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IER SANTOS DE CARTIER WATCH

전설의 진화

내용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시계 산토스가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했다. 

가장 긴 역사를 가진 시계인 만큼 이미 완성된 디자인에 

섬세한 디테일과 편리함을 더했다.  


 

산토스 드 까르띠에 워치

Ref. W2SA0007 

기능 시·분·초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1847 MC, 28,800vph, 23스톤, 40시간 파워리저브 

케이스 35.1×41.9mm, 옐로골드와 스테인리스스틸, 100m 방수, 솔리드백 

가격 1100만원



손목시계의 아이콘 
20세기 초는 회중시계에서 손목시계로 시계 역사가 바뀌기 시작한 시기다. 까르띠에 창립자의 손자 루이 까르띠에는 1904년 친구이자 파일럿인 알베르토 산토스-뒤몽의 요청으로 손목에 착용할 수 있는 가죽 줄이 달린 시계를 제작한다. 바로 현대적인 개념의 러그가 존재하는 최초의 손목시계 산토스다. 파격적인 디자인과 편리함으로 인기를 얻은 산토스는 1911년부터 정식 판매를 시작한다. 이후 사각 케이스에 방수 성능을 높이는 것이 어려워지며 산토스는 잠시 정체기를 맞이한다. 그러나 1978년 고무 개스킷의 발전으로 방수 성능을 확보하고 오리지널의 디자인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산토스(Les Must de Cartier Santos)가 등장한다. 바이 컬러에 나사로 장식한 브레이슬릿을 갖춘 형태다. 그리고 2016년까지 판매된 산토스 갈베 컬렉션이 그 역사를 이어왔다. 2004년에는 크기를 키우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더욱 강조한 100주년 기념 모델 산토스 100이 탄생한다. 이들은 한결같이 나사로 베젤을 고정한 스크루 모티프다. 사각 케이스에서 러그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형태와 함께 다이얼에 절묘한 비율로 들어간 로만 인덱스는 100년의 시간 동안 변함이 없다. 좋은 시계는 수없이 많지만 이처럼 역사적인 가치와 함께 오리지널의 디자인을 그대로 간직한 컬렉션을 우리는 아이콘이라 부른다. 



핸즈는 산토스 100에 사용한 루미노바 대신 블루 핸즈다. 다이얼은 광택을 누른 실버 다이얼에 검은색 레일웨이와 로만 인덱스를 인쇄해 고전적이다. 7시 인덱스에는 까르띠에의 비밀 성명도 있다. 크라운의 카보숑은 블루 스피넬(Spinel)이다. 



진화한 디테일

까르띠에는 2018년을 산토스의 해로 선언하며 컬렉션을 리뉴얼했다. 산토스처럼 전설적이고 디자인 완성도가 높은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에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면서도 변화와 혁신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계식 시계가 아무리 보수적인 영역이라 해도 변화와 도전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에 고급 브랜드로서 14년 만의 대대적인 컬렉션 풀 체인지에 임하는 자세는 남달랐을 것이다. 전작과 디자인적으로 가장 큰 차이는 베젤이다. 단순히 둥근 사각 형태였던 베젤이 케이스 라인과 동일한 형태로 바뀌며 러그 안쪽 면까지 뻗어 있다. 정면에서 보면 베젤 면적이 늘어나 약간 볼드한 인상이지만 옆면에서는 솟아오른 글라스 중심에서부터 자연스러운 곡선 형태라 오히려 부드러운 느낌이다. 미러 폴리싱으로 마감한 베젤과 달리 케이스 정면과 옆면은 브러시드 가공으로 헤어라인을 살렸다. 그리고 모서리만 유광으로 한번 더 가공했는데, 이 부분이 상당히 넓어 케이스에 새로운 면을 만든 셈이다. 그리고 케이스와 자연스럽게 원을 이루는 전용 브레이슬릿을 러그에 빈틈없이 채워 디자인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전반적인 마감 수준도 만족스럽다. 

이번에 리뷰한 산토스 미디엄 모델의 크기는 35.1mm(러그 투 러그는 41.9mm)다. 이는 크라운 가드를 포함한 길이로 실제 크기는 조금 더 작다. 하지만 원형 케이스보다 사각형이 더 커 보이기 때문에 클래식한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딱 좋은 사이즈다. 개인적으로 지름 38mm 정도의 원형 시계를 착용한 느낌이 들며 평소 지름 47mm의 큰 시계까지 즐기는 에디터에게도 위화함 없이 잘 어울렸다. 포지션적으로 미디엄 사이즈를 예전 산토스 갈베, 라지 사이즈를 산토스 100의 역할로 볼 수 있다. 

