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GPHG 수상 후보 발표

GPHG 2024 수상 후보가 발표됐다. GPHG 아카데미는 146개 브랜드가 출품한 273개 시계 중 90개를 수상 후보로 선정했으며, 수상 후보들은 15개 부문에서 20여개의 상을 두고 경쟁하게 된다.

내용




GPHG는 "Grand Prix d'Horlogerie de Genève"의 약자로,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라고 불린다. 2001년에 설립됐으며, 2011년부터 공익 재단이 관리한다. 시계 산업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적인 시계 시상식이며, 시계 제작의 우수성을 기념하고 홍보하는 데 목적을 둔다. GPHG는 매년 시계 브랜드들이 출품한 시계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해 다양한 부문에서 상을 수여하고 있다. GPHG 수상은 큰 영광이자 업적이므로 많은 브랜드가 도전한다.


시계 산업의 전문가, 디자이너, 컬렉터,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아카데미(Academy)가 심사 과정에 참여하며, 아카데미 회원 중 특정 시계 전문가로 선정된 심사위원단 주리(Jury)가 최종 심사를 담당한다. 수상작들에게는 '황금 바늘'을 뜻하는 최고상 '에귀유 도르(Aiguille d’Or)'를 비롯, 20여개의 상이 수여된다.



GPHG 2023 시상식 현장.

 

GPHG 주요 수상 부문은 약 20개다. 수상 부문은 GPHG의 결정에 따라 해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거나 추가될 수 있다. 심사위원 특별상(Special Jury Prize), Revival Prize(재출시상)등은 특별상으로 분류된다.  


'Aiguille d’Or' Grand Prix 

최고의 시계에 수여되는 가장 권위 있는 상.


Ladies' Watch 

여성 시계 중에서 디자인과 기능이 뛰어난 시계.


Ladies' Complication Watch

여성용 컴플리케이션으로, 기술적 정밀함이 돋보이는 시계.


Men's Watch

남성 시계 중에서 가장 우수한 시계.


Men's Complication Watch

남성용 컴플리케이션으로, 기술적 복잡성과 정밀함이 돋보이는 시계.


Iconic Watch 

시계 산업에서 상징적 의미를 지닌 모델.


Toubillon

중력이 밸런스 스프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투르비용 메커니즘의 정교함, 디자인, 기술적 완성도, 독창성 평가. 


Calendar and Astronomy 

애뉴얼 캘린더 또는 퍼페추얼 캘린더 같은 기능과 문페이즈나 천문 시계 등 천문학적 컴플리케이션의 정확성, 편의성, 기술적 복잡성 평가.


Mechanical Exception 

독창적이거나 혁신적인 무브먼트처럼 특별한 기계적 혁신이나 기술적 성취를 이룬 시계. 


Chronograph Watch

크로노그래프 시계 중 최고의 디자인과 편의성을 지닌 모델.


Sport Watch

스포츠나 야외 활동을 위한 시계 중 실용성, 견고성, 그리고 다양한 환경에서의 신뢰성이 뛰어난 모델. 


Diver's Watch

다이버 워치 중 방수 기능과 내구성이 뛰어난 모델.


Jewellery Watch

보석을 장식한 시계 중 예술성과 독창성이 돋보이는 모델.


Artistic Crafts

시계 제작에서 수공예 기술이 뛰어난 시계.


Mechanical Exception

특별한 기계적 혁신이나 기술적 성과를 가진 시계.


'Petite Aiguille' 

프티 애귀유. 8000스위스프랑(약 8500달러) 이하의 시계 중 가장 우수한 모델.


Challenge Watch

비교적 낮은 가격대에서 가장 뛰어난 품질과 디자인을 가진 시계.


Chronometry Watch

정확성과 관련된 성능이 탁월한 시계.


Innovation Prize

시계 산업에 혁신을 가져온 모델.


Audacity Prize

독창적이고 대담한 디자인이나 기술을 가진 시계.



 작년 수상 브랜드 대표들.



