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프리베 똑뛰 모노푸셔

이번 표지 모델은 까르띠에 프리베 똑뛰 모노푸셔다.‘까르띠에 프리베(Cartier Privé)’는 가치 있는 과거 모델을 한정판으로 재출시해 일명 ‘수집가 컬렉션’으로 불린다. 까르띠에는 지난 ‘워치스 앤원더스 2024’에서 8번째 까르띠에 프리베 컬렉션의 주인공으로 똑뛰 모노푸셔를 발표했다. 똑뛰 모노푸셔는 알고 보니 진정한 ‘수집가의 시계’다.

내용

 

까르띠에 프리베 똑뛰 모노푸셔 

Ref. CRWHTO0007 

기능 시·분, 스몰 세컨드, 싱글 푸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핸드와인딩 1928 MC, 28,800vph, 44시간 파워 리저브 

케이스 34.8×43.7mm, 두께 10.2mm, 옐로 골드, 30m 방수, 글라스백


© CARTIER © MAUD REMY LONVIS


 손목 시계에서 까르띠에 똑뛰 모노푸셔가 차지하는 지위는 각별하다.

역사가 뒷받침한다. ‘거북’ 모양 케이스는 까르띠에 직계손이 손목 시계 초창기에 빚어낸 역대급 디자인 중 하나다. 똑뛰 모노푸셔는 그디자인을 발판 삼아 까르띠에 첫 번째 크로노그래프로 발전했다. 여건상 한계는 있었다. 당시는 브라이틀링이 독립된 푸시 버튼의 특허를 갖고 있었다. 똑뛰 모노푸셔는 싱글 푸시 크로노그래프 방식을 고수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독특한 케이스의 매력이 유지됐고, 똑뛰 모노푸셔의 가치는 반등했다. 자연히 수집가가 생겨났다. 까르띠에는 똑뛰 모노푸셔를 ‘까르띠에 프리베(Cartier Privé)’라는 이름을 붙인 재조명 프로젝트의 핵심 모델 중 하나로 삼았다.



 

까르띠에 3대손이자 까르띠에 시계 사업을 시작한 루이 까르띠에의 초상화. CARTIER ARCHIVES Ⓒ CARTIER


© CARTIER © VALENTIN ABAD 


전설의 부활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 ‘워치스 앤원더스 2024’박람회에서 까르띠에가 신제품을 발표하자 장내는 흥분으로 가득 찼다. 전설의 명작 똑뛰가 부활했기 때문이었다. 프랑스어로 ‘거북’을 뜻하는 똑뛰는 그 동물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을 닮았다. 까르띠에 3대손이자 까르띠에 시계 사업을 개척한 루이 까르띠에는 1904년 산토스, 1906년 토노,그리고 1912년 똑뛰를 창조했다. 그 디자인은 산토스와 토노의 극적인 타협이었다. 똑뛰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산토스를 부풀린 것 같았고,‘술통’을 뜻하는 토노(Tonneau)를 압축한 것 같았다. 디자인의 절충안은 심미성과 포용성으로 발전했다. 직선 러그와 곡선 베젤은 전례없이 유려한 케이스를 이뤘다. 가로로 넓은 다이얼은 새로운 기능의 요람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렇게 1928년 똑뛰 미니트 리피터와 똑뛰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가 출시됐다. 까르띠에 시계 최초의 컴플리케이션이었다. 까르띠에가 추구하는 ‘디자인과 기술의 이상적인 조화’가 여기서 시작됐다. 

‘모노푸수아(Monopoussoir)’는 ‘모노 푸셔’, 즉 푸시 버튼 하나로 크로노그래프의 스타트, 스톱, 리셋을 제어하는 싱글 푸시 크로노그래프를 뜻한다. 싱글 푸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는 에드문트 예거(Edmund Jaeger)와 까르띠에가 공동 출자한 유러피언 워치 & 클락(European Watch & Clock Co.)에서 전담 제작했다. 에드문트 예거는 1937년자크-데이비트 르쿨트르(Jacques-David Le Coultre) 함께 ‘기술의 예거’라 불리는 예거 르쿨트르를 창립한 바로 그 예거다. 루이 까르띠에는 눈이 밝은 사업가였지만 워치 메이커는 아니었다. 당시 시계 제조업에서는 분업이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각 분야의 전문성도 높았다. 그가 에드문트 예거와 합작 회사를 차린 것도 현명한 선택이었다. 유러피언 워치 & 클락이 만든 싱글 푸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는 똑뛰 모노푸셔라는 불후의 명작을 완성했다. 27×35mm 사이즈는 작고 아담했다. 다이얼에는 3시와 9시 방향에 각각 스몰 세컨드와 30분 카운터가 얌전히 자리 잡았고, 철길 모양의 ‘슈망 드페르(Chemin de Fer)’ 미니트 트랙이 그 둘레를 감았다. 인덱스는 로마 숫자, 핸즈는 브레게 타입이었다. 시계를 구성하는 요소는 풍성했지만 난잡하지 않았다. 똑뛰의 본질인 아름다운 디자인도 한치 흐트러짐이 없었다. 싱글 푸시 크로노그래프 방식 덕분이었다. 


