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GER DUBUIS EXCALIBUR HURACÁN

뛰어난 품질에 파격을 더한 로저드뷔의 질주가 멈추지 않는다. 아방가르드 스켈레톤 워치 엑스칼리버로 시작한 로저드뷔의 개성은 특히 모터스포츠와 손을 잡으며 만개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럭셔리 슈퍼카를 대표하는 람보르기니와의 파트너십이 있다.

내용


 

로저드뷔×람보르기니 

로저드뷔는 2017년 이탈리아의 슈퍼카 제조사 람보르기니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라 인정받은 두 브랜드는 실제로 유사한 점이 많다.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술력과 이를 실현하는 매뉴팩처, 소량 생산, 화려한 디자인으로 완성된 그들의 시계와 자동차는 작품이라 일컫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런 하이엔드 브랜드의 파트너십을 기념한 첫 번째 시계가 바로 엑스칼리버 아벤타도르 S다. 람보르기니의 아이콘을 이름으로 붙인 만큼 로저드뷔는 브랜드의 기술력을 집약한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를 새로 개발했다. 초침이 쿼츠처럼 움직이는 데드비트 세컨드, 45°로 기울어진 더블 밸런스휠, 자동차 엔진 같은 스켈레톤 칼리버에 케이스 역시 카본으로 제작했다. 많은 브랜드가 단순히 컬러 변경이나 로고를 더해 기념 모델을 만들었기에 이 시계는 손목 시계 역사상 가장 훌륭한 컬래버레이션 중 하나이자 하이엔드 워치메이커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모델임이 분명하다. 문제는 높은 가격이다. 엑스칼리버 아벤타도르 S의 시작 가격은 2억3천만원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컬렉션은 가치를 인정받아 발매하는 컬러마다 빠른 시간에 판매가 완료되며 로저드뷔의 새로운 레이싱 워치로 자리 잡았다. 이들의 성공으로 저변 확대를 위한 엔트리급 모델의 등장은 필연이었다. 그리고 일년의 시간이 지나 람보르기니의 모터스포츠 전담부서 스콰드라 코르세와의 협업으로 제작한 두 번째 시계가 등장한다. 바로 람보르기니의 엔트리 모델 우라칸을 콘셉트로 한 엑스칼리버다.


엑스칼리버 우라칸
엑스칼리버 우라칸은 기능적으론 스리 핸즈와 데이트만 있는 심플 워치에 속하지만 람보르기니의 디자인 콘셉트를 무브먼트에 그대로 녹여낸 신형 칼리버를 탑재해 겉모습은 하이 컴플리케이션 못지 않다. 케이스는 기존 엑스칼리버와 같다. 러그 정면과 케이스 옆면을 모두 스켈레톤 가공한 스파이더 버전이다. 소재는 베젤과 미들케이스 모두 티타늄으로 특유의 어두운 은빛을 띠고 있다. 베젤은 인덱스 테두리와 삼각형으로 파인 부분을 블랙 래커로 채웠고, 케이스 표면은 브러시드 마감으로 섬세한 결을 살렸다. 모든 결은 케이스 실루엣과 동일한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느낌이며 몸체와 러그의 모서리는 미러 폴리싱으로 포인트를 줬다. 또한 안쪽으로 깎아낸 공간은 마이크로 샌드블래스트 같은 오톨도톨한 질감으로 마무리해 반사광 없이 그림자가 생겨 더욱 입체적이다. 스파이더 케이스 안에서 무브먼트를 보호하는 티타늄 컨테이너는 블랙 러버로 감쌌다. 케이스의 전체적인 마감 수준은 최상급으로 시크한 질감과 컬러가 인상적이다. 휠 고정 너트를 형상화한 티타늄 크라운 역시 디테일이 뛰어나다. 크라운은 안쪽에 블랙 러버를 채운 링으로 장식했는데 조작을 위해 크라운을 뽑으면 블랙 러버 링도 따라나오지만 실제 회전은 그 위의 너트 모양만 한다. 조작법은 쉽다. 크라운 0단에서 핸드와인딩, 1단에서 날짜 조정, 2단에서 시간 조정이다. 셀프와인딩 칼리버라 핸드와인딩을 하면 독특한 저항이 느껴진다. 그리고 날짜와 시간 조정 시에는 약간 과장해서 돌리는 느낌이 전혀 없을 정도로 가볍게 움직인다. 이는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법하다. 
 

