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델은 개발 당시 스펙 포르쉐 자동차 개발 팀이 도움을 줬다. 우리는 이 모노블록 액추에이터를 착용하고 포르쉐 911 GT3로 서킷을 주행하며 크로노그래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테스트했다.
이른 아침 500마력의 911 GT3는 요란한 소리로 포효하며 출발했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버튼 대신 케이스 옆면 크로노그래프 로커를 눌러 모노블록 액추에이터를 작동시켰다. 그리고 라이프치히의 서킷 위에서 911의 엔진 회전수를 높였다.
테스트에서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우리가 탄 GT3 모델은 일반적으로 450마력이 넘는 포르쉐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수동 차량이기 때문이다. 물론 변속 시프트의 이동 거리가 짧고 모노블록 액추에이터를 누르는 것만큼 작은 힘만으로도 변속이 가능하지만 커브 길에서 내동댕이치지 않기 위해서는 정확한 타이밍에 빨리 저속으로 변속을 해야 했다. 게다가 305mm의 후륜 타이어는 트랙션이 높아 커브에서도 엄청난 속도를 제공한다. 덕분에 911 GT3의 주행 한계 영역에서 몸이 받는 물리적 영향력도 상당했다.
포르쉐 디자인의 크로노그래프 모델이 러버 스트랩을 선택한 것은 좋은 판단이다. 다만 사람들은 고무 소재가 손목에 딱 달라붙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 때문에 스트랩 안쪽에는 통풍을 위해 섬세한 윤곽선을 만들었다. 이 시계는 우리가 마치 GT3의 풀 셸 시트(Full Shell Seat, 스포츠카에서 볼 수 있는 안전한 시트)에 앉아 있는 것처럼 안전하게 고정된다.
서킷을 몇 바퀴 돌고 나니 두려움으로 흐르던 땀이 조금 줄어들었다. 서킷에 적응한 911 GT3의 주행이 아주 편안해졌기 때문이다. 커브에서 차량 뒷부분이 가벼워지고 드라이브 휠이 너무 미끄러워지면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고, 운전대의 각도나 가속을 조금만 줄여도 차량을 쉽게 제어할 수 있었다.
테스트 시계의 조작 역시 쉬웠다. 스크루 다운 방식의 크라운에서 유일하게 특이한 점은 첫 번째 포지션에서 시계 방향으로 날짜를 조절하고, 다른 방향으로는 24시간 핸즈를 시간 단위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버터플라이 방식의 폴딩 버클은 접힌 상태에서도 별도의 핀 조절이 가능하다. GT3의 중앙 rpm 카운터와 그 옆의 회전 속도계처럼 모노블록 액추에이터의 시간은 쉽고 빠르게 볼 수 있다. 그러나 크로노그래프나 다른 정보를 보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GT3의 자연흡기 방식 4리터 엔진은 딜레이 없이 자연스럽게 출력을 높여 분당 회전수 8250에서 500마력을 낸다. 그리고 곧 레이싱에 어울리는 최고 회전수 9000까지 올라가며 고 rpm의 즐거움과 엔진음을 만끽할 수 있다. 모노블록 액추에이터의 엔진은 당연히 이보다 조용하게 움직인다. 이 시계는 어두운 톤으로 코팅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백 안에 밸주 7754 칼리버를 탑재했다. 스위스의 무브먼트 전문 제조사인 ETA가 제조했으며 품질은 이미 입증됐다. 셀프와인딩 로터는 포르쉐 디자인 로고를 남기고 스켈레톤 가공했다. 그 아래 브리지는 페를라주 마감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무브먼트는 시간당 28,800번으로 빠르게 움직인다. 시계 무브먼트의 정밀함은 포르쉐의 엔진과 비슷하다. 전자식 측정기에서 하루 평균 오차는 +4.5초로 정상적인 수치였으며, 크로노그래프를 작동하고 측정한 결과는 +3초로 더 좋았다.
