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세이코

세이코가 2020년 킹 세이코를 부활시킨 데 이어 최근 두 번째 모델인 KS1969를 출시했다. 세이코의 미래를 책임질 킹 세이코의 화려한 부활을 살펴봤다.

내용

 

KS1969는 재출시된 킹 세이코의 두 번째 라인이다. 헤리티지를 담은 디자인에 현대적인 우아함과 약간의 화려함을 더했다.


우리는 킹 세이코의 재도약을 목도하는 중이다. 킹 세이코는 시계 애호가들에게 과거의 영광은 물론 그랜드 세이코와의 치열한 경쟁을 떠오르게 하는 이름이다. 세이코 경영진은 킹 세이코를 두고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추후 이 컬렉션이 어떻게 발전할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킹 세이코는 이름만으로도 세이코의 높은 열망을 보여준다.

오리지널 킹 세이코는 1961년 출시됐다. 세이코가 1961년을 선택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보다 정확히 80년 전인 1881, 핫토리 긴타로는 도쿄 긴자에서 핫토리 시계점을 열었다. 일반 판매와 수리를 위한 가게로 시작한 핫토리 시계점은 훗날 우리가 알고 있는 세이코 그룹으로 발전한다. 킹 세이코 등장 1년 전인 1960년은 그랜드 세이코가 세상에 나온 해이기도 하다. 그랜드 세이코는 세이코에서 최고 수준의 시계를 생산하고, 더 높은 기준을 개발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킹 세이코도 비슷한 목표를 세웠다.


정상을 향한 경쟁

킹 세이코와 그랜드 세이코의 내부 경쟁을 이해하려면 세이코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운영했던 두 매뉴팩처 사이의 관계를 먼저 알아야 한다. 1937, 세이코는 도쿄 가메이도에 다이니 세이코샤(第二精工, Daini Seikosha)를 지었다. 다만 위치상 전쟁 중 위험하다고 판단해 일부 제품을 도쿄에서 서쪽으로 약 180km 떨어진 나가노현(長野県, Nagano-ken) 스와시(諏訪市, Suwa-shi)에서 생산했다. 바로 다이니 세이코샤 스와 플랜트다. 다이니 세이코샤는 실제 전쟁으로 파괴됐고, 몇 년 동안 전체 생산을 스와 플랜트에서 맡기도 했다. 전쟁이 끝나고 1949년 다이니 세이코샤가 재건됐지만 스와 플랜트에서도 여전히 생산이 이뤄졌다.

1953, 핫토리 긴타로의 아들 핫토리 겐조는 두 매뉴팩처를 서로 다른 경영진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이는 곧 경쟁과 협력을 특징으로 하는 흥미로운 관계로 이어졌다. 두 매뉴팩처는 지속적인 정확도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 서로를 독려했다. 1950년대 말 다이니 세이코샤 스와 플랜트는 독립적인 운영과 발전을 위해 스와 세이코샤(諏訪精工, Suwa Seikosha)라는 이름으로 재편됐다. 그리고 제품 매니저인 렌 다나카에게 스위스 품질의 크로노미터 무브먼트를 제작하자고 제안하며 그랜드 세이코의 초석을 마련했다.

1960년에 등장한 첫 번째 그랜드 세이코는 그 유명한 칼리버 3180을 장착한 시계였다. 일본 최초로 COSC 기준을 충족한 무브먼트다. 이 개발에 자극을 받은 다이니 세이코샤는 다나카에게 최고 품질의 크로노미터 무브먼트를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탄생한 시계가 바로 킹 세이코다. 그랜드 세이코와 킹 세이코를 둘러싸고 스와 세이코샤와 다이니 세이코샤 사이에서 생산적인 경쟁이 이어졌다. 아직 두 브랜드가 엄격하게 구분돼 있었던 건 아니다. 이를테면 그랜드 세이코는 1965년 다이니 세이코샤에서 제작된 칼리버 4402를 개선해 2년 후 44GS라는 이름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몇 년 동안 킹 세이코는 고급 세이코 시계의 상징이었다. 그랜드 세이코는 아직 독립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킹 세이코보다 고가의 시계로 자리매김했다.

1960년대 후반, 세이코가 쿼츠 기술에 본격적으로 집중하기 시작하며 다이니 세이코샤와 스와 세이코샤 간의 내부 경쟁은 서서히 끝나기 시작했다. 세이코가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면서도 저렴한 쿼츠 시계로 세계를 정복하고 그랜드 세이코가 최고의 품질을 위해 노력하는 동안, 킹 세이코는 잊혀졌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백에는 킹 세이코 로고가 장식돼 있다.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무브먼트에는 매력적인 장식이 더해졌다.