내용

썸네일 이미지

브레이슬릿의 퀵스위치와 스마트링크. 도구 없이 손쉽게 줄 교체와 마디 조정이 가능하다.

썸네일 이미지

자주 이용하는 기능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도록 정교하게 디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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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브레이슬릿 

특히 산토스의 브레이슬릿은 기존의 개성적인 형태에 혁신을 더했다. 까르띠에가 퀵스위치와 스마트링크라 이름 붙인 시스템이다. 브레이슬릿을 도구 없이 탈부착 가능하도록 제작하는 것은 이미 많은 브랜드가 선보였다. 산토스 역시 구조는 거의 같지만 안쪽 스위치 부분을 손으로 눌러주기 편하도록 굉장히 넓게, 그리고 평소에 빈틈이 보이지 않도록 깔끔하게 디자인했다. 버튼을 누르면 브레이슬릿을 수직으로 내려 쉽게 뺄 수 있고 덕분에 러그와 유격 없이 딱 맞는 사이즈로 제작이 가능했다. 

더 놀란 건 브레이슬릿 마디 조정 방식이다. 마디 안쪽을 보면 한쪽 끝에 숨겨진 버튼이 있다. 마디와 동일한 높이에 틈이 거의 없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다. 버튼을 누르면 마디를 연결하고 있는 금속 봉이 경쾌하게 튀어나온다. 이 봉은 마디에서 분리되지 않고 끝에 걸리기 때문에 부주의로 인한 분실의 우려도 없다. 재조립은 다시 눌러주기만 하면 된다. 손이 작은 사람이라면 손톱으로도 충분히 조정 가능하다. 디자인과 편리함에서 그동안 봐온 브레이슬릿 시스템 중 가장 뛰어나다. 

또한 브레이슬릿 마디 연결 방식이 완전히 꺾어지지 않고 적당한 곡선을 이루는 구조라 손목에 부담을 주지 않아 착용감이 무척 편안하다. 펼쳐져 있을 때는 딱 맞게 연결한 마디가 꺾이면서 생기는 틈새의 그림자와 골드 나사의 조화가 만들어낸 화려함도 특필할 만하다. 


매뉴팩처 칼리버 

보이지 않는 곳의 큰 변화도 있다. 산토스는 전작까지 ETA 무브먼트를 사용했으나 신형 산토스는 까르띠에가 2015년 발표한 인하우스 셀프와인딩 칼리버 1847 MC를 탑재했다. 생산량이 많은 엔트리 모델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했기 때문에 미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정확하고 안정적인 구동에 중점을 뒀다. 다만 고급 기계식 시계가 기호품이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글라스백이었으면 더욱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확인한 산토스의 무브먼트는 기본적인 마감과 함께 플레이트와 로터에 선이 진한 개성적인 제네바 스트라이프 패턴까지 새겨져 있어 더 아쉽다. 그러나 솔리드백인 덕분에 전체 케이스 두께를 비교적 얇은 8.83mm로 완성한 장점도 있다. 

파워리저브는 40시간으로 평범한 수치지만 로터는 양방향 감기를 지원해 효율이 좋은 편이다. 실제로 정지 상태에서 한 시간 정도의 출근 시간 동안 착용하고 다시 풀어뒀을 때 시계는 약 7시간 동안 움직였다. 풀와인딩 상태에서 오차와 회전각은 무척 좋았으나 24시간이 경과한 시점에서는 회전각이 떨어지며 자세 차이에 의한 오차가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매일 착용할 경우 아무 문제가 없지만 시계를 불규칙하게 착용할 경우 약간의 오차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산토스의 전 모델에는 컬러를 선택 가능한 전용 가죽 스트랩이 추가로 제공되어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스트랩 역시 퀵스위치 엔드피스가 있다. 


까르띠에의 영원한 상징

새롭게 등장한 산트스 드 까르띠에의 가장 큰 장점은 사실 디자인도 기능도 아니다. 바로 까르띠에다. 주얼리 하우스로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지닌 까르띠에의 대표 남성시계. 여기에 시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최초의 손목시계라는 타이틀까지 있다. 신제품이라면 제품의 디자인과 디테일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둬야 하지만 산토스는 앞선 두 가지만으로도 이미 큰 주목을 받은 축복받은 시계다. 게다가 시계를 자세히 살펴보니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직접 시계를 만든 까르띠에의 감성과 품질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약간의 변화가 생긴 케이스 디자인은 더 화려해지며 고급 시계로서 손색이 없다. 브레이슬릿의 기능적인 진화는 최고의 조정 방식으로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이미 살아 있는 클래식 워치인 산토스는 앞으로도 까르띠에 워치메이킹의 상징으로 자리할 것이며 소장하는 사람에게 큰 만족을 줄 것이다. 


문의 까르띠에 1566-7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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