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울트라2

2024년 9월, 애플의 신제품 발표 행사 직후 <크로노스> 미국판 <워치타임>은 애플 워치 울트라2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 스위스에서 미국 캘리포니아까지, 1만 피트 상공에서 해수면에 이르기까지 머나먼 여정이었다.

내용


애플 워치는 수면 무호흡증 감지 기능을 제공할 뿐 아니라 블랙 컬러를 입어 매력적인 외관을 자랑한다.


미국의 테크 거물 애플은 불과 애플 워치 출시 2년 만에 스마트워치 카테고리를 지배하며 가장 수익성 높은 시계 제조사로 자리매김했다. 애플 워치는 2015년 처음 등장한 이후 2억 개 이상 판매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세웠다. 놀랍게도 같은 기간 전통적인 시계 산업도 건재했다. 스마트워치와 럭셔리한 기계식 시계가 공존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 셈이다.

두 제품군은 손목에 착용한다는 점만 같을 뿐, 서로 완전히 다른 니즈를 충족시킨다. 기계식 시계가 시간에 집중한다면, 스마트워치는 수면 무호흡증 감지 등 뛰어난 사양을 내세운다. 애플 워치 울트라2는 1980년대 슈퍼 컴퓨터보다 강력한 처리 성능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100만원대에 불과하다. 티타늄 케이스에 100m 방수, 수심 측정, 고도계, 온도계, GPS, 마이크, 스피커 등 수많은 기능이 작은 워치 안에 모두 들어 있다. 심전도(ECG) 측정도 지원한다. 심박수의 높낮이와 불규칙한 리듬을 감지해 경고를 보내는 건 덤이다. 비교하자면 애플 워치는 잡지에 소개된 그 어떤 기계식 시계보다 월등히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물론 스마트워치가 기계식 시계의 감성을 따라갈 수는 없다. 하트 이모티콘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손으로 쓴 러브레터와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 크게, 더 빠르게, 더 얇게

애플이 첫 번째 스마트워치를 출시한 건 10년 전인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애플 워치는 비공식적으로 ‘시리즈 0’이라 불렸다. 케이스는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 스틸 중 고를 수 있었고, 에르메스와 협업한 제품은 18K 골드로 만들어졌다. 크기는 세로 38mm, 세로 42mm로 기계식 시계와 비슷했다. 애플이 단순히 기술에 익숙한 소비자만 겨냥하지는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2018년 애플 워치 시리즈 4부터는 케이스 크기가 세로 40mm, 세로 44mm로 커졌다. 2021년 애플 워치 시리즈 7은 세로 41mm, 세로 45mm로 더 커졌다. 1년 뒤인 2022년, 애플은 애플 워치 시리즈 8에 애플 워치 울트라를 추가했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겨냥해 만든 스마트워치다. 세로 49mm라는 큼직한 크기에 항공 우주 등급 티타늄으로 견고하게 케이스를 만들었고, 수심 측정도 지원한다. 이듬해에는 S9 듀얼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애플 워치 울트라 2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지난해 출시된 애플 워치 시리즈 10은 애플이 지금까지 선보인 시계 중 가장 얇은 9.7mm 두께를 갖췄다. 디스플레이는 더 커졌다. 케이스는 알루미늄과 티타늄 중 고를 수 있으며 크기는 세로 42mm와 세로 46mm로 제공된다. 애플 워치 울트라 2는 블랙 DLC 티타늄 버전으로 새로 추가됐다. 블랙 컬러를 입어서인지 세로 49mm 크기에도 그리 거대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후면 크리스털은 동일한 다크 컬러 지르코니아로 제작됐다. 스트랩 옵션도 다양하다. 시계와 잘 어우러지는 티타늄 밀레니즈 루프나 다크 그린 컬러 알파인 루프 등 여러 스트랩 중 고를 수 있다. 스트랩을 교체하려면 케이스백의 밴드 해제 버튼을 누른 뒤 밴드를 옆으로 밀면 된다.

신제품은 역대 가장 정확한 GPS를 자랑하며 애플 제품 중 가장 밝은 3000니트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배터리 수명은 일반 사용 시 최대 36시간, 저전력 모드에서는 최대 72시간이다.

제프 윌리엄스(Jeff Williams) 애플 최고 운영 책임자(COO)는 “모든 수준의 훈련과 성과를 제공하는 궁극의 스포츠 워치”라며 “밤낮을 아우르는 일상 속에서 함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워치OS 11로 애플 워치 울트라 2는 더 강력해졌고 훌륭한 내구성은 물론 블랙 DLC 티타늄 케이스로 외관도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은 애플 워치 울트라 2의 두 가지 버전 모두 95% 재활용 티타늄으로 제작했다고 강조한다. 티타늄 밀레니즈 루프, 트레일 루프, 알파인 루프를 선택할 경우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유럽 환경 및 소비자 단체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2023년 10월 유럽연합(EU)의 자금 지원을 받는 비영리 단체 카본 마켓 워치(Carbon Market Watch)의 질 뒤프라스네(Gilles Dufrasne) 정책 책임자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애플 워치를 구매하는 게 기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는 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회계상 눈속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① 워치OS 11이 도입되며 주황색 동작 버튼을 눌러 원하는 기능을 더 빠르게 선택할 수 있게 됐다. / ② 처음으로 애플 워치 울트라 2에 내장된 듀얼 스피커를 통해 오디오를 재생할 수 있게 됐다. 애플 뮤직, 애플 팟캐스트, 애플 북스 등 다양한 앱과 서드파티 앱의 오디오를 애플 워치에서 직접 들을 수 있다.