스펙
포르쉐 디자인 모노블록 액추에이터 24H 크로노타이머 블랙 & 러버(PORSCHE DESIGN MONOBLOC ACTUATOR 24H-CHRONOTIMER BLACK & RUBBER)
제조사 포르쉐 디자인 타임피스 주식회사(Porsche Design Timepieces AG)
소재지 스위스 CH 4500 졸로투른, 비베리스트슈트라세 18 (Biberiststrasse 18, CH-4500 Solothurn)
제품번호 4046901568047
기능 시·분, 날짜, 듀얼타임, 기능 인디케이터, 30분과 12시간 카운터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밸주 7754, 셀프와인딩 방식, 28,800vph, 25스톤, 스톱 세컨드, 데이트 퀵 체인지, 잉카블록 충격 흡수 장치, 밸런스 레귤레이터 조정 장치, 48시간 파워리저브, 지름 30mm, 두께 7.9mm
케이스 티타늄 카바이드 코팅 티타늄, 양면 7겹 무반사 코팅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스크루 다운 방식 크라운, 스크루 다운 방식의 컬러 코팅을 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백, 100m 방수
스트랩과 버클 러버 스트랩과 티타늄 카바이트 코팅 티타늄 폴딩 버클
사이즈 지름 45.5mm, 두께 15.6mm, 무게 124g
가격 6250유로(약 800만원)
작동 안정성 테스트(하루 중 편차 초/24시간)
크로노그래프 오프 / 크로노그래프 온
다이얼 위 +7 / +5
다이얼 아래 +5 / +4
크라운 위 +2 / +1
크라운 아래 +7 / +5
크라운 왼쪽 +0 / -2
크라운 오른쪽 +6 / +5
최대 포지션 간 편차 7 / 7
평균 오차 +4.5 / +3
평균 진동각
수평 포지션 326° / 304°
수직 포지션 296° / 271°
모노블록 액추에이터 모델은 다이얼 9시 방향에 있는 인디케이터가 사용자를 위해 스타트 깃발을 흔들어준다.
장점
보이지 않는 크로노그래프 로커 스위치
뛰어난 가독성
편안한 착용감
단점
비싼 가격
실용적이지 못한 버클
무브먼트는 포르쉐 911의 엔진처럼 완전히 숨겨져 있지 않다. 밸주 7754 칼리버는 포르쉐 디자인의 로고가 달린 로터로 수정했고 검은색 코팅을 한 글라스백 안에 있다.
PORSCHE DESIGN
이 디자인 스튜디오는 첫 번째 포르쉐 911을 디자인한 페르디난드 알렉산더 포르쉐(Ferdinad Alexander Porsche)가 1972년 설립했다.
의류와 시계 그리고 안경과 필기구 같은 액세서리 이외에도 가전과 공업 제품을 디자인한다. 독립 기업이었으나 2003년 대부분의 지분을 포르쉐가 인수했으며 2017년 남은 지분까지 모두 인수했다. 포르쉐 디자인은 시계를 만들기 위해 과거 IWC나 에테르나와 협업을 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는 스위스 졸로투른에 자체적인 시계 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포르쉐 디자인에서는 티타늄, 블랙 컬러, 크로노그래프, 그리고 포르쉐 스포츠카 등을 주요 테마로 삼고 있다.
모노블록 액추에이터와 포르쉐 911 GT3 수동 버전은 모두 특수한 핸드 스위치를 가졌다.
변속의 즐거움
GT3는 수동 변속기로 시속 100km를 3.9초 만에 달성한다. 추가 금액이 필요 없는 옵션인 오토매틱 트윈 클러치로는 분명히 더 빨라진다. 3.2초다. 그러나 기계식 시계와는 도전적인 수동 변속기가 더 잘 어울린다. 이는 스포츠카를 다루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이다.
이 시계가 포르쉐의 자연흡기 엔진에서 받아들인 또 다른 특징은 푸시 버튼이다. 크로노그래프 동작을 위한 로커는 자동차 엔진의 로커 암(Rocker Arm) 위의 밸브 컨트롤과 비슷한 움직임이다.
모노블록 액추에이터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두 개의 푸시 버튼 대신 이중 로커 스위치가 있다. 이 시스템은 케이스와 절묘하게 이어지며 내부는 완벽하게 감춰져 있다. 이번 테스트 모델인 블랙 버전에서는 로커 스위치의 존재를 거의 느낄 수 없으며, 티타늄 버전에서는 아래위의 검은색 틈새 덕분에 아주 정밀한 칼럼 형태 부속을 인지할 수 있다. 로커는 경화 처리한 특수한 태핏으로 힘을 전달한다. 또한 특수 패킹 덕분에 크로노그래프 작동을 수중에서도 할 수 있다. 로커 안쪽 스프링 메커니즘은 세라믹으로 만든 포지셔닝 볼을 이용해 로커가 항상 정확한 출발 위치로 돌아올 수 있게 한다. 크로노그래프를 작동시키면 로커의 윗부분은 글라스와 매우 가깝게 움직이지만 절도 있는 회전으로 접촉하진 않는다.
포르쉐 911처럼 모노블록 액추에이터도 자신들만의 디자인 전통을 따르면서 모던한 해석을 더하고 있다.
러버 스트랩은 GT3가 서킷을 달리고 드리프트를 시도할 수 있는 스포츠 타이어와 비슷한 형태다.
대체 가능한 모델
태그호이어 까레라 칼리버 16 데이 데이트
티타늄 카바이드 코팅 티타늄 케이스, 지름 43mm, 셀프와인딩 밸주 7750. 모노블록 액추에이터보다 낮은 가격이지만 동일한 케이스 소재, 무브먼트, 그리고 레이싱 스포츠와 관련이 큰 시계다. 그러나 태그호이어 시계에는 듀얼타임, 모던한 디자인, 혁신적인 공학 기술이 없다.
