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랑팡 피프티 패덤즈 노 래디에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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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팡 트리뷰트 투 피프티 패덤즈 노 래디에이션 

Blancpain Tribute to Fifty Fathoms No Radiations


Ref. 5008D-1130-B64A(500개 한정) 

기능 시·분·초, 날짜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1151, 21,600vph, 28스톤, 100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지름 40.3mm, 스테인리스스틸, 300m 방수, 글라스백

가격 1600만원대



피프티 패덤즈는 어쩌면 시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다이버 워치입니다. 1953년 세계 최초로 발표한 본격적인 다이버 워치가 피프티 패덤즈기 때문이죠. 지금은 표준처럼 여겨지는 다이버 워치의 디자인과 스펙이 당시로서는 너무 생소하고 어려운 기술이었습니다.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제대로 된 다이버 워치의 필요성을 느낀 프랑스 해군 다이버 부대의 밥 마루비에르(Bob Maloubier) 대위는 직접 다이빙에 필요한 기능과 디자인을 스케치해 시계 브랜드에 제조를 의뢰했습니다. 여기에 유일하게 반응한 게 바로 블랑팡이었죠. 당시 블랑팡의 CEO 장 자크 피슈테르(Jean-Jacques Fiechter)가 아마추어 다이버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겁니다. 이렇게 탄생한 피프티 패덤즈는 이후 1950년대 말 프랑스 해군과 1960년대 독일 연방 해군에 다이버 워치를 공급한 찬란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당시 탄생한 피프티 패덤즈들은 의외로 현재의 컬렉션과 외형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최근 블랑팡은 이미 자사의 아카이브에 보관 중인 빈티지 피프티 패덤즈를 다시 선보이며 시계 애호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모델이 2017년 발매한 트리뷰트 투 피프티 패덤즈 밀-스펙(MIL-SPEC)입니다. 1957년 미국 해군 부대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제작한 콘셉트인데요, 시계 내부 다이얼 6시 방향에 수분 표시기가 있습니다. 컬러가 변하면 시계에 물이 들어와 더 이상 시간이 정확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함이죠. 현재의 제조 기술력을 고려하면 의미가 없는 기능입니다만, 그렇기에 더욱 컬트 워치스럽습니다. 그리고 레귤러 피프티 패덤즈는 케이스 지름이 다소 큰 45mm로만 만날 수 있는 있는데, 이 한정판은 케이스 지름이 40mm입니다!! 물론 지금 블랑팡의 컬렉션에는 크기가 작은 바티스카프도 있지만, 피프티 패덤즈만의 매력인 둥근 사파이어 베젤을 갖춘 레귤러 모델은 오직 45mm뿐이었습니다. 이 40mm라는 적당한 사이즈는 애호가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포인트죠. 



 

그리고 오늘 역사적인 빈티지 모델을 복각한 새로운 트리뷰트 투 피브티 패덤즈가 등장합니다. 다이얼에 방사능 야광 물질 라듐을 사용하지 않았음을 밝힌 노 래디에이션(No Radiations, 이하 노 래드) 버전입니다. 노 래드란 표현이 등장한 배경은 흥미롭습니다. 라듐(Radium)은 최초의 야광 물질로 1900년대 초부터 사용했습니다. 이름 자체가 라틴어로 방사선을 뜻하는 ‘Radisu’에서 유래했죠. 높은 농도의 라듐은 붕괴되며 빛을 내는 성질이 있어 과거에 자연발광 페인트로 다양하게 사용했습니다. 문제는 이 라듐이 방출하는 방사선이 상당히 강력했다는 점이죠. 때문에 방사선의 위험을 모르던 시절에는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시계를 제조했고 이로 인해 작업자가 원인 불명으로 사망하는 사건까지 있었습니다. 효과적인 성능 덕분에 군용 물품으로 마지막까지 사용했지만 1950년대 이후엔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블랑팡도 1960년대 독일 전투 잠수 부대가 다이빙 장비로 사용한 피프티 패덤즈 다이얼에 라듐을 사용하지 않았음을 뜻하는 노 래드 로고를 사용했습니다. 지금은 ‘Bund No Rad’라 불리는 피프티 패덤주 RPG 1 모델이죠. 참고로 이 오리지널 피프티 패덤즈 노 래드의 크기는 35mm입니다. 



Fifty Fathoms No Rad Vintage model 


이처럼 노 래드 마크는 역사적인 의미도 있고, 주위에서 방사능 물질을 쉽게 볼 수 없는 지금으로선 꽤나 신선한 디자인입니다. 그러나 노 래드의 등장을 예견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네요. 이미 2010년 45mm 버전으로 피프티 패덤즈 노 래드가 발매했었기 때문이죠. 이번 신제품은 그때와 달리 밀-스펙과 마찬가지로 케이스 지름을 40mm로 줄여서 출시했습니다. 디자인 자체는 밀-스펙에 이어 2019년 발표한 전설적인 밀리터리 다이버 워치의 복각 바라쿠다와 거의 같습니다. 둥근 사파이어 베젤을 갖춘 작은 케이스, 얇은 펜슬 모양 핸즈, 올드 라듐톤을 재현한 살구색 슈퍼 루미노바에 멋진 셀프와인딩 칼리버를 감상할 수 있는 글라스백까지. 여기에 다이얼 6시 방향에 노 라드 마크를 추가하고 인덱스 디자인을 원형으로 교체했습니다. 한정판으로서 인기를 얻을 요소는 모두 모였다고 할 수 있죠. 특히 시계 애호가뿐만이 아니라 빈티지 밀리터리 애호가라면 크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역사적인 다이얼 디자인 외에도 피프티 패덤즈 노 래드는 사파이어로 만든 돔 글라스와 둥근 베젤 덕분에 최신 다이버 워치에서 보기 힘든 둥그스름한 이미지와 멋진 광택으로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프레드릭 피게를 베이스로 제작한 1151 칼리버의 멋진 마감도 가산점이 될 수 있죠. 실리콘 헤어스프링을 탑재하고 더블 배럴로 100시간 파워리저브를 제공해 기능적으로도 나무랄 데 없습니다. 


트리뷰트 투 피프티 패덤즈 노 래디에이션은 500개 한정이며 한국 가격은 1600만원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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