킹 세이코 KS1969의 오리지널 모델인 킹 세이코 45KCM 하이비트. 1969년 출시. 


스펙


SEIKO KING SEIKO KS1969

세이코 킹 세이코 KS1969


제조사 세이코 워치 그룹, 일본 도쿄 소재

제품 번호 SJE109J1

기능, , , 날짜, 스톱 세컨드 기능 있음

케이스 고광택 스테인리스 스틸, 인그레이빙 처리된 케이스백, 반사 방지 코팅을 갖춘 플랫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스크루 다운, 최대 자기장 보호 4800 A/m( 600가우스)

다이얼 컬러 실버

크기 지름: 39.4mm 두께: 9.9mm 러그 투 러그: 43.6mm 무게: 129g

무브먼트 세이코 셀프와인딩 칼리버 6L35, 28,800vph, A/h=4Hz, 45시간 파워 리저브

스트랩과 버클 스테인리스 스틸

작동 안정성 테스트(오차 초/24시간)

포지션 간 최대 편차 7

평균 오차 +6

손목 위 오차 +7

한정 판매 700개 한정 판매

가격 510만원

 

장점

+ 돋보이는 레트로한 디자인

+ 얇은 두께

+ 높은 정밀도

+ 편안한 착용감


​단점 


- 어두운 곳에서는 가독성이 낮음

- 낮은 파워 리저브

- 퀵 체인지 시스템이 없음


 

킹 세이코 신제품은 두께가 얇고 옆면이 매끈해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점퍼나 셔츠 아래로 쉽게 들어가며 착용감도 우수하다.


시선을 사로잡는 인덱스

절제된 다이얼은 유기적인 케이스와 극명하게 대조된다. 첫 눈에는 평범해 보일지 모르나 자세히 살펴보면 수많은 매력이 숨어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무광 실버 다이얼 위에 올라간 인덱스와 핸즈는 고광택으로 연마됐고 모서리는 각지게 처리됐다. 특히 핸즈는 광택 덕분에 반사각에 따라 색다른 느낌을 준다. 세이코는 디자인의 우아함과 명료함을 살리기 위해 발광 도료를 사용하지 않았다. 고풍스러운 세이코 로고와 둥글게 처리된 날짜창도 광택 있게 마감돼 무광 다이얼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12시 인덱스다. 두 개의 바톤 윗면을 안쪽을 향하게 사선으로 비스듬히 깎았다. 마치 아래쪽을 가리키는 화살촉처럼 보이기도, 화살 끝 깃털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조금 다른 모양이기는 하지만 전작인 KSK 역시 12시 인덱스가 독특한 모양을 갖추고 있었다. 현재 킹 세이코에서 일관된 스타일로 자리잡은 인덱스 디자인은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1969년 등장했던 모델에는 이런 디테일이 없었다. 단순히 두 개의 바톤이 12시 방향에 올라 있어 다른 시계들과 디자인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신제품 인덱스는 과거보다 짧아졌고, 바톤 인덱스 사이에는 4개의 미니트 마커가 놓여 있다.


세이코의 셀프와인딩 칼리버 6L35는 비교적 얇은 편이다. 매력적으로 장식돼 시계에 우아함을 더한다.


얇고 정교한 무브먼트

KS1969를 살펴보면 세이코 개발자와 엔지니어들이 처음부터 전체 두께를 10mm 이하로 유지하는 걸 목표로 했음을 알 수 있다. 무브먼트 덕분에 시계 두께는 총 9.9mm에 불과하다. 2018년에 도입된 셀프와인딩 칼리버 6L35는 두께 3.7mm로 프레사지 및 Prospex 컬렉션에 주로 사용되는 6R35에 비해 약 1.3mm 더 얇다. 지름은 약 27mm ETA 2892와 비슷하다.

6L35 6R35에 비해 정교하다. 시간당 21,600vph가 아닌 28,800vph로 진동하며 스크루를 통해 미세 조정이 가능한 에타크론 레귤레이터 시스템도 장착했다. 1969년 선보인 하이비트 모델처럼 진동수가 36,000vph에 달하지는 않지만, 6R35보다는 높은 진동수로 더 적은 오차를 보인다. 세이코는 6L35에 대해 일평균 -10초에서 +15초의 오차를 보장한다. 6R35 -15초에서 +25초 오차를 보였던 것에 비해 확실히 향상된 수치다.