 

뛰어난 품질의 케이스. 가공 형태도 개성적이고 다양한 마감 기법을 볼 수 있다.  


글라스는 양면 무반사 코팅으로 조명에 따라 선명한 푸른 반사광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착용할 때나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아무래도 골드나 컬러풀한 모델보다 블랙 앤 그레이로 통일한 우라칸과 궁합이 잘 맞는다. 안쪽으로는 인덱스 역할의 플랜지 링이 있고 이제 다이얼 역할을 하는 무브먼트를 곧바로 감상할 수 있다. 

스트랩은 러버를 베이스로 겉면 중앙에 스웨이드 느낌의 그레이 알칸타라를 장식했다. 최근 고급 시계 브랜드에서 유행하는 방식인데 피부에 닿는 면은 러버라 뛰어난 착용감과 내구성을 가지고, 밖으로는 다양한 질감과 컬러를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스트랩 연결 방식은 퀵체인지 시스템이다. 러그 사이에 보이는 은색 핀을 당기고 스트랩을 아래로 내리기만 하면 쉽게 분리할 수 있고, 다시 조립할 때는 핀을 당길 필요도 없이 그냥 끼우기만 하면 된다. 양방향 폴딩 버클 역시 티타늄이며 한쪽은 버클을 열면 360° 회전이 가능한 부속이 달려 있다.


RD630 무브먼트는 제네바 실 인증을 생략했지만 마감이 부족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만약에 기준에 맞춰 제네바 실 인증을 받는다면 가격이 20~30% 상승했을 것이라고 한다. 밸런스 휠 주변의 브린지 디자인은 대칭이지만 양쪽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마감한 디테일이 보인다.  



파격적인 무브먼트 디자인

엑스칼리버 우라칸은 다이얼이 없는 오픈워크 시계의 장점을 십분 살려 무브먼트 디자인으로 시계의 개성을 강조했다. 일반적인 수평 플레이트와 달리 슈퍼카의 프레임 같은 3D 플레이트 덕분에 오픈워크가 아니라 마치 특별한 형태의 다이얼이 존재하는 것 같다. 엑스칼리버 우라칸 전용으로 설계한 칼리버 RD360은 람보르기니 우라칸의 기하학적 디자인을 무브먼트 전반에 적용했다. 전면 브리지와 플레이트는 우라칸 V10 엔진의 X자 스트럿바를, 공기 흡입구인 루버의 독특한 모양과 육각형 망을 안쪽에 배치했다. 글라스백으로 보이는 개성적인 로터는 누가 봐도 우라칸의 휠이다. 바로 뒤에 보이는 무브먼트의 메인 플레이트는 의도적으로 브레이크 디스크처럼 디자인했으며, 밸런스 휠이 차지하는 빈 공간이 마치 캘리퍼처럼 보인다. 


컬러도 밸런스 휠을 제외하면 대부분 로듐 도금한 무채색이다. 다소 심심할 수 있는 톤앤톤이지만 서로 다른 마감 방식을 혼용했고, 특히 여러 방향으로 경사면이 있는 구조 덕분에 어느 쪽으로 조명이 들어와도 반드시 그림자가 생겨 굉장히 멋스럽고 메커니컬하다. 기어트레인은 일반적인 무브먼트와 반대 방향으로 배치했다. 6시 방향의 가장 깊은 곳에 날짜창이 있고 그 양옆으로 더블 배럴이 보인다. 디지털 도트 같은 크립틱 데이트 윈도는 메커니컬한 무브먼트와 잘 어울리는 반면 한눈에 숫자를 알아보기는 조금 힘들다. 12시 방향 밸런스 휠도 기울어진 브리지 옆면 경사에 맞춰 자연스럽게 12° 정도 기울어져 있다. 어려운 기술은 아니지만 대부분 굳이 수평 배열을 벗어나지 않는 점에서 로저드뷔는 이 정도 가공과 새로운 부속을 제작하는 건 우리에겐 문제도 아니란 점을 어필하고 있다. 