디자인 전통
부품 가공, 정밀한 움직임과 작은 틈은 뛰어난 엔지니어링의 증거다. 무엇보다 모노블록 액추에이터의 크로노그래프는 아주 작은 힘으로 정확하게 조작할 수 있다. 이는 그들만의 디자인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해 얻은 결과다. 포르쉐 911이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자동차의 아이콘인 것처럼 포르쉐 디자인의 크로노그래프 시계 역시 유서 깊은 역사가 있다. 1972년 포르쉐 디자인의 첫 번째 시계가 블랙 케이스의 크로노그래프였고, 1980년의 크로노그래프 모델로부터 티타늄 재질, 숨겨진 푸시 버튼 콘셉트, 다이얼 디자인, 타키미터 스케일을 물려 받았다. 그리고 포르쉐 디자인은 이런 과거의 유산을 더욱 모던하게 다듬어 강한 인상의 토노 케이스에 담아냈다.
이들을 즐기기 위해서는 일단 일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최고 시속 320km로 달리는 GT3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은행에 어느 정도 돈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911 GT3의 가격은 최소 15만2416유로(약1억9500만원)다. 이는 매우 큰 액수다. 그러나 서킷에 어울리는 레이싱 자동차치고는 생각보다 적은 금액이다. 그리고 911 GT3를 타고 라이프치히에 있는 포르쉐 서킷에서 달리고 싶다면 이틀간의 주행 트레이닝을 예약할 수 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위해선 4750 유로(약600만원)를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정확한 랩 타임을 체크하고 싶다면 그보다 조금 많은 6260 유로(약800만원)를 지불해야 하며, 이는 이번 테스트 모델 블랙 앤 러버 스트랩 버전의 모노블록 액추에이터를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다. 동일한 무브먼트를 탑재했으나 가격이 낮은 브라이틀링 내비타이머 월드(약750만원) 같은 모델도 있다. 그러나 견고한 티타늄 카바이드 코팅 케이스와 섬세한 로커 스위치로 인해 테스트 모델의 가격은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서킷을 몇 바퀴 돌고 나서 911 GT3에서 내렸더니 가열된 자동차의 열기에 그림자가 흔들려 보였다. 테스트는 합격이다. 포르쉐와 자동차와 모노블록 액추에이터는 서로 잘 어울렸으며, 각 기능도 역시 훌륭하게 작동했다.
테스트 결과
스트랩과 버클 (8/최대 10)
안쪽에 패턴을 새긴 러버 스트랩은 아치 형태로 러그와 연결되며 가공 수준도 좋다. 버클 역시 마감이 깔끔하다. 다만 조절 가능한 핀이 달린 양방향 폴딩 버클은 다루기가 약간 불편하다.
조작성(5/5)
크로노그래프 스타트와 스톱 버튼인 로커(시소 방식의 레버)는 적은 힘으로도 작동이 가능했다. 스크루 다운 방식 크라운도 모든 기능의 조절이 쉬웠다.
케이스(9/10)
티타늄 카바이드 코팅한 티타늄 케이스는 가공이 매우 뛰어나다. 특히 로커 스위치의 정확한 위치와 아주 미세한 틈새는 하나의 공학 예술품이다.
디자인(13/15)
테스트 시계는 포르쉐 디자인의 역사적인 크로노그래프 모델의 스타일 요소를 모두 담았으며 이를 모던하게 재해석해 성공적으로 진화시켰다.
가독성(4/5)
시간은 빠르게 읽을 수 있다. 그러나 크로노그래프 카운터와 듀얼타임 존을 보는 것은 조금 시간이 필요했다.
착용감(8/10)
러버 스트랩의 착용감은 편안하다. 시계는 손목에 잘 맞았으며 무겁다는 느낌도 없다.
무브먼트(12/20)
ETA 밸주 7754는 틸딩 피니언과 캠 방식 크로노그래프 메커니즘으로 견고함을 인정 받은 무브먼트다. 포르쉐 디자인만의 형태로 수정한 로터 덕분에 가치가 상승했다.
작동 안정성 결과(7/10)
평균 오차는 아주 낮았고, 플러스 수치였다. 그러나 각 포지션 간의 편차가 약간의 마이너스 요소다.
가격 만족도(11/15)
시계의 품질과 로커 스위치가 존재하는 케이스의 금액을 고려하면 가격 대비 성능이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크로노스 평가 77점
게재호
58호(2018년 09/10월)
글
옌스 코흐(Jens Koch)
Editor
김도우
사진
마르쿠스 크뤼거, 함부르크(Marcus Krüger, Hambu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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