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4년 샹르베 에나멜링과 인그레이빙을 통해 이탈리아 지도를 섬세하게 장식한 바쉐론 콘스탄틴 옐로 골드 포켓 워치.
위대한 탄생
1755년, 직물공의 아들이자 뛰어난 시계 장인이었던 장 마크 바쉐론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계 회사를 창립했다. 그의 나이 24세였다. 초창기 바쉐론은 부품을 주로 제작했지만, 1785년 장 마크의 아들 아브라함이 시계 제작을 배우며 복잡 시계를 다루기 시작했다. 그중엔 1790년에 제작된 최초의 컴플리케이션 포켓 워치도 있었다.
1810년 사업을 이어받은 자크 바텔레미 바쉐론은 가족 회사에 새로운 물꼬를 텄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시계를 수출하며 국제적 입지를 다졌고, 차이밍 워치와 캘린더 워치 등 복잡 시계를 확장했다. 하지만 그의 가장 중요한 업적은 프랑소아 콘스탄틴과 손잡은 것이다. 프랑소아가 자크 바텔레미에게 보낸 편지엔 다음과 같은 말이 써있다. “가능한 한 더욱 잘하라. 그것은 언제나 가능하다.” 270년간 바쉐론 콘스탄틴이 워치메이킹을 탐구할 수 있었던 저력, 브랜드의 모토가 된 금언이다. 이후 프랑소아의 성이 브랜드명에 추가됐다.
1839년 조지 어거스트 레쇼가 발명한 팬토그래프.
미학과 기술의 결합
19세기 후반, 바쉐론 콘스탄틴은 워치메이킹의 예술성과 기술을 완벽히 결합시키며 성장한다. 1839년엔 시계 제조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인물이 메종에 합류한다. 브랜드 기술 이사로 채용된 조지 어거스트 레쇼다. 그가 발명한 팬토그래프는 부품을 표준화할수 있는 기계였다. 팬토그래프를 기점으로 기계식 무브먼트의 생산 방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19세기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크로노메트리 경진 대회에서도 꾸준히 우수한 성과를 냈다. 1907년 바쉐론 콘스탄틴 최초의 포켓 크로노미터는 견고함과 정밀성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로얄 크로노미터’를 공식 제품명으로 사용했다. 메종이 제작한 최고급 크로노미터라는 뜻이었다.
1907년 로얄 크로노미터.
바쉐론 콘스탄틴이 20세기 전반에 걸쳐 제작한 시계들은 예술적 디테일과 정교한 기능을 통해 귀족이나 왕족들 사이에서 큰 명성을 얻었다. 이는 훗날 바쉐론 콘스탄틴 메티에 다르 컬렉션과 캐비노티에 컬렉션의 자양분이 된다. 원시 예술에서 영감을 얻은 메티에 다르 레 마스크와 파리 루브르 박물관과 협업한 메티에 다르 트리뷰트 투 그레이트 시빌라이제이션이 좋은 예다. 인하우스 무브먼트 2460 G4는 시, 분, 요일, 날짜를 다이얼 가장자리 창을 통해 표시한다. 메티에 다르를 위한 공간을
기술력으로 확보한 것이다.
1918년 제임스 워드 패커드를 위한 포켓 워치. 크로노그래프, 그랑 소네리 및 프티 소네리, 쿼터 리피터가 포함됐다.
1929년 이집트 국왕 푸아드 1세에게 헌정된 미니트 리피터 포켓 워치.
1932년 코티에 시스템을 최초로 탑재한 월드 타임 포켓 워치.
손목 시계로의 도약
1930년대 도래한 대공황도 바쉐론 콘스탄틴의 도전을 막지 못했다. 지금도 메종을 대표하는 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는 일찍이 1930년 브하 엉 레흐 포켓 워치에서 등장한 바 있다. 1932년에 루이 코티에와 협력해 코티에 시스템을 최초로 월드 타임 시계에 적용한 것도 바쉐론 콘스탄틴이었다. 24시간 타임존을 통해 주요 도시의 시간대를 모두 파악할 수 있는 코티에 시스템은 현재 보편적인 월드 타임 메커니즘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1940년 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와 미니트 리피터를 탑재한 돈 판초(Don Pancho) 모델. ‘돈 판초’라 불린 스페인 사업가 프란시스코 마르티네스 라노를 위해 제작된 유니크 피스.
1940년대와 1950년대는 손목 시계 디자인이 크게 도약한 시기였다. 바쉐론 콘스탄틴에게는 호재였다. 그간 갈고닦은 미학과 기술력은 손목 시계에서도 찬란히 빛나기 시작했다. 오픈워크 모델의 초슬림 무브먼트가 독보적인 결과물이었다. 1950년대 초엔 두께 2.94mm의 칼리버 1001이 공개됐고, 메종 설립 200주년을 맞은 1955년엔 두께 1.64mm 칼리버 1003이 탄생했다. 그 당시 세계에서 가장 얇은 무브먼트였다. 두 칼리버 모두 핸드와인딩 무브먼트로 제네바 홀마크 인증을 획득했으며 수집가들 사이에서 여전히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1960년대에 개발된 칼리버 1120은 오버시즈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 씬 스켈레톤 모델의 베이스로 활용되기도 했다. 칼리버 1120의 두께는 2.45mm에 불과하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1992년에도 두께가 단 3.28mm에 불과한 미니트 리피터 칼리버 1755를 통해 전통을 계승했다. 이 무브먼트는 2006년 캐비노티에 플래티넘 미니트 리피터에서 스켈레톤 버전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1955년 당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칼리버 1003.
1954년 소의 뿔을 닮은 곡선 형태 러그를 뜻하는 콘 드 바슈(Cornes de Vacher) 모델인 Ref. 11056.
현대의 바쉐론 콘스탄틴
바쉐론 콘스탄틴의 역사는 현재진행형이다. 메종은 현대적 감각과 전통을 완벽하게 결합하며, 탁월한 정확성을 구현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출시된 오버시즈 컬렉션과 1950년대 스타일에 집중한 패트리모니 컬렉션 등으로 스포츠 워치와 드레스 워치를 고루 섭렵하는 한편, 메종의 초복잡 시계 제작 역사를 계승하는 마스터피스에서도 나날이 기록을 갱신한다. 상용 시,
태양시, 항성시를 중심으로 23개 기능을 탑재한 캐비노티에 셀레스티아 아스트로노미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3600, 남반구와 북반구가 움직이는 모습을 묘사한 캐비노티에 아밀러리 투르비용 퍼페추얼 캘린더 플라네타리아 시계에서 알 수 있듯, 천문 시계 분야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워치메이킹의 대서사시를 써내려간 시계들은 불가능에 기꺼이 도전한 바쉐론 콘스탄틴의 270년을 증명하고 있다.
2005년 창립 250주년 기념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더블 사이드 손목 시계 투르 드 릴.
2015년 창립 260주년 기념 하모니 울트라 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크로노그래프.
2024년 세계 최초의 차이니즈 퍼페추얼 캘린더를 포함, 63개의 기능을 갖춘 캐비노티에 더 버클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Editor
유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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