올해도 어김없이 GPHG 2024가 진행된다. 이번 여름 980명으로 구성된 GPHG 아카데미는 146개 브랜드가 출품한 273개 시계 중 90개를 수상 후보로 선정했다. 이 시계들은 15개 카테고리로 나뉘었으며, '애귀유 도르(Aiguille d’Or)'를 포함한 20여개의 상을 두고 경쟁하게 된다. 후보작은 다음과 같다. gphg.org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성 시계 부문에서는 올해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등장한 에르메스 컷과 반클리프 아펠 레이디 주 뉘(데이 앤 나이트) 시계가 돋보인다. 에르메스 컷은 쿠션 케이스 안에 원형 다이얼이 있는 디자인과 커팅 디테일이 돋보이는 모델. 뛰어난 시인성 및 착용감과 더불어 쉽고 편한 스트랩 체인지 시스템을 갖췄음에도 일체형 브레이슬릿처럼 보이는 완성도가 일품이다. 반클리프 아펠 레이디 주 뉘 시계는 24시간 회전하는 낮밤 인디케이터를 다이얼 전체로 확대하고 아름다운 세공을 더했다. 낮에 뜨는 태양은 얇은 어벤추린 글라스 위 옐로 골드 조각으로, 밤에 뜨는 별과 달은 다이아몬드로 표현됐다. 반클리프 아펠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 시계는 2008년 모델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핵심 메커니즘인 낮밤 인디케이터 모듈을 자체 제작해 탑재했다. 이전에는 뛰어난 컴플리케이션 제작자 장-마크 비더레흐트(Jean-Marc Wiederrecht)의 모듈 전문 제작사 아젠호(Agenhor)에서 공급 받은 모듈을 사용했었다. 반클리프 아펠의 발전된 기술력도 증명하는 시계인 것이다. 2008년과 동일한 지름 38mm와 새롭게 출시된 지름 33mm로 이뤄졌으나 이번 후보에는 33mm 모델이 올랐다.


여성용 컴플리케이션 부문에선 유독 벚꽃이 많다. 일본 시계 문화의 발달 수준을 엿볼 수 있다. 안데르센 제네바의 월드타임 모델과 루이 비통 땅부르 슬림 비비엔 점핑 아워 사쿠라가 대표적이다. 안데르센 제네바는 실력 있는 시계 제작자이자 독립 시계 제작자 아카데미(AHCI, Académie Horlogère des Créateurs Indépendants) 공동 창립자인 스벤드 안데르센(Svend Andersen)이 1980년대 만든 브랜드로 월드타임, 점핑 아워, 퍼페추얼 캘린더 등 컴플리케이션에 주력한다. 이번에 출품한 사쿠라 안데르센 제네바×BCHH는 클루아조네 에나멜 다이얼과 루이 코티에 월드타임을 결합한 모델. 1970년대 파텍 필립 컴플리케이션 공방에서 월드타임을 제작한 스벤드 안데르센의 경험이 반영됐기에 파텍 필립 월드타이머 Ref. 5231과도 흡사하다. 안데르센 제네바는 2021년부터 싱가포르 출신 컬렉터 겸 사업자 벤자민 치의 하이엔드 독립 시계 브랜드 BCHH(Benjamin Chee Haute Horlogerie)와 함께 특별한 에디션을 제작해왔으며, 이번 사쿠라 월드타이머는 그 최신작이다. 협업의 상징은 '독수리 날개' 러그. 별도로 제작된 러그를 손으로 유광 마감한 후 케이스에 부착하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완성됐다. 현대 시계 제조에서는 파르미지아니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기술이다. 다이얼에선 벚꽃을 나타내기 위해 핑크 컬러 루비로 24시간 링의 정오를 표시한다. 케이스 두께는 10.1mm. 셀프와인딩 방식과 월드타임 기능을 고려했을 때 얇은 편이다. 


