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세이코, 45GS 리-크리에이션

'그랜드 세이코 스타일'을 정의한 모델이 다시금 등장했다. 이번엔 올해 초 선보인 하이비트 핸드와인딩 칼리버 9SA4를 탑재했다. 그랜드 세이코의 역사와 전통을 복기하는 모델이자 수집 가치가 충분한 시계다.

내용


 

아시아의 하이엔드를 넘어 전 세계에서 인정 받는 그랜드 세이코가 지난 9월 2일 45GS를 재탄생시켰다. 1968년의 45GS는 이전해 태어난 44GS의 후속작이다. 44GS와 45GS는 세이코의 최상위 브랜드인 그랜드 세이코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44GS는 다이니 세이코샤(현 세이코 워치 코퍼레이션)에서 제작한 첫 번째 그랜드 세이코 시계였다. 1960년 탄생한 최초의 그랜드 세이코 시계는 스와 세이코샤(현 세이코 엡슨 코퍼레이션)에서 만들었다. 44GS가 최초의 그랜드 세이코만큼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그랜드 세이코 스타일'이라 불리는 독창적 정체성을 확립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1960년대 중반 세이코 시계 디자이너 타로 타나카(Taro Tanaka)는 당시 팽배한 스위스 시계의 틀에서 벗어나 시계 디자인을 새롭게 정의하고자 했다. 그것이 '빛과 그림자의 상호작용'을 중시한 '그랜드 세이코 스타일'이었다. 원칙은 다음과 같았다. 평면의 표면, 강하고 선명한 라인, 왜곡 없는 반사, 뚜렷한 가독성. 다시 말해 케이스와 다이얼은 매끄럽고 평평해야 하고, 시계의 윤곽선은 분명하고 날카로워야 하며, 시계 표면은 정확하게 빛을 반사해야 하고, 인덱스와 핸즈는 어느 각도에서 쉽게 읽을 수 있어야 했다. 그는 '그랜드 세이코 스타일'을 위해 고도의 폴리싱 기법인 '자라츠(Zaratsu)' 가공을 도입했다. '자라츠' 폴리싱을 가한 시계 케이스는 거울처럼 빛을 반사하고 모서리(에지) 디테일을 살린다. 지금도 '자라츠' 폴리싱은 그랜드 세이코를 대표하는 기술이다. 1967년의 44GS는 '그랜드 세이코 스타일'을 따른 첫 번째 시계였다. 단순하면서 고급스러운 외관, 뛰어난 가독성, 정밀한 마감을 자랑했다. 44GS는 단순 인기 모델에 그치지 않았다. 여러 번 리메이크를 거치며 지금까지도 그랜드 세이코 디자인과 철학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3년 세이코 시계 제작 100주년 기념 모델도 44GS 리에디션이었다. 





 

1968년에 44GS의 뒤를 이은 45GS는 무브먼트 사양을 높인 모델이다. 44GS에는 핸드와인딩 칼리버 4420B가 탑재됐다. 진동수는 당시 표준인 18,000vph이었다. 45GS의 칼리버는 4520. 세이코 최초로 36,000vph 하이비트(고진동)를 도입한 무브먼트였다. 45GS가 지금 이 시점에 재등장한 이유와도 관련 있다. 그랜드 세이코는 '워치스 앤 원더스 2024'에서 핸드와인딩 칼리버 9SA4를 선보였다. 2020년 탄생한 셀프와인딩 칼리버 9SA5의 40%를 새롭게 재설계해 핸드와인딩 방식으로 변경했다. 일반적인 레버 이스케이프먼트 시스템보다 효율이 좋은 듀얼 임펄스 이스케이프먼트 시스템, 80시간의 긴 파워 리저브 등 9SA5 칼리버의 장점은 유지됐다. 독특한 점은 태엽을 감는 래칫 휠의 역회전을 방지하는 클릭 레버다. 그랜드 세이코 시즈쿠이시 워치 스튜디오 근방에 서식하는 할미새(Wagtail) 모양이며, 클릭음도 유달리 경쾌하다. 태엽을 감는 손맛(촉각), 소리(청각), 재미(시각)을 되살려 기계식 시계 본연의 매력에 다시금 심취하게 하려는 의도다. 9SA4 칼리버의 진동수는 36,000vph. 1968년 45GS의 4520처럼 핸드와인딩 하이비트 무브먼트다. 그랜드 세이코가 1970년대 이후 50년만에 선보인 핸드와인딩 하이비트 무브먼트이기도 하다. 45GS의 계보 또한 매끄럽게 잇는다. 




시계 디자인은 오리지널과 비슷하다. 술통 단면을 닮은 배럴형 케이스의 각진 모습, 일체형 러그, 거울처럼 반짝이는 자라츠 표면, 또렷한 시인성 등 '그랜드 세이코 스타일'를 따른다. 다이얼 12시 방향에는 세이코 로고를, 6시 방향엔 그랜드 세이코를 뜻하는 'GS'를 두고 36,000vph 고진동을 의미하는 프린팅을 했다. 그 아래 번개 모양 심벌은 다이니 세이코샤에서 제작됐다는 의미다. 모두 1968년 45GS를 충실히 재현했다. 시계 뒷면만 다르다. 새로운 45GS는 핸드와인딩 무브먼트의 시각적 경험을 위해 글라스백을 적용했다. 세이코 애호가라면 여러모로 탐날 수밖에 없는 디테일이다. 

2024년의 45GS 리-크리에이션의 크기는 지름 38.8mm, 두께 10.4mm다. 동일 칼리버를 장착한 '워치스 앤 원더스'의 에볼루션 9 SLGW005와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SLGW005는 지름 38.6mm, 두께 9.95mm다. 러그 투 러그 사이즈는 19mm로 SLGW005보다 1mm 작다. 45GS 리-크리에이션은 스테인리스 스틸과 옐로 골드 두 가지로 마련됐다. 


내용

썸네일 이미지

그랜드 세이코 45GS Re-creation

Ref. SLGW004 기능 시·분·초 무브먼트 핸드와인딩 칼리버 9SA4, 36,000vph, 80시간 파워 리저브 케이스 지름 38.8mm, 두께 10.4mm, 옐로 골드, 30m 방수, 글라스백

썸네일 이미지

그랜드 세이코 45GS Re-creation

Ref. SLGW005 기능 시·분·초 무브먼트 핸드와인딩 칼리버 9SA4, 36,000vph, 80시간 파워 리저브 케이스 지름 38.8mm, 두께 10.4mm, 옐로 골드 또는 스테인리스 스틸, 30m 방수, 글라스백

댓글0

댓글작성

관련 기사

배너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