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QUE GOLD

시계에 사용되는 가장 가치 있는 소재 중 하나인 골드. 각 브랜드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합금은 더욱 특별하다.

내용

옐로 골드, 화이트 골드, 레드 골드. 아마도 이 컬러의 골드 워치가 가장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색상을 창조하고자 하는 욕구에는 끝이 없는 법. 레드 골드보다 약간 더 밝은 로즈 골드도 새로움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탄생했다. 최근에는 많은 브랜드가 개별적으로 합금을 만들고 있다. 때론 특별한 컬러를 위해, 때로는 금의 물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ROLEX

영원한 아름다움 

롤렉스는 2005년 자체 로즈 골드 합금인에버로즈 골드를 선보였다. 붉은색을 가능한 오랫동안, 이상적으로는 영원히 유지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출발한 컬러다. 롤렉스는 스위스 제네바에 자체 매뉴팩처를 가지고 있다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매뉴팩처에서 합금에 사용되는 금속을 1000 이상에서 녹여 주조하고, 원하는 모양으로 성형한다

먼저 금을 녹인 후 물이 담긴 흑연 몰드에 붓는다. 금은 물에 닿는 순간 냉각돼 과립이라는 작은 변구체로 변화하는데, 이 과립에 열을 가하면 골드바가 된다. 여기서 추가 가공이 이어진다. 성형, 압착, 드로잉, 압연 등을 통해 골드바는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링크, 베젤, 케이스백, 클래스프용 부품 등 다양하게 변신한다. 마지막으로 부품을 무광이나 유광 등 원하는 방식으로 광택 또는 새틴 마감한다

순도 25캐럿의 금은 너무 부드러워 일상적인 착용에 적합하지 않다. 때문에 시계 케이스에는 대부분 750/000으로 알려진 18캐럿 금을 사용한다. 18캐럿은 75%가 순금으로 이뤄졌다. 나머지 25%의 재료로 경도와 색상이 결정된다. 화이트 골드는 대부분 팔라듐이나 은으로 이뤄져 있고 구리는 합금에 붉은빛을 띠게 해 레드 골드에 주로 쓰인다. 롤렉스는 에버로즈 골드의 정확한 구성, 정확히는 25%가 어떤 재료로 이뤄져 있는지 언급하지 않고 있다.


A. LANGE & SÖHNE
달콤한 약속

랑에 운트 죄네가 자체 합금을 소개한 건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랑에 운트 죄네는 2010년 독일 작센 주 글라슈테에 위치한 매뉴팩처에서허니 골드라 불리는 합금을 소개했다. 그리고 허니 골드를 상표로 등록해 독일어권에서는 이 합금의 공식 명칭으로 만들었다. 꿀과의 연관성은 금의 따뜻한 광택에서 비롯됐다

랑에 운트 죄네는 허니 골드로 만든 리미티드 에디션을 비정기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제품은 올해 나온 다토그래프 퍼페추얼 투르비용 허니골드루멘이다. 랑에 운트 죄네는 허니 골드가 색상을 제외하고도 기존 합금보다 단단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설명한다. 특수한 열처리와 합금의 성분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재료와 비율은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HUBLOT
극한의 경도

위블로는 스위스 로잔 연방 공과대학과 함께 3년간 개발을 거친 끝에 2012, 전례 없는 골드 소재를 공개했다. 골드 소재임에도 스크래치 방지 기능을 갖춰매직 골드라 명명된 합금이다. 18캐럿 순도를 지녔으며 재료의 25%는 세라믹으로 구성돼 무려 1000 비커스 경도(Vickers hardness)를 자랑한다

일반적으로 시계 케이스에 사용되는 합금은 140 비커스 경도, 시계용 스테인리스 스틸은 220 비커스 경도, 하이테크 세라믹은 1200~2000 비커스 경도를 자랑한다. 위블로는 매직 골드의 생산 공정 특허도 취득했다. 세부 사항은 밝히지 않았지만, 다공성 세라믹에 금을 주입한 만큼 금과 세라믹이 약 3 1 비율로 구성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직 골드는 붉은색보다 녹색에 가까운 반짝이는 황회색 컬러가 돋보인다. 위블로는 매직 골드를 고광택이 아닌 무광 마감하고 있다. 2012년 페라리 스페셜 모델에 매직 골드를 처음으로 도입했으며, 이후 다양한 컬렉션에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블랙 세라믹을 결합한 빅뱅 유니코 풀 매직 골드 44MM, 정사각형 모양의 스퀘어 뱅 유니코 42MM 풀 매직 골드 등이 있다




OMEGA
다양한 합금

세드나골드, 카노푸스골드 그리고 문샤인골드. 오메가만큼 다양한 합금을 선보이는 브랜드도 없다. 오메가는 2012년 브랜드 첫 합금인세드나골드를 공개했다. 오메가는 성분을 대략적으로 밝히고 있는데 세드나골드는 75% 금과 20% 이상의 구리, 1% 이상 팔라듐으로 이뤄져 있다. 오메가의 로즈 골드 워치는 모두 세드나골드로 제작됐다.