시간 기능만 갖춘 시계는 간결하기에 더 까다로운 영역이다. 기술적 미감과 완성도가 숨을 곳 없이 드러나기 때문. 수상 후보에 오른 시계들도 앞서 말한 조건에 부합한다. 그중 대담한 모델이 있다. 장-마크 비더레흐트와 그의 팀이 설립한 독립 시계 브랜드 베르네론(Berneron)의 미라지 시에나 시계다.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 속 시계처럼 보이기도한다. 미라지 시에나는 다이얼과 케이스처럼 보이는 부분만 비대칭으로 디자인된 것이 아니다. 핸드와인딩 무브먼트에서 비대칭이 비롯됐다. 커다란 배럴에 직접 연결된 스몰 세컨드, 회중 시계 스타일의 밸런스 휠 등이 배치된 모습이 흥미롭다. 쇼파드는 L.U.C 퀄리티 플러리에 시계를 내세웠다. 쇼파드가 2021년 퀄리티 플러리에(Qualité Fleurier) 재단의 유일한 수탁자가 된 후 처음으로 그 인증을 진행한 시계다. 퀄리티 플러리에는 스위스 플러리에 지역 최고의 시계를 인증하기 위한 엄격하고 독립된 기준이다. 이 시계는 쇼파드 고유의 재활용 스틸인 루센트 스틸을 사용한 첫 번째 L.U.C 퀄리티 플러리에 모델이기도 하다.


남성 시계 부문의 경쟁도 치열하다. 1.8mm 초슬림 케이스에 메카닉적 매력을 물씬 풍기는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플래티넘, 슬로라이프를 예찬하며 50년만에 하이비트 핸드와인딩 칼리버 9SA4를 발표한 그랜드 세이코 신작 SLGW003, 인덱스·핸즈·케이스는 물론 무브먼트까지 골드 및 플래티넘으로 만들며 궁극의 드레스 워치를 지향한 파르미지아니 토릭 프티 세컨드 플래티넘이 돋보인다. 시계의 모든 요소를 수작업으로 완성한 일본 독립 시계 제작자 하지메 아소카(Hajime Asaoka)의 츠나미 아르데코 모델도 빼놓을 수 없다.


남성용 컴플리케이션에서는 센트럴 투르비용, 점핑 아워, 차이밍, 퍼페추얼 캘린더, 월드 타임 등 초복잡 메커니즘이 도열했다. 이름 있는 시계 제작자 드니 플라지올레(Denis Flageollet)와 다비드 자네타(David Zanetta)가 함께 만든 하이엔드 독립 시계 브랜드 드 베튠(De Bethune)의 DB 카인드 오브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이 특히 흥미롭다. 케이스에 2021년에 도입한 회전 시스템이 적용됐다. 케이스는 중앙 축을 중심으로 부드럽게 회전하며, 양면 다이얼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한쪽 다이얼엔 시간, 날짜, 요일, 윤년을 표시하는 퍼페추얼 캘린더와 문 페이즈를, 뒤쪽 다이얼엔 시간, 점핑 세컨드,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초경량 투르비용을 올렸다. 양면 다이얼에서 각 기능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모습에서 드 베튠의 기술적 숙련을 짐작할 수 있다. 회전 케이스의 캠 작동 인덱싱 시스템은 플로팅 러그와 케이스가 완벽히 정렬되로록 돕는다. 재도약 중인 프랭크 뮬러는 롱아일랜드 시계의 직사각형 케이스를 새롭게 진화시키며 트리플 점핑 메커니즘을 도입했다. 오전 12시에 시, 분, 날짜가 동시에 바뀌는 모습이 압권이다. 프랭크 뮬러 관계자는 이때의 폭발적 토크를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전했다.   