까르띠에 2대손 알프레드 까르띠에와 그 아들들. 왼쪽부터 자크 까르띠에,알프레드 까르띠에, 루이 까르띠에, 피에르 까르띠에. CARTIER ARCHIVES Ⓒ CARTIER


1904년에 탄생한 산토스 워치.

1906년 탄생한 토노 워치.


 1929년 탄생한 똑뛰 모노푸셔. 똑뛰 워치는 1912년 등장했다.


1998년 ‘컬렉션 프리베 까르띠에 파리(CPCP)’로 재탄생한 똑뛰 모노푸셔 화이트 골드 버전 Ref. 2356


똑뛰 로드스터 크로노그래프. 케이스가 더욱 우람해 보인다. 


까르띠에 프리베

까르띠에가 ‘워치스 앤원더스 2024’에서 8번째 까르띠에 프리베로 선보인 똑뛰 컬렉션의 주인공 역시 똑뛰 모노푸셔다. ‘까르띠에 프리베’란, 과거의 중요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후 한정 출시하는 프로젝트로 일명 ‘수집가 컬렉션’이라 불린다. 지금까지 탱크 쉬누아즈(2022년), 탱크 노말(2023년), 똑뛰(2024년) 등 8가지 시계가 까르띠에 프리베로 재탄생했다. 똑뛰 모노푸셔가 부활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전개된 ‘컬렉션 프리베 까르띠에 파리(Collection Privée Cartier Paris)’에도 등장했었다. 줄여서 ‘CPCP’라 불린 이 컬렉션은 과거 모델의 한정 재출시라는 점에서는 ‘까르띠에 프리베’와 비슷하지만 목적이 조금 다르다. 1990년대는 쿼츠 시계가 지배한 1970년~1980년대와 달리 기계식 시계가 재조명받은 시기다. 쿼츠 탱크 워치로 명성을 쌓은 까르띠에도 다시 기계식 시계의 핵심 가치인 디자인과 무브먼트에 집중하고자 했다. CPCP는구체적인 실행안이었다. 까르띠에는 CPCP를 위해 피아제, 예거 르쿨트르 같은 리치몬트 그룹의 무브먼트 제조사는 물론 프레드릭 피게(Frédéric Piguet), 르노 앤파피(Renaud & Papi), THA(Techniques Horlogères Appliquées)등 명망 있는 외부 제작자나 업체와도 긴밀하게 협력했다. 

CPCP 똑뛰 모노푸 셔는 35×45mm 옐로 골드 케이스로 출시했다. 크기가 1928년의 오리지널에 비해 다소 커졌고, 베젤도 풍성하게 부풀렸다. 무브먼트는 045 MC. 지금도 천재적 워치 메이커로 잘 알려진 프랑수아 폴주른(François‐Paul Journe), 바이애니 할터(Vianney Halter), 데니 플라지올레(Denis Flageolet)의 무브먼트 제작사인 THA가 까르띠에를 위해 만든 싱글 푸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다. 045 MC의크로노그래프 구동 방식은 칼럼 휠과 오실레이팅 피니언이었다.오실레이팅 피니언은 양끝에 작은 톱니바퀴인 피니언이 달린 봉형태 부품이다. 평소에는 오실레이팅 피니언 아래의 톱니바퀴(피니언)가 기어 트레인의 4번 휠에 맞물려 계속 회전하다가 크로노그래프를 구동하면 위톱니바퀴(피니언)가 크로노그래프 초침 휠과 맞물린다. 오실레이팅 피니언이 선택된 이유는 당시 많이 사용된 수평 클러치보다 부하가 적고 공간을 덜 차지하며 크로노그래프 초침의 점핑 현상을 없앨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고 얇게 만들어진 045 MC는 세련되고 아름다운 설계를 통해 CPCP 똑뛰 모노푸셔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후 푸른색으로 인덱스를 통일하고 다이얼에 기요셰 장식을 더한 화이트 골드 버전, 38×48mm로사이즈를 더 키운 XL 버전도 나왔다.  