“애플 워치 울트라 2는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소비자와 아이폰 유저를 위한 유능한 스마트워치다."


 

다재다능한 동반자

워치OS 11에는 활력 징후 앱이 추가됐다. 야간 건강 지표를 보여줘 사용자가 건강 상태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활동 앱에 훈련량 추적 기능도 추가됐다. 운동 강도와 지속 시간이 몸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측정한다. 활동 링은 맞춤 설정이 더 유연해졌다. 휴식이 필요할 때 운동을 정지할 수 있어 연속 목표 달성을 이어가게끔 돕는다. 동작 버튼은 9시 방향에 놓였다. 버튼을 빠르게 누르면 기본 액션을, 길게 누르면 다양한 목록을 탐색할 수 있다. 스톱워치, 경로 되짚기, 손전등, 번역, 음성 메모, 샤잠 등 다양한 기능에 손쉽게 접근 가능하다. 샤잠은 주변에서 재생되는 노래를 식별하는 앱이다. 요약하자면 애플 워치 울트라 2는 다양한 활동에 집중한다. 러너들은 화면에 훈련량이나 심박수 영역 등 필요한 화면을 띄워놓을 수 있다. 특정 경로 기록 경주, 페이스 메이커 등 다양한 앱으로 운동 경험을 향상시킨다. 자전거를 탈 때에도 유용하다. 사이클링을 시작하면 아이폰 ‘실시간 현황’에 운동 정보가 자동으로 표시된다. 핸드폰을 핸들 바에 장착한 상태로 더 편하고 안전하게 수치를 볼 수 있다.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액세서리를 애플 워치에 연동해 거리와 속도, 고도, 심박수도 제공한다. 바다와 수영장에서 애플 워치 울트라 2는 자동으로 스트로크를 감지한다. 사용자가 수영하는 거리 및 페이스로 세트도 자동으로 계산한다. 운동 앱에서는 수온 정보도 바로 표시한다. 해안선과 서핑 스팟의 조수 정보를 7일간 예측해주는 앱도 새로 나왔다. 사용자 설정 운동으로 운동을 맞춤 설정할 수도 있다. 구간을 추적하고 기록을 확인해 다음 운동 계획을 세우기 좋다.

애플 워치 울트라 2는 100m 방수 성능을 보장해 착용한 상태로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애플은 휘시 아웃도어즈(Huish Outdoors)와 협력해 오셔닉+ 앱을 개발했다. 인기 스노클링 스팟을 검색하고 날씨, 수온, 조수 상태 등 스노클링 커뮤니티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모든 기록은 개인 로그북에 저장되며 이동 경로와 수중 사진도 저장된다. 자동으로 사진 색상을 보정하고 데이터베이스와 비교 분석해 물고기 식별도 도와준다. 애플 워치를 온전한 다이빙용 컴퓨터로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나침반 앱은 안전한 산행을 보장한다. 경로 되짚기 기능은 GPS 데이터를 활용해 오지에서도 지나온 길을 자동으로 기록한다. 코스를 이탈해도 문제없이 되돌아갈 수 있게끔 돕는 셈이다. 아이폰의 iOS 18에서 맞춤형 하이킹 경로를 생성하고, 애플 워치와 연동도 가능하다. 골프의 경우, 서드파티 앱을 통해 골프 코스 정보를 볼 수 있다. 고주파 모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한 도구와 인사이트를 제공받아 더 즐겁게 게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간단히 말해 어떤 스포츠를 즐기든 애플 워치는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준다.


① 크라운 아래에 위치한 측면 버튼으로 시계 설정과 긴급 SOS, 애플 페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시계 전원도 끄고 켤 수 있다. / ② 터치스크린과 결합된 크라운은 시계를 조작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다. 한 번 클릭하면 워치 화면과 홈 화면 간 전환이 이뤄진다. 두 번 클릭하면 앱을 바꿀 수 있고, 길게 누르면 시리가 활성화된다. 크라운을 돌리면 스마트 스택 기능을 사용하거나 줌, 화면 스크롤, 화면 조정 등이 가능하다.



40m 방수 기능을 갖춘 애플 워치 울트라는 수상 스포츠를 위해 탄생했다. 신제품 애플 워치 울트라 2는 100m로 방수 기능이 높아졌고, 다이빙 보조기기를 위한 국제 표준인 EN 13319도 획득했다.