아이코닉 워치 부문 역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1952년 오리지널에 충실한 브라이틀링 내비타이머 B12 크로노그래프 41 코스모넛, 1980년 시계 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오리지널 골드와 러버 조합을 따른 위블로 클래식 퓨전 오리지널 옐로 골드, 브랜드 창립 150주년을 기념해 1979년 오리지널 풀 골드 모델을 거의 그대로 되살린 폴로 79 등 클래식에 기반한 모델이 주를 이뤘다. 루이 비통 워치 메이킹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케이스 일체형 브레이슬릿 워치 땅부르와 투르비용 케이지에 항공기 엔진 터빈 디자인을 적용해 IWC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스페셜 에디션으로 꼽히는 빅 파일럿 워치 “마르쿠스 뷜러(Markus Bühler)”도 아이콘의 지위를 차지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투르비용은 시계 정확성을 지키기 위해 헤어 스프링이 관성 모먼트를 유지하도록 밸런스 휠을 회전시켜주는 장치다. 헤어 스프링을 탑재한 밸런스 휠을 케이지 안에 넣은 후 그 케이지를 돌리며, 그 모습이 ‘회오리바람(투르비용)’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최고의 시계 제작자로 알려진 다니엘 로스 브랜드 설립 35주년을 맞아 그의 1988년 대표작을 되살린 투르비용 수스크립시옹(Tourbillon Souscription)이 빠지지 않았다. 각기 길이가 다른 3개의 초침이 투르비용을 중심으로 회전하며 3단 세컨드 인덱스를 가리키는 방식은 여전히 인상적이다. 독립 시계 제작자 카리 부틸라이넨의 브랜드 부틸라이넨 투르비용 20주년 모델도 흥미롭다. 다이얼에선 투르비용을 찾아볼 수 없다. 투르비용은 글라스백에 있다. 무브먼트는 두 개의 배럴에 센트럴 휠이 바로 연결된 구조인데, 배럴의 에너지가 센트럴 휠로 바로 전달되도록 인터미디어트 휠이 삭제됐다. 글라스백의 투르비용은 그 에너지가 효율적으로 분배되고 시계 진폭이 균일하게 유지되도록 돕는다.


캘린더와 천문시계 부문 후보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IWC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는 3999년까지 달력을 조정할 필요가 없는 획기적인 ‘영구달력’ 메커니즘으로 이번 ‘워치스 앤 원더스 2024’를 뜨겁게 달군 모델. 문 페이즈는 이론상으로 4500만년 동안 정확하다. H. 모저 앤 씨는 아젠호와 협력해 엔데버 라인에 차이니즈 퍼페추얼 캘린더를 만들어냈다. 태양력인 그레고리력과 음양력을 결합해 중국 황도 12궁과 월상을 모두 표시하는 기술적 업적을 이룬 시계다. 또한 외부 개입 없이 동일한 주기로 작동하는 최초의 시계이기도 하다. 음력 1년은 평균 354.36일로, 태양력 1년인 365.25일보다 10.88일이 짧다. 순전히 음력을 따르는 경우, 매년 11일씩 어긋나게 된다. 음력에서는 이런 차이를 줄이기 위해 2~3년마다 13번째 달인 윤달을 추가한다. 음력은 반복 주기가 없기 때문에 보통의 차이니즈 캘린더는 12년 동안 최소 70번 조정해야 한다. 하지만 엔데버 차이니즈 캘린더는 수정할 필요가 없다. 무브먼트에서 두 개의 캠이 평행으로 작동하며, 탐침(feeler)이 음력 월의 수와 기간에 대한 정보를 시계에 전달하기 때문이다. 12년 주기가 끝나면 시계를 점검하면서 다음 12년 주기를 위한 캠으로 교체할 수 있다.


메커니컬 익셉션 부문답게 특별한 기술적 성취를 이룬 시계가 가득하다.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COSC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시계인데,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센터의 인증까지 받았다. 실용화 및 양산이 가능한 모델이라는 뜻이다. 에르메스 아쏘 뒥 아틀레는 고진동 밸런스 휠을 다축으로 돌리는 투르비용에 미니트 리피터와 멀티 스포크 기어까지 적용했다. 이런 기술적 쾌거가 모두 에르메스의 미감을 충족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이 놀랍다. 피아제 알티플라노 얼티메이트 콘셉트 투르비용은 세계에서 제일 얇은 핸드와인딩 투르비용 시계의 기록을 다시 썼다. 플라잉 투르비용을 탑재했음에도 케이스 두께는 2mm로, 2018년 타임온리 콘셉트 워치와 동일하다. 앞서 소개한 모델들 모두 지난 4월에 열린 ‘워치스 앤 원더스 2024’에서도 주목 받은 시계들이다.


