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거 르쿨트르 CEO 인터뷰

컴플리케이션으로 파인 워치메이킹의 전통을 이어갑니다

내용

2018년 5월부터 예거 르쿨트르의 CEO를 맡고 있는 카트린 레니어(Catherine Rénier). <크로노스>와의 인터뷰에서 브랜드의 가치와 가까운 미래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예거 르쿨트르에서 CEO를 맡기 전, 14년 넘게 리치몬트 그룹의 자매 브랜드인 반클리프 아펠에서 일했다. 당시 외부인으로서 예거 르쿨트르를 어떻게 인식했나.

여러 럭셔리 브랜드에서 일한 사람으로서 느낀 점이 하나 있다. 대부분의 럭셔리 브랜드는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수공예를 중요시 한다. 그중에서도 예거 르쿨트르는 시계 제조에 있어 뛰어난 기술력과 전문성까지 갖췄다. 특히 컴플리케이션은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그리고 지난 수개월 동안 매뉴팩처와 메티에 라르 부서에서 전문가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며 많은 것을 느꼈다. 그 기간 동안 예거 르쿨트르의 위대한 역사에 매혹됐다. 몇 년 전 이곳으로 올 것이라고 전혀 생각을 못한 채 매뉴팩처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브랜드의 창조성과 기술력, 혁신성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오랜 전통과 가치도 마찬가지다. 물론, CEO가 되면서 놀라움은 한층 더 커졌다. 우리가 외부로 전달하는 모든 가치가 내부에서부터 100% 살아 숨쉰다는 것을 매일 느낄 수 있었다. 매뉴팩처 전체가 이런 정신으로 가득하다.


그 가치는 어떤 것인가.

첫째는 모든 직원이 보여주는 열정이다. 곳곳에서 이들이 가진 열의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열정은 기술적인 난관을 극복하려는 의지에서 비롯한다. 그들은 서로 지식을 공유하며 문제점의 해결 방법에 관해 함께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러한 교류를 통해 두 번째 가치가 드러난다. 개방성이다. 예거 르쿨트르는 시계 브랜드의 워치메이커다. 유명 브랜드에 무브먼트를 공급하며 가능한 한 가장 뛰어난 기술에 관해 파트너들과 의견을 교환해왔다. 두 가문으로 이루어진 예거 르쿨트르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두 집안은 20세기 초에 이미 밀접한 협업 관계를 유지했으며 각각의 기술력을 한곳에 모았다. 이러한 교류가 오늘날 예거 르쿨트르가 워치메이킹의 까다로운 문제를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를 넘어선 세 번째 가치는 최고의 품질이다. 세부 항목의 완벽함과 최고의 정확성이 중요하다. 완성된 시계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도 포함된다. 그 가치는 창립자 앙투안 르쿨트르가 1840년대에 마이크로미터를 발명한 이후 예거 르쿨트르가 지금까지 지켜온 전통이다.


가까운 미래에 예거 르쿨트르 그리고 시계 업계에는 어떤 도전적 과제가 있나.

럭셔리 산업에서는 아주 작은 뉴스라도 소비자의 기분을 바꿔놓는다. 브랜드는 그들의 반응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를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예거 르쿨트르는 위대한 전통과 오랜 역사부터 폭넓은 현재의 시계에 이르기까지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제품은 두 개의 핸즈를 갖춘 타임 온리 모델부터 ‘히브리스 메카니카’라 부르는 그랜드 컴플리케이션까지 아우른다. 예거 르쿨트르는 185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이 모든 것을 구축했다. 우리 모두는 이것을 계속적으로 보유하면서 더 확장하고 싶다. 다음 단계는 올해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자이로투르비용 웨스터민스터 퍼페추얼 같은 컴플리케이션을 통해 펼쳐질 것이다. 예거 르쿨트르는 기술적인 워치메이킹과 예술적인 메티에 라르에서 정밀성에 더 전념할 것이다.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자이로투르비옹 웨스트민스터 퍼페추얼과 그 스케치.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시계의 무브먼트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그 배경에 대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들은 멋진 다이얼을 바라보지만, 이를 가공하기 위해 20시간이나 필요한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예거 르쿨트르는 매뉴팩처에서 그런 과정을 위해 180개의 상이한 작업을 완벽하게 제어한다. 그 안에는 수많은 개별적인 기술력이 숨어 있다.


당신은 예거 르쿨트르를 이끄는 첫 번째 여성이다. 여성 CEO로서 특별히 하고자 하는 것들이 있나.

솔직히 말해서 여러 부분에서 일을 대하는 방식이 다를 순 있지만 방향성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장인정신에 기반한 예거 르쿨트르의 기조는 늘 한결 같다. 여성시계는 꾸준히 강화할 것이다. 무엇보다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적당한 균형을 생각하며, 그 비율을 잘 유지하도록 노력하려 한다.


남성과 여성 시계의 비율은 어떻게 되나.

아주 균형적이다. 거의 50대 50이다. 매뉴팩처에서는  이미 남성용과 여성용 두 가지 모두를 생산할 수 있다. 무브먼트 생산에 있어 예거 르쿨트르가 지니는 특별한 역사가 있다. 우리는 초창기 손목시계 시대부터 남성과 여성을 위한 무브먼트를 모두 개발해왔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기계식 무브먼트 칼리버 101을 개발해 신기록도 세웠다. 물론, 이 1g도 안 되는 무브먼트는 지금도 생산 중이다.


랑데부 나잇 & 데이. 여성시계는 예전부터 예거 르쿨트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기계식 무브먼트. 칼리버 101의 무게는 1g도 채 되지 않는다.



실리콘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특히 헤어스프링 소재로서 실리콘을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는 가능한 한 가장 뛰어난 정확성을 항상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거 르쿨트르가 고객에게 해야 하는 당연한 사명이다. 새로운 소재로 시계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면 근본적으로 좋은 일이다. 우리는 고정 관념에 사로 잡혀 있지 않다. 항상 새로운 것에 개방적이다. 동시에 전통 또한 늘 염두에 둬야만 한다. 실리콘은 계속 연구하고 있는 문제다.


스마트 기능은 어떤가. 스마트 워치에서 제공하는 기능이 흥미롭지 않은가.

흥미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현재 예거 르쿨트르에게 스마트 워치는 우선순위가 아니다. 예거 르쿨트르는 전통의 워치메이커다. 앞으로도 정통 워치메이킹에 전념할 것이다. 물론. 스마트 워치는 실용적인 시계다. 어떤 면에서는 우리 기계식 시계보다 더 매력적일 수 있다. 다만, 나는 늘 디지털 세계를 살면서도 우리 매뉴팩처를 방문하고 전통적인 워치메이킹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항상 보곤 한다.


10년 넘게 아시아에 살았다. 그곳에서 어떤 것을 경험했나.

아시아 문화에서는 경험과 전통, 노하우를 공유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 아시아 여행자들이 유럽으로 여행할 때 예거 르쿨트르에 잠시라도 들러 보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아시아에서 느낀 점은 워치메이킹에 대한 관심이 아주 빠르게 늘었다는 거다. 덕분에 그에 대한 지식 수준 또한 아주 많이 높아졌다.



섬세한 수공예가 돋보이는 리베르소 트리뷰트 투르비용 듀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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