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7일, 방탄소년단 진이 2024 파리 하계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섰다.
그의 손목에선 프랑스 리비에라에서 탄생한 고급 주얼리 브랜드 프레드의 포스텐 브레이슬릿이 빛났다. 파리 올림픽을 기념하는 #gobeyond 스페셜 에디션이다. 프레드 관계자에 따르면 진이 착용한 스페셜 에디션의 구매 문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완판 행렬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진은 지난 7월부터 프레드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다. 진의 합류를 알리는 공식 사진에 등장한 프레드 주얼리는 발표 2시간 만에 공식 홈페이지에서 품절되기도 했다. 남성 주얼리의 비중이 높은 프레드에 최근 여성 고객의 비율도 올렸다.남성 고객이 선물하거나 소개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프레드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성의 관심은 시계에 쏠리고 있다. 시계 트렌드 역시 성별을 가리지 않고 찰수있는 디자인과 사이즈로 재편되는 추세다. 역사와 전통을 따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사회 생활을 하는 여성, ‘알파걸’이라 불리는 엘리트 집단 여성이 증가한 것과도 관련 있다.
다른 하이 주얼리 브랜드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까르띠에는 작년에 이미 방탄소년단 뷔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영입했다. 뷔가 착용한 팬더 드까르띠에 목걸이는 품절됐다. 불가리는 2021년 남성 전용관을 만들어 남성용 주얼리 셀렉션으로 구성했다. 주얼리에 대한 남성의 관심은 2019년부터 높아지기 시작했고,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폭발했다는 게 브랜드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요 연령층은 20~30대. 럭셔리 패션에 관심이 많은 그들은 ‘로고 플레이’가 시들해지고 가방 등이 흔해지자 접근하기 어려운 주얼리에 관심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까르띠에, 반클리프 아펠이 소속된 리치몬트 그룹의 2024년 회계연도 1분기(4~6월) 결산 보고서도 주얼리만 유일하게 2% 성장을 기록했다. 불가리, 까르띠에, 샤넬 등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는 앞다퉈 관련 제품 홍보에 나섰다. 온오프라인에서 주얼리를 착용한 남성 모델의 화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바야흐로 남성 주얼리 시대가 열린 셈이다.
반면 여성의 관심은 시계에 쏠리고 있다. 블랑팡은 작년 여성 전용 기계식 시계 컬렉션인 레이디버드 컬러즈를 새롭게 선보였다. 바쉐론 콘스탄틴과 에르메스는 올해 여성 시계 신제품을 발표했으며, 광고 비주얼도 해당 모델에 집중됐다. 브레게는 여성용 마린 컬렉션에 브레이슬릿 모델을 추가했다. 하이엔드 메커니즘을 즐길 줄 아는 여성이 매일 착용해도 부담스럽지 않은 캐주얼 워치를 지향한다. 시계 트렌드 역시 성별을 가리지 않고 찰 수 있는 디자인과 사이즈로 재편되는 추세다. 파텍 필립, 블랑팡 등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이옥수 세일즈 매니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시계에 관심을 보이는 여성이 부쩍 늘었다.한국 남성 시계 시장은 어느 정도 성숙했지만 여성 시계 시장은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성 시계 시장이 성장하면서 수요 계층도 다양해지고 있다. 스와치그룹에 속한 론진의 경우 2022년 수지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한 후, 주고객층이 40~50대에서 30~40대로 확대됐다. 새로운 론진 마케팅 바이스 프레지던트로 부임한 베르나르도 트리볼레(Bernardo Tribolet)는 “론진에선 남성 시계와 여성 시계 판매 비율을 50:50으로 유지해야 한다” 며 “한국 시장에서도 그 비율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론진이 최근 선보인 콘퀘스트 34mm도 미니멀한 크기와 산뜻한 컬러감을 내세웠다. 남녀노소 지위고하 가리지 않고 사용할 수있는 데일리 워치를 지향한다지만 여성에게 잘 어울리는 사양임은 부인할 수없다.
역사와 전통을 따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옥수 매니저는 “블랑팡은 1950년대부터 여성 시계를 기계식으로 제작했다. 한 번도 쿼츠 시계를 만든 적이 없다”며, “그 사실을 알고 부티크를 방문하거나 기계식 시계끼리 스펙을 비교하는 여성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사회 생활을 하는 여성, ‘알파걸’이라 불리는 엘리트 집단 여성이 증가한 것과도 관련 있다. 예전에는 액세서리에 치중했다면, 지금은 시계가 여성들의 ‘워너비 아이템’이 됐다. 남녀 차이가 더이상 의미 없는 시대다.
Editor
유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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