크로노그래프 부문에선 안젤루스, 루이 비통과 아크리비아(Akrivia), 파르미지아니, 태그호이어, 제니스 등이 목록에 올랐다. 루이 비통이 신예 시계 제작자 레제프 레제피(Rexhep Rexhepi)와 함께 만든 LVRR-01은 크로노그래프와 투르비용, 스트라이킹 메커니즘이 모두 담겼다. 레제프 레제피는 다이얼 앞면에서 시간과 투르비용을, 뒷면에서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표시하는 양면 메커니즘을 택했다.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으로 조정할 수 있는 스트라이킹 메커니즘은 크로노그래프가 계측한 시간의 초·분 단위를 소리로 알려준다. 시계 제작 분야에서 초신성처럼 등장한 레페즈 레제피는 '독립 시계 제작자를 위한 루이 비통 워치 프라이즈(Louis Vuitton Watch Prize for Independent Creatives)' 1회에서 우승한 경력을 자랑한다. 태그호이어 모나코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는 브랜드 최초로 선보인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로서 의미가 있다. 안젤루스에선 평균 속도 측정에 특화된 크로노그래프인 인스트루먼트 드 비테스(Instrument de Vitesse, 속도계)가 올랐다. 이름답게 60초만 잴 수 있는 모노 푸셔 크로노그래프로, 같은 시티즌 그룹에 속한 라 주 페레 매뉴팩처의 A5000 칼리버를 탑재한다. 까르띠에 CPCP 똑뛰 모노푸셔에 탑재된 MC 045와 동일한 무브먼트다. 개발자 프랑수아 폴 주른이 라 주 페레에 사용 권리를 넘겼다고 알려졌다. 시계 디자인 스튜디오 마세나랩(Massena Lab)과 스위스 독립 시계 제작자 실뱅 피노(Sylvain Pinaud)가 협업한 모노 푸셔 크로노그래프에도 눈길이 간다. 모든 구성품이 손으로 제작됐으며, 스켈레톤 다이얼과 무브먼트를 통해 완전한 통합형 크로노그래프의 작동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스포츠 워치 부문도 흥미진진하다. 제니스 데피 익스트림 다이버와 IWC 파일럿 워치 퍼포먼스 크로노그래프 41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포뮬러 1 팀처럼 정체성이 뚜렷한 모델이 대부분이다. 튜더는 작년 펠라고스 FXD에 크로노그래프 모델을 새롭게 추가하며 관련 신제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그중 사이클링 에디션은 프로 사이클링 팀을 위한 모델로, 자전거 속도에 맞춘 타키미터 눈금이 특징이다. 말레이시아 출신의 사진 작가이자 시계 애호가 밍 테인(Ming Thein)의 독립 시계 브랜드 밍의 다이버 워치도 눈에 띄는 경쟁자다. 슈퍼 루미노바 X1 야광 물질을 채운 다이얼이 뛰어난 가독성을 확보해주며, 다이얼 일부가 전통 다이버 워치의 회전 베젤을 대신해 회전한다. 


주얼리 워치 부문은 화려하기 그지 없다. 불가리, 쇼파드, 다미아니, 디올, 구찌, 피아제가 아낌없이 젬 세팅 기술을 펼쳐보였다. 블루, 핑크, 바이올렛 사파이어, 자수정, 루비, 핑크 가넷, 탄자나이트, 아이올라이트, 아쿠아마린, 다이아몬드를 포함해 160캐럿 이상의 보석을 엄선한 불가리 펠리체 하이 주얼리가 가장 화려한 모델. 시크릿 워치를 숨긴 9.78캐럿 파라이바 투르말린은 매우 희귀한 보석으로 알려졌다. 바닷가 생태계를 환상적인 젬 세팅으로 표현한 쇼파드 레드 카펫 컬렉션의 라구나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도 환상적이다.