궁극의 스마트워치

애플 제품은 세련되고 미니멀한 디자인, 뛰어나고 편리한 사용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애플 워치도 마찬가지다. 아이폰 유저는 특히 더 편하게 사용 가능하다. 애플 워치는 애초에 아이폰의 세계관을 확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단순히 애플 워치를 아이폰 카메라 리모컨으로 사용하더라도, 두 기기는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설정도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다. 터치스크린은 직사광선 아래에서도 높은 가독성을 보여주며 조작도 쉬운 편이다. 각 구성 요소의 전반적인 품질도 훌륭하다.

케이스 가장자리가 약간 날카로워 보일지 모르나 착용하는 동안 스크래치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스트랩 착용감도 편안하며 교체도 쉬운 편이다. 티타늄 G-후크 스트랩은 착용하거나 벗을 때 시계 화면이나 케이스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었다. 전통적인 버클을 갖춘 옵션도 다양하게 제공되므로 선택지는 많다. 단, 크라운은 억지로 당기지 않는 편이 좋다.

워치OS 11은 애플 워치 시리즈 5 이전 버전과 애플 워치 SE 1세대를 지원하지 않는다. 애플 워치 울트라 2가 20년 후에도 서비스될 거라는 기대는 접어두는 게 좋다. 어차피 애플 워치는 기계식 시계도 아니다. 고산을 등산하는 전문 산악인이라면 아이폰과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기가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아이폰을 사용하며 견고하고 다재다능한 스마트워치를 찾는다면 애플 워치 울트라 2는 단연 최고의 선택이다.

기계식 시계와 애플 워치 울트라 2를 번갈아 착용하고 싶다면 약간 복잡하다. 스마트워치는 오래 찰수록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된다. 건강이나 운동 진행 상황을 추적할 때 데이터가 많아야 유용하기 때문에, 스마트워치를 오래 착용할수록 디지털 옵션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기계식 시계와 스마트워치를 동시에 차고 싶어지기도 한다. 사용 자체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고 배터리가 방전된 것도 한 번뿐이지만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적응이 필요했다. 비행기에 탑승할 때 목적지의 현지 시각에 맞춰 기계식 시계의 시간을 변경하는 게 이전보다 복잡하게 느껴졌다. 비행기 모드로 바꾸고 충전해야 하는 기기가 하나 더 생겼다는 점도 불편했다. 애플 워치는 전용 충전 케이블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개인적으로는 애플 워치를 착용하고 다이빙할 때 즐거웠다. 심장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사실에 안도감도 느꼈다. 다만 종종 시계가 개인을 통제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기계식 시계와는 반대되는 경험이었다. 흥미로운 일도 있었다. 대서양을 횡단하는 비행기 안에 갇혀 있을 때 애플 워치가 ‘일어서서 걸을 시간’이라고 알려줄 때나, 3시간가량 입국 심사 줄에 서 있는데 ‘목표를 달성했다’는 알림을 받았을 때 묘한 기분이었다.

기기와 장비, 특히 카메라나 스마트폰에 돈 쓰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의외로 애플 워치 울트라 2 구매 경험은 새로운 아이폰을 사는 것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합리적인 구매처럼 느껴졌다.

결론적으로, 두 개의 시계를 착용하는 데 거부감이 없는 시계 애호가들은 애플 워치 울트라 2를 즐길 수 있다. 기계식 시계와 스마트워치를 동시에 차는 데 관심이 없다면, 디지털 전환은 꽤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이 기기를 ‘시계’라고 부르는 건 애플 워치 울트라 2에 대한 과소평가다.”


스펙

APPLE WATCH ULTRA 2

애플 워치 울트라 2

  • 제조사

    애플 파크 1번지, 쿠퍼티노, 캘리포니아 95014, 미국

  • 제품번호

    A2986

  • 케이스

    DLC 코팅된 5등급 티타늄, 100m 방수

  • 칩셋

    64비트 듀얼 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된 S9 SiP, 4코어 뉴럴 엔진, 저장 용량 64GB

  • 센서

    전기 심박 센서, 3세대 광학 심박 센서, 손목 온도 감지, 수심 게이지(±1m 정확도), 수온 감지 센서, 나침반, 상시 감지형 고도계, 고중력 가속도계,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 자이로스코프, 주변광 센서, 혈중 산소 센서

  • 디스플레이

    상시 표시형 레티나 LTPO2 OLED 디스플레이, 평평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디스플레이, 최대 밝기 3000니트, 최소 밝기 1니트, 픽셀 밀도 326ppi, 모듈 울트라 또는 길잡이 시계 페이스에서 지원되는 야간 모드

  • 배터리

    일반 사용 시 최대 36시간, 저전력 모드에서 사용 시 최대 72시간, 충전식 리튬 이온 배터리 내장, 급속 충전 가능, 약 1시간에 최대 80% 충전

  • 크기

    49×44mm, 두께 14.4mm, 무게 61.8g

  • 다른 모델

    내추럴 컬러

  • 가격

    114만 9000원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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