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강했다. 대놓고 드러내지 않았다. 메인 모델인 마스터 애뉴얼 캘린더가 대표적이다. 애뉴얼 캘린더지만 여느 제품처럼 복잡한 다이얼을 통해 ‘컴플리케이션’이라고 외치지 않았다. 타임 온리 제품처럼 간결하게 만들었다. 리뉴얼을 거친 레전드 다이버도 있다. 지름 36mm 버전을 선보이며 스몰 사이즈 트렌드에도 조용히 화답했다. 실리콘 헤어스프링을 적용한 레코드 컬렉션과 대대적인 론칭을 예고한 새로운 콘퀘스트 V.H.P. 역시 기대를 모은다. 소리 높여 드러내진 않았지만, 론진의 내공은 고수의 칼날처럼 여전히 매서웠다.

마스터 컬렉션 애뉴얼 캘린더

전통의 데이-데이트 구조를 따른 애뉴얼 캘린더다. 만약, 다이얼에 ‘ANNUAL CALENDAR’ 표식이 없다면 해당 제품임을 인지하기 쉽지 않을 정도. 그만큼 스몰 컴플리케이션임에도 타임 온리 모델처럼 다이얼이 간결하다. 구성은 3시 방향 두 개의 창을 통해 데이-데이트가 아니라 월과 날짜를 각각 표시한다. 컴플리케이션임을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복잡한 다이얼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선뜻 호감이 안 갈 수도 있다. 다만, 이 모델의 가격을 확인하면 마음이 동할지 모른다. 국내 예상 가격이 300만원대다. 이 금액에 이만한 모델이 있을까 싶다. 장종균

마스터 컬렉션은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기계식 시계를 처음 구입하는 사람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사실 엔트리 가격대에서 변화, 혁신이라는 말로 파격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은 대다수 소비자를 위한 일은 아니다. 론진의 드레스 워치 신제품은 아름답고 고전적이지만, 자칫 그냥 지나칠 만큼 평범한 외관이다. 하지만 기능적으로는 무려 애뉴얼 캘린더다. 거의 모든 기계식 시계에 필요한 월말 날짜 조정을 일년에 한 번 2월에만 하면 된다. 게다가 애뉴얼 캘린더 시계 중에서 여태껏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가격으로 발매한다고 한다. ETA를 보유한 스와치 그룹의 큰 수혜다. 김도우

Ref. L2.910.4.78.3 

기능 시·분·초, 애뉴얼 캘린더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L897.2(ETA A31.L81), 25,200vph, 21스톤, 64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0mm, 스테인리스스틸, 30m 방수, 글라스백

콘퀘스트 V.H.P. 크로노그래프

‘최고의 정확성(Very High Precision)’을 지칭하는 론진의 신개념 쿼츠. 연오차 ±5초에 충격이나 자성에 의해 핸즈가 흐트러지가나 멈췄을 때 재설정으로 다시 정확한 시간을 표시하는 GPD(Gear Position Detection, 기어 위치 검출) 시스템까지 갖췄다. 지난해 첫선을 보였고, 인기에 힘입어 올해 블루 다이얼을 비롯해 PVD 코팅 블랙 케이스 등 베리에이션이 뒤를 잇는다.

Ref. L3.717.4.96.9 

기능 시·분·초, 크로노그래프, 퍼페추얼 캘린더 

무브먼트 쿼츠 L289.2

케이스 지름 42mm, 스테인리스스틸, 50m 방수, 솔리드백

레코드

겉은 로즈골드로, 속은 실리콘 헤어스프링으로 각각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기존처럼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건 물론이다. 스테인리스스틸 콤비 버전 외 로즈골드 모델도 있다. 사이즈 역시 다양하다. 지름 40mm 부터 38.5mm에 여성을 위한 30mm와 26mm 버전까지 있다.

Ref. L2.821.5.76.7 

기능 시·분·초, 날짜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L888.4, 25,200vph, 21스톤, 64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0mm, 스테인리스스틸과 로즈골드, 30m 방수, 글라스백

돌체비타

론진의 인기 여성 컬렉션인 돌체비타에 추가된 남성 모델. 사각시계가 부족했던 남성 컬렉션의 빈자리를 채운 묘안이다. 기존 여성 버전에서 사이즈를 조금 더 키웠을 뿐, 고전적인 사각 케이스에 바탕을 둔 우아한 디자인은 여전하다.

Ref. L2.757.4.71.0(스트랩)·L5.757.4.71.6(브레이슬릿)

기능 시·분·초, 날짜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L595/592, 28,800vph, 20스톤, 40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27.7×43.8mm, 스테인리스스틸, 30m 방수, 솔리드백

레전드 다이버

인기 헤리티지 컬렉션인 레전드 다이버의 리뉴얼. 블랙 PVD 코팅 케이스로 새롭게 돌아왔다. 워낙 유명한 디자인이기에 그 외는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메인은 역시나 많은 관심을 모은 지름 36mm의 컬러 다이얼 모델. 퍼플, 브라운, 자개, 그린 총 네 가지 버전으로 선보인다. 여성은 물론 남성에게도 어울린다.

Ref. L3.774.2.50.9 

기능 시·분·초, 날짜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L888.2, 25,200vph, 21스톤, 64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2mm, 스테인리스스틸, 300m 방수, 솔리드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