세드나는 이누이트 신화에 등장하는 바다의 여신이다. 해왕성보다 2.7배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 태양 궤도를 도는 붉은 소행성 이름이기도 하다. 오메가는 2003년 발견된 이 미행성에서 영감을 받아 세드나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컬러 스케일의 다른 쪽 끝에는 오래도록 투명한 광채를 유지하는카노푸스 골드™’가 있다. 75%의 금에 20% 이상의 팔라듐, 플래티넘 1%, 로듐 1% 이상이 함유된 화이트 골드 합금이다. 특히 환하게 빛나는 흰 광택을 보이는 카노푸스 골드는 세드나 골드만큼이나 내구성이 뛰어나다. 이름은 천문학에서 유래했다. 밤하늘에서 시리우스 다음으로 밝게 빛나는 별이지만, 먼 남쪽에 있어 중부 유럽에서는 관측할 수 없다

오메가는 2019년부터 기존 옐로 골드보다 더 밝고 옅은 컬러의문샤인골드도 선보이고 있다. 75%의 금에 은 14% 이상, 구리 9% 미만, 팔라듐 1% 미만을 함유한 소재다. 오메가는 문샤인골드의 광채를 두고어둡고 푸른 하늘에 빛나는 달빛이라고 묘사한다. 문샤인골드는 영원히 바래지 않는 광택과 컬러를 자랑한다. 스와치는 오메가와의 합작품인 문스와치미션 투 문샤인골드에서 이 소재를 사용하기도 했다. 2023년 출시한 11가지 모델은 모두 초침에 문샤인골드를 코팅했다

오메가와 블랑팡이 함께 사용하는 브론즈 골드 역시 오메가가 특별히 개발한 브론즈 합금이다. 9캐럿으로 표시되는 37.5%의 골드와 팔라듐, 실버 등을 조합해 파티나 현상 없이 오래도록 착용할 수 있다




AUDEMARS PIGUET
골드 카무플라주 

카무플라주 패턴은 럭셔리 업계에서도 스테디셀러다. 그렇다면 금으로 만든 카무플라주는 어떨까. 오데마 피게는 옐로 골드, 화이트 골드, 레드 골드 등 서로 다른 색상의 골드를 결합해 원하는 패턴으로 만들어내는크로마 골드로 혁신을 가져왔다. 크로마 골드는 새로운 새로운 형태의 소결 방식인 스파크 플라즈마 소결(SPS)로 제작된다. 소결이란 세라믹 또는 금속 소재를 고압으로 가열하는 공정을 뜻한다. 앞서 오데마 피게는 멀티컬러 세라믹인크로마 세라믹에서 SPS를 사용한 바 있다

원하는 패턴을 얻기 위해 먼저 다양한 색상의 합금을 개별적으로 녹여 분말로 만든다. 그 다음 각 분말을 원형 흑연 몰드에 조심스레 넣어 원하는 패턴을 만든다. 강력한 전류를 흑연에 통과시키면,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며 몰드 양쪽의 기계적 압력과 분말이 결합해 빠르게 소결이 이뤄진다. 그 결과 다양한 금색 톤이 배열대로 굳어지는 디스크가 생성된다. 이런 공정을 사용하면 소결 시간은 몇 시간에서 단 몇 분으로 줄어든다.

완성된 디스크는 모두 약간씩 다른 패턴을 보이는데, 이는 곧 독특한 시계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디스크는 시계 케이스는 물론 베젤, 브레이슬릿용 링크를 만드는 데에도 사용된다. 오데마 피게는 아직 크로마 골드를 판매용 시계에 적용하지는 않았다. 사진 속 시계는 지름 34mm 로얄 오크 프로토 타입으로, 업계는 오데마 피게가 추후 여성용 시계로 크로마 골드를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MONTBLANC
라임 그린

여전히 시계에서는 옐로 골드보다 붉은빛이 도는 레드 골드 컬러가 일반적이다. 적어도 초록빛이 도는 골드 컬러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몽블랑이 2021라임 골드를 선보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75%, 23.8%, 1.2% 합금으로 제작한 라임 골드는 그린 다이얼 및 스트랩과 결합하기에 이상적이다

몽블랑이 출시한 첫 라임 골드 워치는 1858 컬렉션의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로, 18개 한정 판매됐다. 28개 한정 판매하는 미네르바 신제품은 케이스와 베젤, 케이스백을 라임 골드로 만들어 그린 컬러 다이얼, 핸즈, 스트랩과 잘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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