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에 운트 죄네 CEO
빌헬름 슈미트 Wilhelm Schmid
1963년 독일 태생. 경영학 학위를 취득했으며 버마 오일(Burmah Oil Germany), BMW 등 다양한 분야의 영업⋅마케팅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1년부터 랑에 운트 죄네를 이끌고 있다.
랑에 1 뿐 아니라 랑에 운트 죄네가 부활을 알린 지 30년이 됐다.
랑에 운트 죄네 부활 30주년은 자부심과 감사로 가득 찬 순간이었다.
1990년 창립자의 후손 발터 랑에(Walter Lange)가 브랜드를 재출범한 이후 워치메이킹 여정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랑에 1이
없었다면 랑에 운트 죄네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랑에 1은 랑에 운트 죄네의 독창성, 우아함, 그리고 워치메이킹의 정밀성을
완벽히 조화시킨 작품이다. 우리는 첫 번째 랑에 1을 개발할 당시, 기술적⋅미학적으로 선구적인 시계를 만들고자 했다. 비대칭 다이얼과 혁신적인
빅 데이트를 특징으로 삼은 랑에 1은 출시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새롭고 과감한 시작을 상징하는 모델로 자리 잡았다.
랑에 1 30주년 기념 모델. (왼쪽) 블랙 오닉스 다이얼과 플래티넘 케이스. (오른쪽) 블루 다이얼과 핑크 골드 케이스.
랑에 1 30주년 기념 모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지난 30년 동안 랑에 1 라인은 다양한 컴플리케이션의 특출난 모델들을 포함하며
지속적으로 확장됐다. 하지만 랑에 1의 기본 디자인은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다이얼에 로고가 없어도 이 시계는 단번에 랑에 1임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독창적인 디자인 정체성을 지닌다. 랑에 1은 현재까지 컬렉션의 핵심 모델이다. 그 영원한 가치는 새로운 모델이 추가될 때마다 입증되고
있다. 랑에 1 30주년에는 두 가지 희귀한 컬러 조합의 리미티드 에디션이 공개됐다. 블랙 오닉스 다이얼과 플래티넘 케이스 조합, 그리고 블루
다이얼과 핑크 골드 케이스 조합이 각각 300점씩 한정 제작됐다. 리틀 랑에 1 역시 동일한 조합으로 150점씩 선보인다. 이 네 가지 모델은
축제의 해를 우아하게 기념한다. 매뉴팩처의 본질과 지난 30년간의 발전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과거 모델을 복각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랑에 운트 죄네는 어떤가. 개인적으로는 아르카데(Arkade)의 부활을 기대한다.
우리는 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지만 랑에 운트 죄네 시계는 마케팅 트렌드에
좌우되지 않는다. 1990년 브랜드 재건 이후 우리 고유의 길을 걸어왔기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현재 랑에 운트 죄네는 여섯 가지 주요 컬렉션에
집중한다. 아르카데는 더 이상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지만 여전히 애호가들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향후 제품 전략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공유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군을 고민하는 추세다.
랑에 운트 죄네 시계를 구매하는 과정은 일반적으로 오랜 기간 고급 워치메이킹을
연구한 결과에서 이어진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는 기계식 시계에 대한 관심이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편이다. 랑에 운트 죄네 시계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기술적 정교함, 조화로운 미학, 그리고 세심한 장인 정신을 높이 평가한다.
랑에 운트 죄네는 연간 6000개 미만의 시계를 생산한다고 알고 있다. 생산량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제작 가능한 시계의 수에 자연적인 한계가 있다. 마케팅 부서의 결정이 아니라
숙련된 워치메이커의 수에 의해 결정된다. 랑에 운트 죄네 시계는 모두 수작업으로 제작되며, 고도로 훈련된 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작업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로, 철저한 교육과 높은 수준의 경험이 필수적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과정이다. 작업 방식과 높은 수요로 인한 대기 시간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랑에 운트 죄네에게 한국 시장은 어떤가.
한국 시장은 아직 발전 단계에 있지만, 젊은 고객층이 절제된 럭셔리를 선호하고
워치메이킹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따라서 브랜드 교육에 집중하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젊은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부티크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결혼과 같은 중요한 순간을 기념하는 한국 문화도 주목할 만하다. 랑에 운트 죄네 시계가 단순히 명성 있는
제품을 넘어 개인의 역사가 될 수 있기 때문. 기술적 완성도와 감성적 가치를 결합하는 랑에 운트 죄네는 시계가 부부의 세월을 함께하며 다음 세대에까지
전해질 수 있다는 한국의 정서에 깊이 공감한다. 우리가 한국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브랜드의 존재감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젊은 고객들은 디지털 친화적이다. 랑에 운트 죄네에게 중요한 채널은.
전문 매체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계를 깊이 이해하는 애호가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워치메이킹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우리의 가치를 알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 우리는 라이프스타일 및 비즈니스 매체를 통해서도
브랜드를 소개한다. 온라인 채널과 소셜 미디어 역시 중요한 전략의 일부다. 차세대 시계 애호가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랑에 운트 죄네를 찾는 사람들은 어떤 이들인가.
우리 고객들은 교육 수준이 높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바탕으로 삶의 가치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다. 여행을 좋아하고 예술 및 문화, 탁월한 장인 정신과 창의성을 감상할 줄 알며 독창적인 제품에 대한 안목을 지녔다. 일부 고객은
우아한 빈티지 자동차와 기계식 시계를 동시에 수집하는 애호가이기도 하다. 완벽을 추구하고 독창성을 갈망하는 정신은 랑에 운트 죄네 고객과 워치메이킹
장인들을 연결하는 공통 가치다.
그렇다면 랑에 운트 죄네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우리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실용적인 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철학 덕분에 1990년 이후 총 73개의 독창적인 무브먼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각 무브먼트는 전통적인 요소, 획기적인 혁신, 그리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장인 정신으로 차별화된다. 이런 워치메이킹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다. 매우 신중하고 철저하게 지켜가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많이 투자하는 부분은.
그 가치를 공유하는 인재들이 필수적이다. 인재 채용과 교육에 가장 많이 투자한다.
랑에 운트 죄네는 1997년부터 열정적인 젊은이들을 워치메이커로 양성하며 차세대 숙련 기술자를 확보하기 위해 힘써왔다. 지금까지 총 262명의
견습생이 교육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이 중 245명이 워치메이커로 성장했다.
독일 워치메이킹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최상위 브랜드는 하나의 약속과 같다. 우리의 약속은 모든 시계에 엄청난 수작업의
가치를 담아내는 것이다. 사람들은 독일 브랜드에 뛰어난 품질, 가독성, 직관적 설계, 그리고 견고함을 기대한다. 우리에게 시계의 가독성과 기능은
최우선 사항이다. 시간과 날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없는 컴플리케이션을 랑에 운트 죄네의 이름으로 나오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산이
중요한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동독 철의 장막 뒤에서 40년간의 공백기를 겪었다. 시계 업계에서 매우 독특한 역사적 배경이다. 선택은 개인의 취향
문제다. '명품 브랜드'라는 상징이 필요한지, 아니면 진정한 워치메이킹의 가치를 추구하는지. 랑에 운트 죄네는 정밀한 시간 측정뿐 아니라 미학,
정교함, 그리고 복잡성을 추구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바친다.
게재호
96호(1/2월호)
Editor
유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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