‘컬렉션 프리베 까르띠에 파리’는 2008년 '까르띠에 파인 워치 메이킹(Cartier Fine Watchmaking)'컬렉션에 바통을 넘겼다. 까르띠에 파인 워치 메이킹 컬렉션은 미니트 리피터,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용 등 ‘컴플리케이션’으로 통칭하는 복잡 시계에 집중했다. 2018년부터는 ‘까르띠에 프리베’가 그 유지를 이어받아 고전 시계를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름과 방법은 조금씩 달라도 모두 전설적인 까르띠에 시계를 기념하고 탐험하는 수집가를 위한 컬렉션이다. 


‘워치스 앤원더스 2024’에서 촬영한 까르띠에 프리베 똑뛰 모노푸셔. 플랫 다이얼, 서브 다이얼의 서큘러 패턴, 인덱스 프린트,다이얼 사방의 삼각형 장식 등 디테일이 잘보인다.


까르띠에 프리베 똑뛰 모노푸셔의 두께는 10 .2mm에 불과하다. 까르띠에가 1928 MC 칼리버를 새롭게 제작하며 얇은 두께를 달성했기 때문.


새로운 똑뛰 모노푸셔

화려한 이력 덕분에 2024년의 똑뛰 모노푸셔도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시계의 스타일은 1928년의 오리지널과 1998년의 CPCP 모델 중 무엇을 따를지,무브먼트는 어떤 스펙일지, 가격은 어느 정도일지 궁금증이 폭발했다. 결론을 말하면 똑뛰 모노푸셔는 작고 우아한 싱글 푸시 크로노그래프 시계다. 디자인은 오리지널에 가깝지만, 군데군데 CPCP 모델의 요소를 차용했다. 예를 들어, 34.8×43.7mm 사이즈는 오리지널보다 다소 크지만 CPCP 모델과는 비슷하다. 베젤도 오리지널보다 풍만하지만 CPCP 모델처럼 근육질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이얼은 오리지널의 매끈한 플랫 다이얼에 가깝다. CPCP 모델의 기요셰 장식은 배제했다. 대신 다이얼 3시 방향 30분 카운터와 9시 방향 스몰 세컨드에 레코드판처럼 ‘기요셰’ 패턴을 더하고, 다이얼 사방의 여백에 CPCP 화이트 골드 모델의 삼각형 장식을 채웠다. 각 버전의 팬들을 모두 만족시킬 디테일이다. 

무브먼트는 1928 MC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제작됐다. 칼럼 휠과 수평 클러치 방식을 택한 핸드와인딩 싱글 푸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똑뛰 모노푸셔 신제품 맞춤형 무브먼트라는 점이다. 엄밀히 말해 똑뛰 모노푸셔에만 사용할 수있다. 까르띠에는 비공개 파트너와 협력해 1928 MC의 메인 플레이트를 똑뛰 모노푸셔의 케이스 형태로 만들었다. 똑뛰 모노푸셔는 400개만 생산한 한정판이다. 케이스 두께는 10 .2mm. CPCP 모델보다 얇다. 무브먼트의 주요 부품이 메인 플레이트 모양에 따라 배치됐기 때문이다. 

무브먼트의 마감은 고급품의 전형을 따른다. 모든 부품은 표면에 브러시 가공을 하고, 모서리마다 부드럽게 다듬는 앙글라주 처리를 했다. 브리지는 ‘제네바 스트라이프(Geneva Stripes)‘로 장식했다. 복잡한 파도 모양의 스크래치가 반복적인 평행선을 이루는 마감 기법이다. 다만 전체적인 색상은 실버로 통일했다. 그 현대적인 뉘앙스가 다이얼의 고전미와 대비를 이룬다. 


​까르띠에 프리베 똑뛰 모노푸셔 옐로 골드 버전을 착용한 모습.


시계 뒷면에서는 1928 MC 칼리버를 감상할 수 있다.똑뛰 워치의 실루엣대로 만들어진 무브먼트다. 아름다운 설계와 현대적 마감이 돋보인다.


