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ZM 11

빛과 그림자

내용


ZM 11 스틸 미드나잇 블루. 스틸 브레이슬릿은 개별 링크의 모양과 폴리싱 마감된 안쪽 면이 인상적이다. 1100만원대. 


컬트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가 ZM 1과 ZM 2 모델에 이어 ZM 11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이중 레이어 다이얼이 빛과 매끄럽게 어우러지는 시계다.

알렉산더 크룹(Alexander Krupp) 에디터 채소라


라이카의 새로운 워치 ZM 11은 눈여겨볼 디자인 요소가 풍성하지만, 하이라이트는 단연 다이얼이다. 두께가 0.4mm에 불과한 레이어의 이중 배열은 특별한 깊이를 만들어내고, 표면 색상이 실제와 달리 밝은색에서 점점 어두워지는 그러데이션처럼 보이는 효과를 낸다. 인덱스와 핸즈도 공들여 디자인했다. 전체 브러시드 마감에 모서리만 미러 폴리싱한 아플리케 인덱스는 중앙에 야광 물질을 채워서 밝은 햇빛 아래에서든 깜깜한 밤에든 뛰어난 가독성을 보장한다. 다이아몬드 커팅, 패싯(Facet) 처리한 핸즈 또한 다각도에서 빛 반사를 하도록 만들었다. 브러싱과 샌드 블래스트 처리한 표면이 입사광을 반사하는 방식도 흥미롭다.



티타늄 론칭 에디션. 다이얼의 붉은색 악센트는 시계를 기울여야만 보인다. 1100만원대. 


라이카 전용 엔진

무브먼트는 스위스 무브먼트 전문 회사 크로노드(Chronode)가 공급하는 LA-3001이다. 즉 일오차 -4~+6초로 크로노미터급 정확성을 가지며 파워리저브는 60시간으로 긴 편에 속하는 셀프와인딩 칼리버다. 이미 잘 알려진 ZM 1 및 ZM 2 모델과 같이 샌드 블래스팅, 브러싱 및 폴리싱 등 다채로운 마감 방식에서도 섬세한 디테일을 향한 열정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브리지 형태와 마감을 살펴보면 크로노드가 다른 브랜드에 공급하는 같은 구조의 무브먼트와 확연히 다르다. 다양한 컴플리케이션 모듈로 발전할 수 있는 구조로, 라이카는 실제로 컬렉션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새로운 칼리버를 탑재한 지름 41mm 티타늄 또는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는 100m 방수 성능을 갖춘 동시에 라이카 카메라의 전형적인 순수주의 미학을 따른다. 카메라 렌즈의 잠금장치에서 영감 받은 스트랩 교체 시스템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시계 뒷면을 보면 눈에 익은 빨간색 라이카 도트 버튼이 있는데, 이 버튼을 눌러 스트랩을 교체할 수 있다. 티타늄 또는 스틸 소재의 링크 브레이슬릿, 블랙 러버 스트랩, 베이지 브라운 패브릭 스트랩 중 선택 가능하며 라이카 전 세계 매장 또는 제휴 시계 전문점에서 스트랩을 별도로 판매한다.


라이카의 새로운 워치 ZM 11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다이얼이다. 레이어의 이중 배열이 실제와 달리 밝은 색에서 점점 어두워지는 그러데이션처럼 보이는 효과와 깊이감을 낸다.



ZM 11 티타늄 커피 블랙 모델. 반투명 래커가 원래는 블랙 컬러인 다이얼에 따뜻한 갈색 빛을 더해준다. 1100만원대. 


베츨라에서 경험한 라이카 시계

독일 헤센 주 베츨라(Wetzlar) 라이카 본사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에서 부품 품질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특히 다이얼 구조가 마음에 들었다. 상단을 에칭 처리해 줄무늬로 홈을 새긴 두 개의 얇은 레이어는 디자인 다양성이 높다. 특히 티타늄 소재의 론칭 에디션은 검은색 다이얼 두 개가 겹쳐 있는 듯 보이지만 상단 레이어의 내부 가장자리를 붉은색 래커로 마감 처리하여 상상력을 자극한다. 붉은색은 손목을 기울여야만 보인다. 커피 블랙 버전 역시 두 개의 검은색 레이어로 이루어졌지만 상단은 반투명 래커로 덮어 따뜻한 브라운빛을 낸다.



뒷면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 크로노드의 셀프와인딩 무브먼트는 라이카의 전형과도 같은 깔끔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자체 고안한 스트랩 교체 시스템은 라이카 카메라의 렌즈 잠금장치를 연상시킨다. 


가장 마음에 든 모델은 블루 다이얼과 블랙 베이스 플레이트를 장착한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이었다. 그 이유는 빛나는 푸른색이 중성적인 금속의 톤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매트한 티타늄 버전과 달리 매트한 표면에 미러 폴리싱의 광택을 더했기 때문이다. 스틸 버전에서는 자체 설계한 브레이슬릿이 관전 포인트로, 매트하게 마감된 링크 사이로 광택 있는 내부 모서리가 빛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티타늄 버전은 혁신적인 다이얼과 따뜻한 컬러의 케이스라는 성공적인 조합을 자랑하면서 무게도 가볍다. 전체적으로 매트한 티타늄 브레이슬릿과 결합해도 깃털처럼 가벼워서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 자체 개발한 스트랩 교체 시스템 덕분에 조합도 용이하다. 1400만원대인 ZM 1 및 ZM 2 모델과 달리 가격 면에서도 훨씬 합리적인 편. 스위스 크로노드의 대량 생산 이점을 살려, 더 많은 고객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라이카의 의도를 알 수 있다. 이건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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