캐러벨 1950
1950년 Ref. 4308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원작과 컬러만 살짝 다를 뿐 현대에 맞춰 원형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소의 뿔을 닮은 특유의 ‘콘 드 바슈’ 케이스에 범선이 자리한 다이얼은 특별히 아니타 포쉐 공방에서 클루아조네 에나멜 기법으로 제작했다. 클루아조네는 골드 와이어로 원하는 형상(해당 모델에서는 배와 파도)의 윤곽을 만들고, 그 공간에 컬러 에나멜을 채워 넣는 방식이다. 이후 굽는 과정을 반복하고 표면을 폴리싱 처리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라 캐러벨 1950에서 해당 기법으로 완성한 범선의 배경에는 반짝이는 별이 하나 떠 있다. 길잡이 역할을 했던 북극성으로 금박 조각을 붙여 유약을 발라 굽는 파이용(Paillon, 금속 조각) 기법으로 완성했다. 상당한 난이도의 파이용은 아니타 포쉐의 장기로도 잘 알려져 있다.
Ref. 1110C/000R-B612
기능 시·분
무브먼트 핸드와인딩 4400, 28,800vph, 21스톤, 65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39mm, 핑크골드, 솔리드백
캐비노티에 오픈워크 투르비용 하이 주얼리
메종의 칼리버 2260은 투르비용에 14일에 달하는 롱 파워리저브 무브먼트로 희소 가치가 높다. 두 개씩 짝을 이루는 총 4개의 배럴(메인 스프링의 총 길이는 22m)을 통해 넉넉한 파워리저브는 물론 안정적인 토크를 일정하게 유지해 시계의 신뢰성까지 보장한다. 캐비노티에 오픈워크 투르비용 하이 주얼리는 그 칼리버 2260의 스켈레톤 버전을 사용한다. 무브먼트에서 배럴과 각각의 브리지는 아라베스크(아라비아풍) 형태로 디자인한 덕분에 미적으로도 돋보인다. 그와 더불어 미의 완성은 인덱스로 활용한 12개의 사파이어와 시계 곳곳에 장식한 330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통해 이루어진다.
Ref. 89667/000G-B607
기능 시·분,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투르비용
무브먼트 핸드와인딩 2260 SQ, 18,000vph, 31스톤, 14일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6mm, 화이트골드, 글라스백
문의 바쉐론 콘스탄틴 02-3446-0088
게재호
66호(2020년 01/02월)
Editor
장종균
© Sigongsa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l rights reserved. © by Ebner Media Group GmbH & Co. KG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