제네바 실 인증은 받지 않았지만 무브먼트 어디에도 부족한 마감은 없다. 사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인증을 받지 않은 로저드뷔의 엔트리 모델과 달리 엑스칼리버 우라칸은 디자인 특성상 제네바 실 인증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예를 들면 전면에 드러난 대부분의 브리지는 모서리가 수직이나 예각이 아니라 완만한 경사면을 만드는 둔각이다. 클래식한 앙글라주를 적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한 어떤 면에서도 페를라주를 볼 수 없는데 이는 디자인 콘셉트상 미래지향적인 슈퍼카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신 모든 면은 케이스와 유사한 마감 처리가 되어 있다. 즉 클래식 시계를 기준으로 한 제네바 실의 미적 기준을 굳이 충족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엑스칼리버 우라칸의 글라스백. 실제 슈퍼카의 휠 내부 디자인을 절묘하게 재현했다. 텅스텐으로 제작한 로터의 회전력도 좋다. 


하이엔드 스포츠 워치의 세계로

엑스칼리버 우라칸의 가격은 5천만원대에서 시작한다. 풀 스켈레톤 시계인 기존 엑스칼리버의 오토매틱 모델도 7천만원대다. 즉 로저드뷔는 기존에 볼 수 없는 색다른 디자인과 마감 방식을 가진 우라칸을 오히려 파격적인 가격대로 출시해 승부수를 띄웠다. 이는 심플한 기능과 제네바 실 인증을 받지 않은 덕분이다. 게다가 무브먼트 역시 빈 공간이 가득한 다른 스켈레톤 칼리버보다 더 견고하게 고정된 설계라 내구성 역시 높을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만큼 더 다양한 활동에서 착용이 가능하다. 

 

엑스칼리버는 하이엔드 스포츠 워치 중에서도 고전을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장르의 시계다. 이는 2010년대 이후 럭셔리 시장에서 부각된 로저드뷔와 리차드 밀의 시계가 대표적이다. 비슷한 콘셉트의 시계를 제작하는 건 기준을 조금 넓게 잡아도 오데마 피게의 오프쇼어나 위블로의 유니코 정도다. 초기에는 클래식 워치와 너무 다른 디자인에 호불호가 크게 갈렸지만 지금은 확실한 마니아 층이 존재한다. 그리고 대부분 뛰어난 케이스 품질, 신소재, 오픈워크 다이얼 속 개성적인 디자인의 무브먼트가 합쳐져 가격대가 굉장히 높다. 즉, 엑스칼리버 우라칸은 가격대가 무척 높지만, 비슷한 디자인으로 한정 지으면 오히려 비교할 시계가 많지 않은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또한 독보적인 개성을 가진 로저드뷔와 람보르기니의 DNA를 브랜드 로고조차 사용하지 않고 완벽하게 융합시킨 작품이다.


스펙

모델명 엑스칼리버 우라칸
레퍼런스 RDDBEX0748
가격 5850만원
기능 시·분·초, 날짜
무브먼트 매뉴팩처 셀프와인딩 RD630, 12° 기울어진 밸런스 휠, 28,800vph, 29스톤
파워리저브 트윈 배럴, 60시간
무브먼트 부품수 233개
글라스 양면 무반사 코팅 사파이어 크리스털
베젤 티타늄
베젤 지름 45.95mm
케이스 티타늄
케이스 지름 45mm
시계 두께 14.3mm
케이스백 나사 고정식 티타늄, 글라스백
크라운 푸시 다운
무게 109g
방수 50m
핸즈 블랙 PVD 코팅 골드
다이얼 스켈레톤
러그 투 러그 56mm
러그엔드 길이 27mm
스트랩 알칸타라로 장식한 러버. 러그부터 18-27-20mm
버클 티타늄, 회전 부속이 더해진 양방향 폴딩 버클
스트랩 결합 방식 퀵체인지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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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칸 퍼포만테 버전. 케이스는 실제 람보르기니 차체 제작에 사용하는 C-SMC 카본이다. 71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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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모델. 가장 기본이면서 엑스칼리버 우라칸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컬러다. 58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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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DLC 코팅한 티타늄 케이스에 포인트 컬러로 블루를 사용했다. 클로즈업 모델과 스펙은 동일하다. 58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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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 케이스를 핑크골드로 제작했다. 정면 티타늄 베젤 덕분에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조합이다. 84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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