수집가의 시계

2024년의 까르띠에 프리베 똑뛰 모노푸셔는 옐로 골드 200개와 플래티넘 200개로 선보인다. 옐로 골드 모델은 4만9 100스위스프랑, 플래티넘 모델은 5만7000스위스프랑이다. 높은 몸값은 똑뛰 모노푸셔의 이력을 살펴보면 이해가 간다. 1928년에 탄생한 첫번째 똑뛰 모노푸셔의 생산량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등 경매에 등장한 모델도 10개 남짓이다. 최근 낙찰 기록은 2017년 크리스티 경매, 2021년 필립스 경매다. 각각 6만2500스위스프랑(약 9700만원), 18만9000스위스프랑(약 2억9000만원)에 낙찰됐다. 오리지널의 가치를 엿볼 수있는 대목이다.

1998년 등장한 CPCP 똑뛰 모노푸셔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글로벌 중고 시계 판매 사이트 ‘크로노24(Chrono24)’에 의하면, 작년 평균 시세는 2000만원대였지만 올해 초 9000만원으로 치솟았다. 지금은 7000만원대로 유지 중이다. 신제품 등장의 여파로 보인다. 까르띠에 프리베 똑뛰 모노푸셔는 400개 한정판이라 구매가 쉽지 않다. VIP 대상으로 우선 판매될 가능성도 있다. 상황이 이러니 CPCP 모델의 시세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여러모로 노련한 수집가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올해의 또 다른 주인공

CARTIER SANTOS 2024


지난 4월에 열린 ‘워치스 앤원더스 2024’에선 까르띠에 프리베 똑뛰 컬렉션에 이어 산토스 드까르띠에와 산토스 뒤몽의 신제품들도 주목받았다. 듀얼 타임 기능이 장착된 산토스 드까르띠에 컬렉션과 시간을 반전시킨 산토스 뒤몽 리와인드 모델이다.

산토스 드 까르띠에 듀얼 타임

Ref.CRWSSA0076

기능 시·분·초, 날짜, 듀얼 타임, 낮밤 인디케이터 

무브먼트 셀프와인딩, 28,800vph, 48시간 파워 리저브 

케이스 40.2×47.5mm, 두께 10 .1mm, 스테인리스 스틸, 100m 방수, 솔리드백


산토스와 산토스 시계

1904년에 탄생한 산토스 시계는 까르띠에의 첫번째 시계이자, 역사상 최초의 손목 시계였다. 

루이 까르띠에의 친구 중엔 알베르트 산토스-뒤몽이라는 열정적인 비행사가 있었다. 루이 까르띠에가 시계 사업의 선구자라면 산토스-뒤몽은 비행의 선각자였다. 당시 남성 시계는 회중 시계를 의미했다. 산토스-뒤몽은 비행 중 주머니에서 회중 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꼈다. 어떤 이들은 회중 시계에 와이어를 달고 거기에 스트랩을 고정해 손목에 감기도 했지만, 너무 크고 불편했다. 루이 까르띠에는 친구를 위해 손목에 찰 수 있는 시계를 고안해냈다.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시계답게 케이스가 사각형이었다. 케이스에서 뻗어나온 러그엔 안정감이 있었다. 베젤은 8개리벳으로 튼튼하게 고정됐다. 산토스-뒤몽은 만족했고 루이 까르띠에는 자신감을 얻었다. 산토스 시계는 1911년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큰 성공을 거뒀다.


산토스 드 까르띠에

1970년대는 격동의 시대였다. 세계대전에서 벗어나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여유가 생긴 사람들은 스포츠와 레저 등 취미 활동을 즐기게 됐다. 시계 업계도 변화의 한가운데 있었다. 일본에서 시작된 쿼츠가 시계 산업을 지배했고 소비자들도 점점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시계를 요구했다. 기존 브랜드엔 두가지 선택지가 있었다.혁신하거나,도태되거나. 혁신은 브레이슬릿을 장착한 스포티 시계라는 새로운 장르로 나타났다. 까르띠에도 혁신을 택했다. 1978년산토스 드까르띠에가 골드 & 스틸 브레이슬릿과 함께 다시 등장했다. 그땐 이런 바이컬러 조합이 드물었다. 트렌드를 선도한 산토스 드 까르띠에는 1980년대 큰인기를 끌었다. 1987년엔 기존보다 볼륨감을 강조한 산토스 갈베 워치로 발전했다.


