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Y HIGH PRECISION
1984년 처음 발표한 콘퀘스트 V.H.P.는 그동안 론진이 개발한 크로노미터와 스포츠 타임키핑의 노하우를 집대성한 결과물이었다. 최초의 V.H.P.에 탑재한 울트라신 쿼츠 무브먼트 276VHP는 오차에 민감한 온도 보상 시스템으로 정확성을 유지했다. 이후 1.5V 산화은 배터리에서 3V 리튬 배터리를 채용하며 전지 교체 주기를 5~6년으로 늘리고, 1996년에는 퍼페추얼 캘린더 정보가 담긴 소형 칩을 무브먼트에 이식했다. 그리고 2017년 론진은 뇌샤텔 천문대에서 콘퀘스트 V.H.P.의 부활을 선언했다. 그러나 지금은 쿼츠 무브먼트 시계만으론 예전처럼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기가 어렵다. 그래서 론진이 선택한 것은 다시 한번 극도의 정확성을 추구하는 정공법이다. 일반적인 기계식 시계는 일오차 ±4초, 쿼츠 시계는 연오차 ±10초를 상당히 정확한 기준으로 보는데 새로운 V.H.P. 컬렉션은 연오차가 ±5에 불과하다. COSC인증을 받은 쿼츠 무브먼트도 연오차가 약 25초라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만큼 뛰어난지 알 수 있다. 일반적인 쿼츠 시계의 정확도를 뛰어넘은 비결은 충격이나 자성에 의해 핸즈가 흐트러지거나 멈췄을 때 스스로 오차를 계산해 다시 정확한 시간으로 재설정하는 GPD(Gear Position Detection, 기어 위치 검출) 시스템 덕분이다. 쿼츠 무브먼트의 장점을 살린 스마트 크라운은 시간 조정을 위해 뽑으면 초침이 12시로 이동한다. 그리고 크라운을 천천히 돌리면 분침이 1분 단위로 점핑 이동하고 빠르게 돌리면 분침이 빠르게 한 바퀴 점핑하며 한 시간 단위 조작이 가능하다.
V.H.P. GMT FLASH SETTING
론진은 9월 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V.H.P.의 듀얼타임 버전인 V.H.P. GMT 플래시 세팅을 공식 론칭했다. 바젤월드에서 시계는 먼저 공개했고 이제 전용 애플리케이션의 준비를 마치고 전 세계에 동시 발매를 시작했다. 론진은 분명 기계식 시계의 명가지만 극도의 정확성이라는 또 다른 목표로 전개하는 V.H.P. 컬렉션에서는 단순히 핸즈를 추가한 듀얼타임으로 편의성을 더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우선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홈타임과 트레플타임을 설정하면 크라운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양쪽의 시간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게다가 시간을 설정하는 방식이 신선하다. 플래시 세팅(Flash Setting)은 시계를 스마트폰 화면 원 안에 위치시키면 자동으로 인식해 연속적인 플래시 발광을 한다. 이 신호를 다이얼 12시 인덱스의 작은 구멍 속에 내장된 센서가 받아들여 시간을 자동으로 세팅해준다. 스마트폰이 정보를 정확히 받아들이면 12시에 정렬한 핸즈가 앞뒤로 살짝 움직이며 시간 조정이 완료되었음을 알려준다.
무엇보다 세팅을 마치고 크라운 버튼을 두 번 누르면 4개의 핸즈와 날짜창까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 덕분에 조작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실제 여행, 출장, 외국과 자주 연락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편리한 기능이다. 정확성과 편리한 기능까지 탑재한 V.H.P. GMT는 쿼츠를 넘어선 쿼츠, 슈퍼 쿼츠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게다가 론칭 현장에서 직접 만져본 V.H.P. GMT 플래시 세팅은 준수한 케이스 마감과 디테일이 좋은 다이얼 덕분에 만듦새가 나무랄 데 없었다. 가격은 케이스와 스트랩의 종류에 따라 100만원 후반부터 200만원 초반대다.
플래시 세팅은 블루투스나 와이파이 신호 같은 연결 작업이 필요 없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 마치 QR 코드처럼 스마트폰 화면 안에 시계를 넣으면 곧바로 플래시 발광으로 시계에 신호를 보내 듀얼타임을 세팅해준다.
론칭 프레젠테이션
신제품 소개는 로마의 아름다운 야경과 현대 건축물이 어우러진 테르나 디 푸크사스(lanterna di fuksas)에서 진행했다. 프레젠테이션은 1988년부터 론진의 수장을 맡은 CEO 월터 본 캐널과 마케팅 부사장 후안 카를로스 카펠리가 직접 맡았다. 발표 중간 선보인 새로운 캠페인 영상에는 서울의 야경과 홍보대사인 영화배우 정우성이 등장해 론진이 한국에 쏟는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진 칵테일파티에는 V.H.P.의 개발팀도 참가해 충실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론진 글로벌 챔피언스 투어
V.H.P. GMT 플래시 세팅을 발표하기 하루 전 로마 포로 이탈리코 스포츠 아레나에서는 론진이 후원하는 론진 글로벌 챔피언스 투어 로마 그랑프리가 열렸다. 전 세계 유명 도시를 돌며 16번의 그랑프리와 최종 슈퍼 그랑프리까지 17번의 경기를 치르는 승마 대회다. 이 대회는 론진의 단독 후원으로 진행된다. 거대한 대리석 조각상으로 둘러싸인 경기장은 곳곳에 론진의 시계와 로고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특히 론진의 심벌 컬러인 짙은 남색은 푸른 하늘, 하얀 모래 필드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유서 깊은 로마의 스포츠 아레나가 론진의 전용 경기장으로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초대받은 VIP는 물론 본 경기가 시작되기 전 오전부터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람객들이 야간 이벤트 공연까지 빠짐없이 자리를 지키며 론진 글로벌 챔피언스 투어의 가치를 빛냈다.
게재호
59호(2018년 11/12월)
Editor
김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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