수공예술 부문에는 루이 비통 에스칼 캐비닛 오브 원더스 스네이크스 정글, 에르메스 아쏘 코러스 스텔라룸, 피아제 글로윙 위브(Glowing Weave) 워치, 반클리프 아펠 레이디 아펠 주 앙상떼(Lady Arpels Jour Enchanté) 워치 등 발표와 함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모델로 구성됐다. 반클리프 아펠 레이디 아펠 주 앙상떼는 메종의 뛰어난 에나멜링 기술에 다이아몬드 세팅까지 결합했다. 특허를 출원한 신기술이다. 안데르센 제네바의 점핑 아워는 0.4mm 두께로 자른 블랙 제이드 스톤을 통째로 다이얼에 올렸다. 12시 방향 점핑 아워와 6시 방향 미니트 다이얼만 남긴 극도의 미니멀리즘은 블랙 제이드 스톤의 깊고 우아한 질감을 부각시킨다.


‘프티 애귀유’ 부문은 약 1200만원 이하 가격대의 시계 중 가장 뛰어난 모델을 가린다. 프랑스 그래픽 아티스트 스공스공(seconde/seconde)이 프레드릭 콘스탄트 슬림라인 문페이즈를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한 모델, 컴플리케이션 전문 공방(현 오데마 피게 소속) ‘르노 앤 파피’의 공동 설립자이자 존경받는 시계 제작자 도미니크 르노(Dominique Renaud)와 고급 시계 제작에 두각을 드러낸 줄리앙 티시에(Julien Tixier)가 신생 브랜드 퓨를랑 마리를 위해 단 21개의 부품으로 완성한 퍼페추얼 캘린더 등 쟁쟁한 후보들이 나섰다. 지름 39mm로 출시된 ‘코크 베젤’ 튜더 블랙 베이 58 GMT도 빼놓을 수 없다.


챌린지 부문답게 실험적인 모델들이 후보에 올랐다. 신생 브랜드의 시계들이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리프 핸즈를 파격적으로 재해석한 프랑스 브랜드 보블루(Beaubleu)의 블루 컬러 원형 핸즈 모델도 그중 하나다.  크리스토퍼 워드 런던의 C.1 문 페이즈는 다이얼과 문 페이즈 디스크에 모두 반짝이는 어벤추린 스톤 소재를 사용해 다이얼에서 실제로 달이 떠오르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2004년 세 워치 메이커 친구가 설립한 콜로키움(Kollokium)의 프로젝트 1 모델은 참신한 시도가 돋보인다. 다이얼은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으로 렌더링한 후 의도적으로 픽셀화된 이미지를 3D로 재구성했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도 일반적인 밀링 또는 스탬핑이 아닌, 다이캐스팅이라 불리는 주조 방식으로 만들었다. 



올해 GPHG 아카데미가 선정한 90개의 시계는 오는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홍콩 헨더슨 빌딩 중심부에 위치한 크리스티(Christie's)의 새로운 본사에서,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의 사이공 오페라 하우스에서 아워 글라스(The Hour Glass)와 함께,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는 미국 뉴욕 워치스 오브 스위스(Watches of Switzerland)에서, 마지막으로 10월 30일부터 11월 17일까지 스위스 제네바 라트 박물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GPHG 2024의 최종 수상자 명단은 오는 11월 13일 수요일(현지시간) 제네바 레만 극장에서 열리는 제24회 GPHG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이 시상식은 gphg.org와 미디어 파트너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시상식 후에는 11월 21일부터 23일까지 부쿠레슈티 대학 도서관에서 MisterWatch Magazine이 주최하는 전시회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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