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메종 청담

내용

까르띠에 메종 청담

CARTIER MAISON CHEONGDAM


까르띠에 메종 청담을 대표하는 아트 월.



5층의 라 레지당스.


취재를 위해 까르띠에 메종 청담에 방문한 시간은 해가 살짝 넘어간 오후였다.

살짝 이지러진 햇빛은 건물 내외부를 까르띠에 특유의 골드 컬러로 가득 채웠다. 4층과 5층을 하나로 연결한 ‘라 레지당스’에는 건물 외부 ‘루버(Louver, 블라인드 형식의 벽)’ 파사드의 타공 장식 그림자가 수놓였다. 자세히 보니 까르띠에의 머리글자 ‘C’ 두 개를 겹친 ‘더블 C’ 로고들이었다.


한국에 있는 까르띠에의 집 


“한국적인 자연과 산수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메종 청담의 투어를 맡은 까르띠에 관계자의 설명이다. 프랑스의 럭셔리 공간이 ‘한국의 미’에서 태어났다는 건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까르띠에 메종 청담은 2008년 아시아 최초의 까르띠에 메종으로 문을 열었다. 2022년에는 대규모 리뉴얼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까르띠에 청담 메종 리뉴얼을 담당한 모이나르 베타유(Moinard Betaille)는 20년 넘게 까르띠에 메종과 인연을 맺은 세계적인 건축 듀오다. 브루노 모이나르와 클레르 베타유는 한국과 프랑스의 만남을 까르띠에 메종 청담에 구현하고자 했다. 인테리어의 기본 기조는 프랑스의 것이지만 세부는 한국적인 요소로 표현됐다. 섬세한 수공예가 아교처럼 그 둘을 감쪽같이 이었다. 린넨을 비대칭으로 늘어뜨린 창문, 모서리를 모두 곡면으로 처리한 계단, 동양 자수를 놓은 페인팅, 자개 모자이크나 압화 레진으로 완성한 윈도 콘솔 등 공간을 대하자 비로소 모든 것의 아귀가 맞아 떨어졌다.


1층은 까르띠에의 다양한 컬렉션 중에서도 팬더, 클래쉬 드 까르띠에, 베누아 등 아이코닉 제품들로 구성됐다. 까르띠에 주력 제품이나 인기 모델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다. 탁 트인 개방감을 위해 까르띠에는 건물 외부 1층까지 내려오던 파사드의 문살을 한층 위로 들어 올리는 결단을 내렸다. 그 결과, 층고 높은 공간엔 자연광이 듬뿍 들어와 따뜻한 환대의 분위기로 채워졌다. 정면에는 경복궁 향원정에서 쉬고 있는 팬더를 석고 부조로 표현한 아트 월이 자리했다. 팬더는 까르띠에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20세기 주얼리 디자인을 풍미한 까르띠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쟌느 투상(Jeanne Toussaint)이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조 자체가 한국과 까르띠에의 만남을 의미한다. 골드 컬러의 벽은 버드나무 잎을 묘사하기 위해 그라타주 기법처럼 일일이 손으로 긁어냈고, 모자이크 벽도 타일이나 자개를 손으로 하나씩 펴서 두드려 붙였다. 플라워 모티프의 화려한 샹들리에도 핸드 블로운으로 만들어냈다고 한다. 


2층은 웨딩 컬렉션과 남성 컬렉션을 위한 공간으로 나뉜다. 서로 다른 두 개의 공간을 위해 소재나 색상도 대조적으로 구성했다. 웨딩 컬렉션이 있는 곳은 화사하고 편안한 분위기다. 쇼케이스 너머엔 보태니컬 모티프를 골드로 조각해 붙인 대리석 아트 월을 뒀다. 남성 컬렉션 코너에선 팬더의 실루엣을 대담한 컬러와 셰이프로 표현한 추상적인 아트 월이 시선을 압도한다. 언뜻 보기엔 패브릭 같은 질감인데, 1층의 아트 월과 마찬가지로 석고 부조라는 사실이 놀랍다. 까르띠에 남성 컬렉션의 역동성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3층은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만의 전용 공간이다. VIP가 주로 방문하는 곳 답게 공간 설계도 섬세했다. 커다란 실내 라운지 외에 계절별로 테마가 바뀌는 테라스 공간이 마련됐고, 별도 동선으로 바로 3층과 이어지는 엘리베이터도 있어 프라이빗함을 더한다. 하이 주얼리 전시 공간에선 산수의 풍경이 펼쳐졌다. 하이 주얼리를 탄생시킨 자연에서 모티프를 가져왔다고 한다. 부드러운 곡선 레이어를 여러 겹 겹친 천장에는 덩굴 꽃 모티프의 샹들리에를 달았고, 윈도 콘솔은 잎사귀 모양을 모자이크로 표현했다. 이 층에는 다이얼에 특수하게 세팅한 다이아몬드가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는 발롱 블루 드까르띠에 바이브레이팅 다이아몬드 세팅 워치, 녹옥수와 커넬리언 등을 장식해 선인장을 통째로 손목에 올린 듯한 칵투스 드까르띠에 브레이슬릿 등 주로 볼륨이 큰 하이 주얼리가 전시되고 있었다.


까르띠에 메종 청담의 하이라이트는 4층과 5층을 하나로 연결한 ‘라 레지당스(La Résidence)’다. 각종 모임이나 이벤트를 열 수 있는 공간으로, 높은 층고와 개방감이 본능적인 경외심을 자극한다. 천장의 특수 레일에서 늘어뜨린 커튼은 자연스럽게 공간의 집중도를 더하고 라 레지당스의 신비감을 배가한다. 까르띠에는 이곳에서 한국예술영재교육원 마스터 클래스를 개최하고 여성 창업가를 지원하기 위한 세션을 마련하는 등 사회 환원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 까르띠에 메종 청담에 깃든 장인 정신은 물적인 영역을 넘어 정신적인 영역까지 이르고 있다.


 2층라운지. 까르띠에 메종 라운지엔 동일한 디자인이 없다.



프라이빗한 교류가 가능한 룸. 벽장에는 한국화를 프랑스 스타일과 결합한 페인팅 장식을 마련했다.



까르띠에 메종 청담 외관. 1, 2층의 개방감을 위해 파사드의 높이를 조절했다.


까르띠에 메종 청담

주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435 

문의 1877-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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