측정 장비 전문 업체인 위치(Witschi)사의 크로노스코프 X1에서 킹 세이코는 훨씬 더 좋은 성능을 보였다. 6개 포지션 모두에서 측정한 결과, 시계는 하루 평균 +3.3(크라운 아래)에서 +10.0(다이얼 아래)의 오차를 보였다. 일평균 오차는 크로노스코프 X1에서는 +6, 손목에서는 +7초였다. 포지션별 개별 편차도 7초 미만으로 그리 높지 않았다.

케이스백은 세이코 로고로 장식됐다. 그 안에 놓인 브리지는 스트라이프 마감으로 장식됐고, 로터는 볼 베어링을 갖췄다. 6L35의 파워 리저브는 45시간으로 70시간 파워 리저브를 제공하는 6R35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대신 양방향 와인딩 시스템을 갖춰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날짜창은 11 30분쯤 움직이기 시작해 자정을 조금 넘기면 변경된다. 스톱 세컨드와 빠른 날짜 조정 기능도 갖췄다.

얕게 솟아오른 박스형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도 시계의 얇은 두께에 기여한다. 슬림하고 매끄러운 케이스 덕분에 킹 세이코는 셔츠 소매 안쪽으로 자연스레 들어가며, 착용감도 편안하다. 무광택과 광택 링크가 번갈아가며 엮여있는 브레이슬릿 역시 손목에 부드럽게 감긴다. 레트로한 디자인과 잘 어우러지는 정교한 브레이슬릿은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클래스프는 두 개의 버튼을 사용해 쉽게 열리고 안전하게 잠긴다.

브레이슬릿 퀵 체인지 시스템 등은 갖추지 않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KS1969는 스포츠 워치가 아닌 드레스 워치고, 브레이슬릿은 시계와 잘 어울려 대부분의 고객이 교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실생활에서 유일한 단점이라면 케이스 옆면에 지문이 쉽게 묻는다는 점이다. 시계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미러 폴리싱 마감 때문으로, 작은 천으로 쉽게 닦아낼 수 있다.


테스트 결과

SEIKO 킹 세이코 KS1969


스트랩과 버클(최대 10) 8

13열 브레이슬릿은 시계에 빈티지한 분위기를 더하면서도 손목에 잘 맞는다. 퀵 체인지 시스템은 갖추지 않았다.

케이스(10) 8

유기적인 라인이 돋보이는 케이스는 견고하면서도 가볍다. 광택이 나는 표면이 넓어 지문이 잘 묻는다.

다이얼과 핸즈(10) 9

단순하지만 평범하지 않다. 핸즈와 인덱스는 고품질 폴리싱 처리됐으며 12시 방향 더블 인덱스는 킹 세이코만의 특징이다.

디자인(15) 13

화려함과 우아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역사적인 디자인을 100% 인용하지 않고 1960년대 후반 분위기를 표현했다.  

가독성(5) 4

비슷한 색상임에도 불구하고 광택 처리된 핸즈가 무광 다이얼과 대비돼 돋보인다. 발광 소재를 적용하지 않아 어두운 곳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조작성(5) 5

스크루 다운 방식이 아닌 크라운과 두 개의 푸셔가 있는 버클은 사용하기 쉽다.

착용감(5) 5

얇으면서도 날카로운 모서리가 없는 디자인으로 팔에 꼭 맞고 소매 아래로 쉽게 들어간다. 브레이슬릿의 착용감도 편안하다.

무브먼트(20) 14

얇은 무브먼트에 매력적인 장식이 더해졌다. 신뢰할 수 있으며 간단한 미세 조정 기능과 평균적인 수준의 파워 리저브를 갖췄다.

작동 안정성 결과(10) 8

각 위치의 개별값은 일평균 +3초에서 +10초 사이의 편차를 보였다. 세이코에서 설명한 -10초에서 +15초 사이의 범위 내에 있을 뿐 아니라 우수한 수준이다.

가격 만족도(10) 8

세이코는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브랜드다. 헤리티지를 담은 이 세련된 시계는 재판매 가치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세이코 워치치고는 높은 편이지만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

크로노스 평가 82 (100)


대안 모델

라도 다이아스타

1969년 헤리티지 모델을 기반으로 한 반 타원형 베젤을 갖춘 클래식한 시계. 지름은 38mm,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갖췄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는 반사 방지 코팅 처리됐다. ETA C07을 기반으로 한 셀프와인딩 칼리버 R764 80시간 파워 리저브를 제공한다. 100m 방수. 20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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