산토스 뒤몽 리와인드

Ref.CRWGSA0089 

기능 시·분 

무브먼트 핸드와인딩 230 MC, 21,600vph, 40시간 파워 리저브 

케이스 31.4×43.5mm,두께 7.3mm, 플래티넘, 30m 방수,솔리드백


산토스 드 까르띠에와 산토스 뒤몽의 현재

2004년 까르띠에는 산토스 시계 탄생 100주년을 맞아 산토스뒤몽 컬렉션과 산토스 100 시계를 론칭했다. 산토스 뒤몽 시계는 오리지널의 베젤을 없애 드레스 워치에 가까워졌다. 산토스 100 시계는 그때까지 나온 산토스 시계 중 가장 크고 강렬했다. 2018년 산토스 드 까르띠에 컬렉션이 재탄생을 알렸다. 자동차로 치면 세대교체급 ‘풀체인지’였다. 새로운 산토스 드 까르띠에는 1978년의 전통에 따라 바이컬러 모델을 앞세웠지만 혁신은 2018년 버전이었다. 진화된 디자인, 향상된 착용감, 사용자 친화적 기술을 토대로 자신만의 영역을 세웠다. 이제 다이얼 컬러와 기능을 변주하며 컬렉션을 확장하는 중이다. 산토스 뒤몽 컬렉션은 2019년 부활한다. 오리지널 베젤이 되살아났고, 카보숑 컷사파이어 크라운도 ‘비즈드(beaded)’스타일로 회귀했다. 초기 비행과 함께한 역사를 환기하려는 목적이다. 베젤의 리벳만 스크루로 바뀌었다.  


두 개의 시간, 그리고 반전된 시간 

까르띠에는 올해 ‘워치스 앤원더스’의 테마를 ‘시간의 마법사’로 정했다. 인류의 오랜 소망은 시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것이다. 까르띠에는 시계로나마 그 꿈을 이뤘다. 까르띠에 프리베 똑뛰 컬렉션을 통해서는 과거를 현재에 되살렸고, 산토스 드 까르띠에엔 두 개의 타임 존이 구현됐으며, 산토스 뒤몽 리와인드 워치에선 다이얼을 거울에 비춘 것처럼 반전 메커니즘이 적용됐다. 

두 개의 타임 존은 듀얼 타임(dual time)을 뜻한다. 메인 다이얼에서 기본 시간대를 표시하고, 서브 다이얼에서 두 번째 시간대를 표시한다. 단순히 핸즈만 추가하면 두번째 시간대가 낮인지 밤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듀얼 타임엔 낮밤 인디케이터가 필수다. 부가 기능이 많아지면 배치가 중요하다. 산토스 드 까르띠에 같은 사각형 시계에서는 더 까다롭다. 까르띠에의 대처는 훌륭했다. 다이얼 6시 방향에 듀얼 타임용 서브 다이얼을 마련했다. 그 자리를 위해 사각형의 ‘레일 로드(rail road)’미니트 트랙은 아치형 호를 그린다. 서브 다이얼에는 기요셰 세공이 더해졌다. 방사형으로 브러싱한 선레이 마감(sunray-brushed)의 앤트러사이트 컬러 다이얼과 대비된다. 서브 다이얼의 12시 방향 작은 원형 창이 낮밤 인디케이터다. 낮엔 흰색,밤엔 검은색으로 바뀐다. 

산토스 뒤몽 리와인드에선 시간이 거꾸로 간다.정확히 말하면 시·분침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시간을 표시한다. 다이얼 인덱스 순서도 반대로 정렬됐다. 발상의 전환을 위해 무브먼트도 변화가 필요했다. 까르띠에는 산토스 뒤몽 핸드와인딩 모델의 430 MC를 230 MC 칼리버로 수정했다.  

작동 원리가 바뀌진 않았지만 역회전을 위해선 치밀한 재설계가 필요했다. 기어링(gearing)을 반대로 설정하면 기어 배치나 기어비 또는 에너지 전달 효율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얼은 붉은색을 띠는 스톤의 일종인 커넬리언 소재다. 산토스 뒤몽 리와인드 다이얼에선 빛을 비추는 각도에 따라 색의 깊이감이나 명암이 달라지기도 한다.케이스 뒷면도 반전 테마를 강조한다. 산토스-뒤몽의 서명과 그 그림자까지 각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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